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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잘 하고 와, 이따 봐”…올해도 ‘응원전’ 없이 차분한 시험장 앞

 

“잘 하고 와. 이따 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7일 오전 7시 8분 성남 돌마고 교문 앞. 어머니는 수험생 딸을 껴안으며 말했다.

 

자녀를 들여보낸 뒤 어머니 이모 씨(60대)는 기자에게 “재수한 딸이 며칠 전부터 아파서 걱정된다. 오늘 아침도 못 먹었다”며 “그냥 시험만 무사히 마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도 내 각 고사장 앞 풍경은 지난 두 해와 마찬가지로 차분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이후 선배들을 응원하는 각 고교 후배들의 풍경은 보기 어려워졌다.

 

 

시끌벅적하게 큰소리 내며 응원하는 후배들은 사라졌지만, 여전한 것은 자신의 자녀가 시험을 잘 치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교문 앞에 서서 시험장에 들어가는 자녀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이었다.

 

자녀가 시야에서 사라져도 부모는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렀다. 더러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큰 시험을 앞둔 탓일까. 도시락이나 시계 등 준비물을 놓고 와 부모를 애태우게 하는 일도 벌어졌다.

 

수원 영복여고 앞에서는 한 어머니가 헐레벌떡 달려와 교문 안으로 들어가려다 경찰과 학교 경비원에게 제지를 당했다. 수험생인 자녀가 도시락을 놓고 간 것이다.

 

경비가 “(수험생이) 직접 내려오라고 해야 한다”고 말하자, 어머니는 “애가 연락이 안 돼요. 핸드폰이 없어요”라며 안절부절했다.

 

그러자 경찰이 “저희가 갖다 드릴게요. 몇 반이에요”라고 물었고, 경찰에게 도시락을 건넨 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수험생 자녀를 배웅한 뒤 돌아서는 길에 ‘시계를 놓고 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학부모는 교문 앞 서 있는 교사에게 “아이가 시계를 놓고 왔다는데, 제가 가져올 테니 전달 좀 해주세요. 어떻게 안 될까요”라며 부탁했다. 학부모는 20여 분도 채 안돼 시계를 가져왔고, 학생이 직접 내려와 시계를 받아 갔다.

 

이밖에 신분증을 놓고 와 수험장에서 교문 앞으로 뛰어나온 학생도 있었다. 경찰이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묻자 “제가 신분증을 놓고 와서 지금 아버지가 갖고 오고 계세요”라고 했다.

 

 

입실 완료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이 넘어서자 각 학교는 정문을 폐쇄했고, 학교 앞에 대기하던 경찰과 모범운전자들은 철수했다. 문이 굳게 닫힌 뒤에 오는 수험생도 있었다.

 

경비원은 “수험생? 왜 이렇게 늦었어. 얼른 올라가”라며 문을 열어줬고, 학생은 황급히 뛰어 올라갔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올해도 방역이 철저하게 이뤄졌다.

 

예년처럼 발열체크를 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수험생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으며 학교 건물 1층 로비에서 방역 요원의 안내에 따라 손 소독을 한 뒤 입실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방역요원은 일반 시험장에 4명 씩, 별도 시험장에 2명 씩 총 1376명 배치됐다.

 

한편 이날 경기도에서는 수험생 14만 6623명이 응시한다. 재학생 9만 5374명, 졸업생 4만 6148명, 검정고시 지원자 5101명이다. 고사장은 총 357곳으로, 일반시험장 331곳 별도시험장 26곳 병원시험장 2곳이다.

 

[ 경기신문 = 강현수·박진석·정해림 기자, 이설아·정준혁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