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성 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도내 상습침수지역인 파주와 문산 지역 주민들은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수해로 인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해당 지자체들은 6년째 지루한 힘겨루기로 일관, 임진강수해방지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한탄강댐 건설 계획이 지연돼 여름철 집중 호우로 인한 대규모 수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1996년과 1999년 수해로 100여명의 사상자와 9천억원대의 재산피해를 입은 파주와 문산지역.
정부는 이를 계기로 임진강수해방지종합대책을 마련해 파주와 문산을 비롯한 연천과 포천, 동두천 등 경기북부지역 전역의 수해피해를 근본적으로 없애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정부는 1조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형 국책사업인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난 5월 그동안 한탄강댐 건설 계획을 주관하던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업무를 국무조정실로 이관하면서 실시된 감사원 감사결과 댐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초당 2천700톤으로 산정된 한탄강댐 홍수 조절 효과에 맞는 제방축조비용이 1조원이 아닌 3천9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감사원이 발표했기 때문.
이에따라 댐건설사업은 현재 국무조정실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춘천상의도 지난2일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맞다며 댐건설 사업의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고 수몰지역에 포함되는 철원군 지역 주민들도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댐 건설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 차례 침수 피해를 당한 파주와 문산지역 주민들은 장마철이 돌아올 때마다 홍수 피해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파주, 문산 주민들은 "여름만 되면 밤잠을 못잔다"며 "결국 다른 곳으로 떠난 사람들이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파주와 문산지역 주민 1천804명은 지난 6월 조속한 댐건설을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청와대, 수자원공사, 건설교통부 등에 제출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개별적으로 민원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와 문산지역 주변을 흐르는 임진강의 경우 장마철 집중호우와 서해안 만조시기가 겹칠 경우 범람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던 지난 1996년과 1999년 역시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번 여름철 역시 홍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큰 피해를 입은 뒤에야 허겁지겁 허술한 정책을 쏟아내는 정부와 대안 없이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해당 지자체들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피해지역 주민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밤잠을 설치며 불안에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