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예방백신이 모자란다"=지난 14일 농림수산부가 '조류독감 예보 발령'을 내리는 등 조류독감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쌀쌀한 날씨로 독감환자가 크게 늘고 있으나 경기도내 일선 보건소와 보건지소가 독감예방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내 철새도래지인 시흥,안산,김포 지역에서는 백신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독감예방접종시기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은 보건소보다 4~5배나 많은 비용을 들여 일반병의원에서 백신을 맞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날씨만 쌀쌀해지면 독감을 앓는 이모(58.여.시흥시 정왕동)씨는 최근 집근처 한 병원에서 1만5천원을 주고 유행성 독감예방백신을 맞았다.
집에서 가까운 정왕보건지소에서 접종하면 4천원 정도만 내면 되지만 보건지소에서는 "아직 독감 예방접종 기간이 아니다"고 말해 발길을 되돌렸다.
독감예방백신이 조류독감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감에 걸리면 조류독감을 옮게 될 것을 걱정한 이씨는 할 수 없이 일반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의료보험 적용이 안돼 보건지소보다 4배나 더 비싼 돈을 주고 독감예방백신을 맞았다.
#독감백신 확보실태=지난해말 현재 경기도내 60세이상 노인은 1백4만7천527명에 이른다.
도내 60세이상 노인은 유행성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에 해당된다.
하지만 도는 아직까지 66만여 도스(1인 1도스)의 백신밖에 확보하지 못해 무료접종대상자를 위한 독감백신 확보율은 67%에 그치고 있다.
이로인해 17일부터 유행성 독감 예방접종이 도내 31개 시.군 40곳의 보건소와 126곳의 보건지소에서 일괄적으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백신 공급이 늦어짐에 따라 화성,이천,여주 등 일부 보건소와 보건지소는 24일부터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용인 보건소는 접종장소 확보와 백신 부족 등을 이유로 다음달 3일부터 예방접종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7만여명에 이르는 관내 60세이상 무료접종대상자들은 조류독감 확산 등을 염려하며 일반병의원 등을 찾아 1만5천(국내산)~2만5천원(수입품)의 돈을 내고 접종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철새도래지역은 더욱 심각=임진강(파주.김포)과 시화호(안산.시흥.화성),남한강(여주.이천) 등 지난 여름철(7~8월)에 조류독감이 발생했던 러시아,몽골 등지로부터 더위를 보냈던 독수리,큰 고니,흰빰검둥오리 등이 겨울을 나기 위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도내 철새도래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시화호를 끼고 있는 시흥시에는 현재 2만5천여명의 60세이상 노인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시흥보건소와 정왕보건지소는 현재까지 4천 도스(4천명분)의 독감백신만을 확보한 상태다.
또 관내 닭.오리 농장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 4천500원을 받고 유료접종하겠다는 계획도 현재로선 사실상 지켜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상록구 보건소와 단원구 보건소 2곳이 운영되는 안산시도 60세이상 노인이 4만8천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현재 확보된 독감예방백신은 1만7천 도스(1만7천명분)에 불과하다.
김포보건소 역시 2만5천여명의 60세이상 노인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1만7천 도스만을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