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 /박후기 나는 밤마다 지퍼를 열고 몸만 빠져나오고 혀는 아무 때나 지퍼를 열고 몸 밖으로 빠져나온다 이 악물고 살아라, 죽기 전 아버지가 말했다 출처-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 2009 / 창작과 비평사 자본의 확대재생산에 복무하는 온갖 종류의 직업들,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오염된 폐수들, 인간중심적 기계문명 속에서 우리는 매일 매일 몸의 지퍼를 열고 닫는다. 몸속에 들어있던 말들이 폐수처럼 쏟아져 나올 때가 많다. 범람하고 있는 말들이 서로에게 상처로 남을 때가 많다. ‘몸’의 은유는 ‘말’이다. ‘말’의 은유는 몸을 움직이게 하는 ‘마음’이다. ‘마음’이 전하는 말들이 비수로 남는 일들이 매일 매일 많아진다. ‘이 악물고 살아’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권오영 시인
지명 얘기 또 해야겠다. 사람에게 이름이 있듯 땅에도 이름이 있다. 우리가 부르기 어렵고, 듣기에 거북하고, 뜻마저 좋지 않은 이름을 가졌으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 법원의 개명 신청을 선택한다. 인지상정이다. 일제 강점기 민족말살정책인 창씨개명이 좋은 사례다. 광복과 함께 일본에 빼앗겼던 자신의 이름을 대부분 되찾았다. 한데 지명은 다르다. 생겨날 당시의 지형, 역사, 경제생활, 행정제도 등 유래를 담고 있어야 할 우리 지명에 아직도 일본식 지명이 버젓이 존재한다. 수원시 일왕(日旺)저수지가 좋은 사례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지방행정구역을 통폐합하면서 황(凰), 왕(旺) 등 그들이 선호하는 한자로 바꿨다. 전자가 천황의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이라면, 후자는 일본(日)의 왕(王)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일왕저수지는 후자에 해당한다. 덩달아 저수지 인근의 삼거리 이름도 일왕이라는 이정표를 달고 있다. 현재 시청사 내 홍보관 지도에도 일왕저수지로 표기돼 있다. 본래 이름은 뭘까. 수원시와 수원문화원이 1999년 발간한 수원지명총람에는 언급이 없다. 단지 송죽동 안내지도에 저수지 이름으로 표시돼 있고, 송죽(松竹)의 한글이름인 솔대를 설명하는 내용에 ‘일
중국 청나라 4대 강희제는 61년이라는 제위 기간만큼이나 많은 35명의 아들을 낳았다. 그중 24명의 이름이 윤(胤)자로 시작한다. 맏아들이란 뜻이니 모두 장자같이 행동하라는 의미이리다. 황태자는 장자 윤제였다. 그는 책봉과 폐위를 반복하다가 차자 윤잉에게 넘어간 후 세상을 떠났다. 윤잉도 폐위되었고 이후 형제들 간의 암투는 격화되었다. 1722년 강희제가 죽었다. 대권은 4자 윤진에게 돌아갔다. 그가 5대 옹정제이다. 그에게는 학자라는 찬사 외에 ‘냉철하고 잔인한 독재자’라는 닉네임이 붙어 다닌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강희제는 원래 14자 윤제에게 대권을 넘겨주려 하였는데, ‘傳位十四子’에서 十을 于로 바꾸어 윤제가 4자 윤진으로 바뀌었다는 음모이다. 한문에는 이러한 경우에 于보다는 於를 쓰는 것이 어법에 맞는다. 그럼에도 이 소문은 끊임없이 옹정제를 괴롭혔다. 그는 황위에 오르자 자신에게 도전했던 8자 윤사에게 40항의 죄목을 들어 유폐시키고 ‘아기나’라 부르게 하였다. 아기나는 만주어로 ‘개’라는 뜻이다. 그는 별칭답게 처참하게 죽었다. 9자 윤당에게는 28항의 죄
생활체육을 통한 도민 복지 실현을 선언한 경기도생활체육회(회장 이원성)가 도내 지역아동센터들을 위한 맞춤 생활체육 프로그램인 ‘2013 경기도지역아동센터 클럽육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경기도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도내 각 시·군생활체육회와 전국지역아동센터 협의회 경기지부가 공동 주관하는 2013 경기도지역아동센터 클럽육성 사업은 성남시, 시흥시, 남양주시 등 도내 14개 시·군 96개 학교에서 풋살(64개)과 티볼(32개) 등 2개 종목으로 나뉘어 매주 진행되고 있다. 생활체육 클럽 활성화를 통한 지역센터아동의 체력증진과 인성교육, 사회성 함양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2013 경기도지역아동센터 클럽육성 사업은 오는 11월까지(방학기간 제외) 매주 진행될 예정이다. 도생활체육회는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열의를 높이기 위해 종목별 지역리그를 통해 각 2팀씩 지역 대표를 선발한 뒤 지역별 대표끼리 승부를 가리는 최종 결선리그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규택 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은 “지역아동센터 클럽 육성 사업에 대한 호응이 이어지면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뿐 아니라 맞벌이 가정 자녀 등 일반 학
▶ 시계초 시계초의 독특한 모양이 시계의 문자판, 시계 바늘과 같다하여 시계초라 불리게 됐다. 남미를 중심으로 약 400여 종 이상이 있으며, 약용 외에 열매를 중요한 과일로 다루는 패션프루츠로 다양한 종이 있다. 상록성 다년 덩굴식물로 길이는 9m까지 자라며, 줄기 마디마디에 덩굴손이 있어 무엇엔가 감기며 자란다. 5~11월 흰색에 자색을 띤 꽃을 피우고 꽃받침 잎은 안쪽이 흰색, 연홍색, 연보라색이다. 16세기, 남미로 건너간 예수회의 선교사들이 이 꽃을 보고 프란시스코의 꿈에 나왔다고 전해지는 십자가상의 꽃이라고 믿어 ‘수난(Passion)의 꽃’이라 불렀다. 시계초의 5개의 꽃밥은 그리스도가 받은 5개의 창 자국, 덩굴손은 채찍, 자방주는 십자가, 3대의 화주는 못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이러한 시계초를 통해 선교사들은 원주민의 개종을 소망한 계시라 하여 단기간에 많은 신자를 얻었다고도 전해진다. 시계초는 꽃이 지면 계란만한 크기의 열매가 결실해 자색으로 익는다. 새콤달콤한 맛이 나며 향기로운 열매는, 속에 노란색의 젤리 같은 과육이 작은 씨를 싸고 있다. 남미와 동남아에서는 시계초를 과일로 재배하며 미국 원주민들은 종기나 눈의 통
한여름 한반도를 후끈 달군 불볕더위의 기세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 그동안 더위와 싸우느라 몸과 마음은 이미 녹초가 되어 버렸다. 몸 어느 곳에서 뭔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요즘 대세인 힐링(healingㆍ몸과 마음의 치유)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그래서 9월의 여행지는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는 곳으로 정했다. 힐링의 기운을 찾기 위해 지도를 펼쳤다. 서울의 광화문에서 정남쪽으로 쭉~욱 금을 내리 그었다. 그 끝자락에 전라남도 장흥땅이 있다. 동해안 정동진(正東津)이 ‘해돋이 명소’로 이름을 알렸다면 정남진(正南津)으로 불리는 장흥은 ‘'힐링의 명소’로 유명하다. 우거진 숲과 물, 풍부한 먹거리가 넘쳐나기 때문. 가는 곳마다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계곡엔 맑은 물이 넘쳐난다. 천관산을 비롯해 억불산, 제암산, 사자산, 부용산 등이 휴식이 필요한 이들을 맞는다. 또 입도 확실하게 잡아줄 특별한 맛도 빼놓을 수 없다. 바람의 힐링,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억불산에 ‘치유의 숲’으로 불리는 편백숲 우드랜드가 있다. 우드랜드는 억불산 자락 100만㏊ 편백나무 숲
오산시가 역점 추진해온 ‘서울대병원 유치’와 ‘K-팝 국제학교 설립’이 사실상 무산위기에 처하면서 투자양해각서(MOU)를 남발해 시민의 기대심리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2008년 5월 당시 MOU만 체결한 서울대병원 유치는 5년이 지난 현재까지 답보 상태이고, K-팝 스타 양성소 또한 2011년 SM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을 뿐 경기도교육청의 인·허가 불허로 무산되는 실정에 놓였다. 결과적으로 오산시가 정치적, 전략적인 목적으로 성급하게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바람에 예산낭비는 물론, 지가상승 등 여러 가지 부작용만 가져왔다는 평가다. 그런 만큼 MOU 체결 전에 사업계획서와 재정상태 등 투자실현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보지도 않고 재임기간 실적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해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더 이상 시민들을 볼모로 정치적으로나 지역의 이슈화해서는 안 된다. 이젠 MOU가 공수표였음을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이 서울대병원 유치와 K-팝 국제학교 설립이라 슬로건을 내걸고 금방이라도 모든 게 확정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