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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코리안드림"

이천 GS물류센터 붕괴사고 사망자 9명중 중국교포 3명
유족, "살아서도 죽어서도 차별받는 한국이 싫다"

"돈 많이 벌어 행복하게 살자더니..."
지난 오전 6일 발생한 이천 GS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 붕괴사고로 숨진 9명의 사망자 가운데 3명이 중국교포이고 채용철(52),채용국(42)씨는 친형제로 한날 한시에 목숨을 잃어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하얼빈에서 농사를 짓던 채씨 형제.
3형제인 이들은 "한국에서 돈 많이 벌어 어머님,자식들과 행복하게 살자"며 지난 1996년 첫째 용철씨 부부가 먼저 한국땅을 밟았다.
이어 둘째 용춘(47)씨가 1997년,막내 용국씨 부부는 1998년에 각각 "코리안드림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안고 한국을 찾았다.
이들 3형제는 이후 6년여 동안 전국 곳곳의 건설현장을 함께 누비며 힘든 한국생활에 적응해왔다.
지난 2003년 둘째 용춘씨가 비자만기로 중국으로 돌아갔고 이후 용철,용국 형제는 줄곧 함께 일해왔다.
그리고 지난 6월부터 용철,용국 형제는 이천 GS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
빈소인 이천 효자원에서 하루종일 넋을 잃고 앉아 있는 둘째 용춘씨는 "사고나기 하루전인 5일,2년만에 다시 한국에 오게돼 형과 동생을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다음 날인 6일 형과 동생이 하늘나라로 가다니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홀로 계신 어머님이 충격을 받아 돌아가실까봐 연락도 못하고 있다"고 통곡했다.
보상문제에 대해서도 용춘씨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GS건설에서 중국교포는 체류기간을 산정해 보상금을 책정해야 한다며 한국인 사망자 보상금의 절반수준인 1억1천500만원을 제시했다"며 "중국교포는 살아서도,죽어서도 차별받아야 하냐"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용철,용국 형제의 장례식은 일단 하얼빈에 있는 자식들이 입국비자를 받아 한국에 오면 치뤄질 예정이며 이들 시신은 그동안 이천 효자원에 남아있게 된다.
유족들은 장례식이 끝나면 경인지방노동청에 GS건설의 공사현장 안전 미확보에 대해 처벌해달라는 진정서를 낼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02년 타인의 여권으로 한국땅을 밟아 김영근으로 잘못 알려진 중국교포 임대근(28)씨도 채씨 형제들처럼 전국 건설현장을 전전하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 임기호(59)씨는 "자식 죽은 것도 원통한 판국에 돈 문제는 의미없다"며 GS건설에서 제시한 보상금에 지난 8일 합의했다.
임씨는 "아들이 다른사람의 여권을 이용했기 때문에 현재 중국대사관이 아들의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어 장례가 늦어지고 있다"며 "신원 확인 작업이 끝나는대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아들이 죽은 한국에는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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