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인천에서 발생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관련 동종 모델 소유자들이 집단 소송에 나섰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소송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지난 10일 "제조사인 벤츠 독일 본사와 수입사인 벤츠코리아,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송인단은 화재가 발생한 벤츠 EQE 모델 대부분이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으나, 벤츠는 파라시스가 아닌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CATL 배터리가 들어간 것처럼 속였으며, 벤츠 본사가 파라시스 배터리의 결함을 알고도 결함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1위 업체인 반면, 파라시스는 10위 업체다.
하 변호사는 "제조사인 벤츠 독일 본사와 수입사인 벤츠코리아,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며 "벤츠가 결함을 알고 있었거나 최소한 인천 주차장 화재를 계기로 이를 확실히 알게 되고도 리콜을 실시하지 않아 결함을 은폐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재판이 소송인단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벤츠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EQE를 판매할 때 'CATL 배터리를 적극 홍보한다'는 지침을 세웠다는 의혹이 뒤늦게 알려졌으며, 판매 상담 시나리오에는 'CATL은 중국 회사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CATL은 독일, 헝가리, 미국 등 생산 공장을 글로벌로 확대하고 있어, 독일 현지 공장에서 제공받는 것을 우선순위 원칙으로 두고 있다' 등을 딜러의 답변 예시로 드는 등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한 언급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도 지난 2022년 4월 독일 현지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