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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만능주의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30년 동안 세일즈맨으로 일한 윌리 로먼 이야기
물질만능주의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인간 성찰 이끌어내

 

학교에서 인기 많은 미식축구 선수 비프는 기차를 타고 아빠를 만나고 온 날 밤 자신이 아끼던 신발을 태워버리고 꿈을 모두 포기한 듯 울며 친구 버나드와 주먹다짐을 한다. 버나드는 아버지 윌리 로먼에게 묻는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고.

 

고전 ‘세일즈맨의 죽음’이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1949년 발표한 이래로 2년 동안 724회 상영됐으며 퓰리처상, 연극비평가상, 앙투아네트 페리상을 수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 연극계 최대 걸작 중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30년 동안 세일즈를 하며 가정에 충실했던 윌리 로먼은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일을 해온 평범한 가장이다. 매주 출장을 가며 물건을 팔았던 윌리는 최근 남 몰래 자살시도를 한다.

 

비프와 해피 두 아들을 끔찍이도 사랑하지만, 출장을 다녀온 이후로 집을 나가버린 큰 아들 비프는 집에만 오면 아버지와 싸운다.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아빠만 보면 화를 낸다. 해피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진지한 대화를 10분 이상 이어가지 못한다.

 

도벽증이 있는 비프는 학창시절부터 농구공을 훔쳤지만 아무런 제지 없이 자란 탓에 성인이 돼선 절도죄로 교도소를 다녀오게 된다. 해피는 술집에서 만난 아버지가 문제를 일으키자 “우리 아버지가 아니다”고 말한다.

 

평생 세일즈를 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아들들이 사람들에게 인기 많게 자란 것을 뿌듯해하는 윌리는 늘 그래왔듯 큰 계약을 해 큰 돈을 벌 것이라고 말한다. 친 형 벨로먼은 위기 때마다 알래스카에서 금광을 발견해 성공했다며 윌리를 유혹한다.

 

그 날 밤 윌리는 다른 여자와 호텔에 있었다. 아들인 비프가 그 모습을 본 이후로 집안은 균일이 생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 린다 로먼은 비프와 해피를 다그치며 매일 일을 하는 아버지에게 잘 해드라고 말한다.

 

여자에게 엄마의 스타킹을 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비프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 꿈을 모두 포기하고 도벽증으로 잃자리를 잃게 된다. 동생 해피와 새로운 사업을 차리려고 하지만 그 마저도 실패한다. 넓은 정원에서 농사를 하며 살길 원하지만 가정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30년 일해왔던 회사에서 늙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윌리는 마지막 남은 보험금을 비프에게 물려주기 위해 화해하려고 하지만 그 날 밤 차를 몰아 자살한다. 아내 릴리 로먼은 할부금을 다 냈는데 왜 집에는 아무도 없냐고 울부짖는다.

 

씨앗을 뿌리고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던 윌리는 세일즈맨이라는 이유로 집에 있을 수 없었다. 아들들을 사랑했지만 집세와 교육비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일해야 했고, 출장이 많은 윌리는 그 과정이 외로웠다고 말한다.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서 한 인간은 파괴해버린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인간성을 잃게 된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물질 만능주의인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이고 인간 본질을 성찰하게 만든다. 행복해 보이는 가정의 균열은 미국 사회에 대한 경고다.

 

극은 윌리와 비프의 눈물어린 연기와 행복했던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한 인간의 파괴를 보여준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부자의 눈물 연기는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사회의 무자비한 면을 보여준다. 교차편집으로 윌리가 자살한 순간까지 인간을 처절하게 만든다.

 

윌리 역에 장두이, 린다 로먼 역에 홍성경, 비프 로먼 역에 김승대, 김은우, 해피 로먼역에 권오성이 출연한다. 또 찰리 역에 김영, 버나드 역에 문장원, 하워드 와그너 역에 김진철이 나온다.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1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예그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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