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가 단순히 아파트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가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치열한 주택시장 경쟁 속에서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란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제습 전문기업 휴마스터와 협력해 드레스룸 전용 빌트인 제습청정기를 공동 개발했다. 이 제품은 기존의 천장형 제습기와 달리 데시컨트(화학적 제습) 방식을 채택해 곰팡이 방지 및 탈취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천장 매립형 구조로 설계돼 공간 활용도가 높으며, LED 조명이 내장돼 드레스룸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 드레인 배관이 필요 없어 악취나 누수 우려도 없다. 최근 KC인증을 획득하며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DL이앤씨는 환경가전 전문기업 힘펠과 공동 개발한 ‘디 사일런트 후드(D-Silent Hood)’로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이 제품은 특허 기술인 ‘인 라인(In Line)’ 구조를 통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며 주방 후드 작동 시 발생하는 소음을 기존 대비 약 20dB 낮춘 30~52dB로 유지한다. 이는 도서관 수준의 조용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혁신적인 저소음 기술이다.
또한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며, 열과 냄새,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전원을 꺼도 30초간 유해가스를 배출하는 ‘포스트 퍼지(Post Purge)’ 기능도 적용됐다.
앞서 롯데건설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건강과 위생을 중점에 둔 ‘퓨어 패키지’를 선보인 바 있다. 의류관리기, 살균기, 살균 기능을 탑재한 수납장을 도입해 생활 전반의 위생 수준을 높였다. 현관에는 에어 샤워기를, 신발장에는 진공 청소 툴셋을 설치하는 등 주거공간 전반에 위생 솔루션을 제공했다.
현대건설 역시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H 클린알파 2.0’을 개발하며 주거환경 개선에 동참했다. 이 시스템은 헤파 필터로 제거할 수 없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 유해 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는 첨단 청정·살균 환기 시스템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단순히 골조를 올리는 데서 벗어나 종합적인 주거환경 솔루션을 제공하며 주택시장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한 구조물 공급이 아닌, 자체 개발 상품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생활 플랫폼이 차별화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기술 경쟁이 한층 심화되는 가운데,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주거 혁신이 이어질 전망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