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이 사상 최대의 열기를 보였다.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와 신축 선호 심리인 ‘얼죽신’ 트렌드, 그리고 기준금리 인하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청약자 수는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청약자는 110만 3229명으로 ▲2022년(41만 5474명) ▲2023년(57만 2207명)에 비해 최고 2.6배나 급증했다. 청약 경쟁률은 올해 기준 20.5대 1로 ▲2022년(15.2대 1) ▲2023년(9.6대 1)에 비해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올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린 단지는 ‘동탄2신도시동탄역대방엘리움더시그니처(11만 6621명)’로 지난해 같은 기간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린 단지(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 민영주택, 9만 3174명)보다 청약자가 더 많았다.
연내 막바지 서울 공급단지로 기대를 모았던 ‘서울원아이파크’도 2만 2100여 명의 청약자가 몰렸으며, 같은 날 영등포구에 공급한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도 1만 9404명의 청약자가 몰리는 등 하루에 서울에만 4만 1504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내년에는 수도권 공급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다시 한번 청약 경쟁률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올해까지는 준공 물량이 연평균(15만 6000세대)을 웃돌겠지만, 내년부터는 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통상 착공부터 준공까지 2~3년의 기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할 때 3년 전인 2022년 착공 물량이 14만 세대에 그쳐 물량 감소세의 가능성이 예상된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기인한 상승세도 예상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내년 주택시장의 경우 최근 주택가격이 최근 고점 대비 회복되는 추세 속에서 지역과 유형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따라 내년 수도권 매매·전셋값은 1~2% 내외로 상승하는 반면 지방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의 공급량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희소성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자의 매수심리가 더해져 가격 상승은 불을 보듯이 뻔해 보인다”며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뒀다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매듭을 짓는 것이 청약 경쟁은 물론 비용 부담까지 덜어낼 수 있는 유일한 자구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