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전만 해도 한 포기에 소매가가 1만 원을 넘어 '금배추'로 불렸던 배추가 최근 출하량 증가로 3000원대로 급락했다. 무 가격도 30% 이상 떨어졌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20포기 기준 김장 비용은 21만 5037원으로 전주(22만 1389원) 대비 2.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1월 중순과 비교하면 12.2%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주요 김장 재료 14개 품목에 대해 전국 전통시장 17곳과 대형 유통업체 27곳의 가격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장 재료 중 비중이 큰 배추, 무의 가격 하락이 전체 비용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배추 20포기 가격은 6만 1764원으로 전주보다 4.5% 떨어졌다. 약 3088원이면 배추 한 포기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배추 한 포기 가격은 9월 15일 1만 204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달여 만에 70%가량 급락한 것이다.
무 5개 가격은 1만 2358원으로 전주 대비 6.5%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배추 20포기는 32.6%, 무 5개는 39.9% 각각 가격이 떨어졌다. 배추와 무의 경우 산지 출하량 증가, 대형 유통업체의 김장 재료 할인 행사 등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2% 늘었다. 생산량은 10.4%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가을무 재배 면적도 전년 대비 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호남 지역 산지 물량이 본격 출하되면 배추와 무 시세 하락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지에서는 수확 인력 사전 계약 등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해도 출하를 지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춧가루 2kg는 전주 대비 3.4%, 전년대비 5.7% 각각 떨어진 6만 81원이다. 쪽파, 멸치 액젓, 깐 마늘도 전주 대비 각각 12.6%, 2.9%, 0.4% 하락했다. 갓(6.5%), 생강(1.5%) 등 일부 양념채소류 품목에선 가격 상승이 나타났지만, 전체 김장 비용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한편 정부는 김장 재료 수급 안정을 위해 김장철 건고추·마늘·양파·소금 등 비축물량을 시장에 지속 공급하고,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김장재료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