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원장 이길복) 유전자발현팀은 14일 작물유전체사업단, 명지대와 공동으로 국내 토양에 서식하는 미생물인 '바실러스 쉬린지엔지스(Bacillus thurngiensis)'에서 내충성 유전자를 분리한 후 이를 식물체내에 발현시킨 유전형질 전환 벼를 육성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혹명나방 저항성 벼가 농가에 보급될 경우 농약과 노동력 절감을 통해 연간 4천200억원의 벼 생산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진청 실험결과 형질 전환된 벼 잎을 먹은 혹명나방 애벌레의 치사율이 100%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혹명나방을 방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에 많이 알려진 유전형질 전환 벼인 제초제 저항성 벼의 경우 다량의 농약 사용에 대한 저항성을 지녀 오히려 농약 사용을 권장할 수 있는 것에 반해 혹명나방 저항성 벼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해충을 방제한다는 측면에서 개발 의의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발현팀은 먼저 국내 토양의 미생물에서 우수한 내충성 유전자를 선별한 후 식물체내에서 높은 효율로 발현될수 있도록 염기서열을 변형시켰다.
변형된 내충성 유전자를 다시 벼에 이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운반체를 제작했고 이를 통해 내충성 유전자가 고정된 벼 계통이 탄생했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된 혹명나방 저항성 벼 계통의 환경 위해성과 식품 안전성 검증 기간 1∼2년을 거친 뒤 품종 등록을 통한 상품화에 나설 계획이다.
혹명나방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해충으로 보통 7월 하순부터 출수기에 걸쳐 벼잎을 세로로 말아 그 속에서 벼 잎을 갉아 먹는데 혹명나방이 발생한 논의 벼는 낟알이 여물지 않아 일단 발생하면 큰 피해를 준다.
지난 2003년 혹명나방 피해 면적은 29만8천㏊로 전체 벼 재배 면적의 30%를 차지했으며 특히 혹명나방 애벌레는 벼 잎을 말고 그 안에서 잎을 갉어먹어 초기에 방제하지않을 경우 농약 방제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해충이다.
유전자발현팀 관계자는 "혹명나방 저항성 벼는 농약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 유전형질 전환 벼"라며 "국내 토양 미생물에서 선별한 유전자를 이용했기 때문에 품종 등록 과정에서 국제 특허 분쟁 등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