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5일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술, 현장, 글로벌 역량을 중시한 인재 발탁을 통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인사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각 계열사의 이사회 결정을 공유·협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디스커버리,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며 경영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신규 CEO 발탁 및 현장형 인재 대거 선임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이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손 사장은 재무 및 경영 전략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SK디스커버리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선도와 D램·낸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현 N-S 커미티 담당을 개발 총괄(CDO) 겸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전체 신규 임원 75명 중 약 3분의 2가 기술, 연구개발(R&D), 생산 등 현장 중심의 인물로 구성됐다. 이는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글로벌·AI·디지털 전환 가속화

SK그룹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북미 지역 대외업무 컨트롤타워인 SK아메리카스를 확대 개편했다. 폴 딜레이니 부사장이 미주 대관 업무를 총괄하며, 글로벌 정세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AI와 디지털 전환(DT)도 대대적으로 강화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AI·DT 태스크포스(TF)를 확장하고, SK텔레콤 주도로 AI R&D센터를 신설한다.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한, SK㈜는 CEO 직속 조직으로 ‘AI혁신담당’을 신설해 성장 사업 발굴과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낸다.

현장형 리더십 발굴과 조직 슬림화 병행

SK그룹은 올해 상반기부터 기술·현장형 CEO를 선임하는 등 유연한 조직 운영에 나섰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신규 임원 수를 대폭 줄여 조직 슬림화와 고강도 리밸런싱 작업을 가속화했다. 신규 임원 75명은 2021년(164명)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술·현장·글로벌 역량을 중심으로 한발 앞선 수시 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과 실행 중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그룹의 미래 비전을 담은 인재 전략으로 평가되며,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