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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냐고요? 우린 그런 거 몰라요"

남자 경찰보다 씩씩한 경기경찰청 여경 기동수사대

"무섭지 않냐고요? 우린 그런 거 모릅니다"
경기지방경찰청 본관 4층에 올라가면 눈에 띄는 현판이 하나있다.
'여경 기동수사대'.
'경찰의 날 60주년'을 하루앞둔 20일 오전 10시 경기지방경찰청 여경 기동수사대 사무실.여성상대 범죄와 여성 피해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성매매 및 성폭력 사건 현장에서 범죄자를 체포하고 피해자를 구하는 이곳은 아침부터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분주한 모습이었다.
기동수사대에는 여경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대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요샌 경찰 시험 경쟁률이 높아져서 그런지 대원들이 경찰이 돼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제가 처음 경찰이 되던 18년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것 같아요"라며 웃음 짓는 여경 기동수사대장 배경화 경위(39).
그녀는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1987년 경찰에 입문했다.
그녀는 "처음 경찰에 들어왔을 때 여자 경찰은 생소한 존재였다"며 "부서도 민원업무에 국한돼 있었지만 지금은 형사과,수사과 등 남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모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후배 여경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배 경위는 수원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3월 일진회 등 학원폭력일제 소탕기간에 경기도내 24개 학교에서 297명을 자진해산시켜 '전국 일등'이라는 명예와 함께 일계급 특진, 올해 5월 경기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중학생 딸 2명의 엄마이기도한 배 경위는 "얼마전 둘째 딸 민선(13)이가 맹장염을 앓았지만 잠복근무로 병원에 가보지도 못했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에 혼자 찾아가 치료를 받은 딸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혜주 경장(29)의 경찰입문 동기는 좀 색다르다.
정 경장은 "중학교에 다닐 때 모르는 사람이 길을 안내해 달라고 해서 낯선 차에 탄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차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 달리던 차에서 뛰어내린 적이 있다"며 "그때부터 경찰이 돼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경찰이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지난 2001년 경찰시험에 합격해 안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근무하던 정 경장은 지난해 9월 청소년 성매매 사범 검거 실적 '전국 2위'로 일계급 특진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경장은 "이곳에서 근무하다보면 상습적인 피해를 당해 오는 여성들이 많아 같은 여자로서 가슴 아프다"며 "여성인권과 관련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여경 기동수사대의 막내인 정윤정 경장(29).
영어교육과를 졸업해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 2002년 경찰에 입문하게 됐다.
그녀는 "같은 과 친구들은 어학 연수를 다녀와 임용고시를 준비해 선생님이 된 경우가 많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이젠 경찰이 된 것이 자랑스럽고 이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상근무가 많아 친구들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한다"며 "남자 친구는 만들 시간조차 없다"고 웃음지었다.
정 경장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 많은 여경들이 아직도 수사분야를 꺼려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경 스스로 길을 개척해 '여자경찰'이 아닌 경찰이지만 성별이 여자인 당당한 경찰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여경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도중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19일 밤부터 안산지역의 한 성매매업소를 탐문하기 위해 잠복근무중이던 류소분 경장(29)으로부터 지원요청이 들어온 것.
정혜주 경장과 정윤정경장은 쏜살같이 사무실을 뛰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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