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던 뿌연 안개가 걷히고 대통령선거 구도가 잡혔다. 이제는 ‘왜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하는 원론보다는 승리를 위한 정략과 술수만이 난무하는 시기가 도래했음도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 온갖 숫자와 그래프로 도배된 ‘대통령되는 방법’ 아니라 ‘대통령이 되기 위한 조건’을 한 번쯤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학을 연구한다는 사람들은 ‘건강’, ‘비전’, ‘설득력’ 등을 대통령의 3대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심드렁한 게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겪은, 그리고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을 감안하면 뭔가 적확한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 민주주의 선진국인 미국의 칼튼대학 윌러 뉴웰교수는 ‘대통령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10가지 자질을 요구하고 있다. “천재적 두뇌가 요구되지 않지만 훌륭한 인격과 성품이 있어야 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솔하고 감동적인 표현력이 필요하다. 도덕적 신념과 원칙을 고수해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 ‘차악(次惡)’도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시대가 갈구하는 인물상이어야 한다. 핵심목표 3~4개에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적 이상을 실현할 충분한 시간과 건강을 확보해야 한다. 역사가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역사
주말을 맞아 모처럼 광교산 산행을 1년 만에 지인과 다녀왔다. 낙엽들이 떨어져 뒹굴며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 탓인지 모처럼 나선 산행은 얼마 전처럼 등산하는 이들로 북적이지 않아서 고요함마저 감돌았다. 경기청에서는 ‘현장 홍보역량 강화를 위한 하반기 홍보 인력풀 워크숍’을 가졌다. 워크숍은 경기청 작가, 폴오피니언, 폴알림e 등 홍보인력들을 격려하고 서로간의 활동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담화 시간을 마련해 홍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모두 300여 명이 참여한 워크숍은 개성 넘치고 특별한 문화예술적 안목 있는 경찰관들이 자리했다. 홍보단의 공연과 레크리에이션은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홍보단은 의경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수 등 연예인 활동을 하다가 군에 지원 입대한 이들이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우수연예인인 그들은 노인시설과 학교 등에서 봉사의 일환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홍보단은 <커피를 마시고> 등을 비롯해 가요 4곡을 선보여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을 안겼다. 이어진 ‘SNS와의 즐거운 만남’이라는 주제의 외래강사 특강과 함께 6시간의 워크숍을 가졌다. 그중
부엉이는 올빼미과 조류 중 귀에 깃털이 있는 종의 총칭이다. 올빼미과 조류는 지구상에 약 130종이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는 10종이 알려져 있다. 올빼미와 부엉이 말고도 어릴 적 이름만 많이 들었던 소쩍새도 올빼미 종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부엉이로는 수리부엉이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특산품종으로 한반도 전역에서 서식하는 드문 텃새다. 평지에서 고산에 이르는 암벽과 바위산, 하천을 낀 절벽 등지에 살며 암벽 위나 바위굴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한 번에 2~3개의 알을 낳는다. 야행성 조류로 밤에 활동하며 낮에는 물체를 잘 보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어리석어서 이해타산이 분명하지 못한 셈을 부엉이셈이라고도 한다. 장황하게 부엉이 소개를 한 건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된 ‘부엉이의 보은’이라는 사진 한 장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마오푸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으로 중국어로는 ‘제일 양심 있는 부엉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고 한다. 사진 속 부엉이의 사연은 이렇다. 4년 전 쯤 남아공에 사는 마음씨 착한 주인이 상처 입은 부엉이를 집으로 데려와 상처를 치료해 줬다. 2달이 지난 뒤 건강을 회복한
우리 사회는 산업화에 따른 비약적인 경제성장 이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후 세대의 출산율 감소 등으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그리고 전통적 가족구조의 해체로 1~2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가구 및 인구구조의 변화와 달리 그간 주택공급정책은 여전히 획일적인 중대형 아파트 위주의 주택건설이 중심이 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또한 기성시가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소형주택의 멸실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 같은 국민의 인구구조와 가구구성의 변화에 대응하고 소형주택의 멸실에 대한 정책적 고려를 위해 2009년 5월 주택법 개정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이 법제화 됐다. 이는 늘어나는 1~2인 가구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필요한 곳에 신속하고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각종 주택건설 기준과 부대시설 등의 설치 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한 주택 정책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단지형 연립과 다세대 전용면적 85㎡ 이하, 원룸형 12~50㎡ 이하 300가구 미만으로 구성된 초소형 주택을 의미한다. 일종의 소형 아파트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단지형 연립/다세대 주택과 원룸형의 2종류로 세분화 되고 흔히 오피스텔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오피스텔에 비해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버스조합)가 지난 20일 서울 버스회관에서 전국 17개 시·도 조합 이사장이 참석하는 긴급 비상총회를 열어 버스 전면 운행중단을 결의했었다.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21일 법사위에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최종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개정안은 21일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됐고, 버스조합은 22일 오전 4시30분 첫차부터 무기한 운행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날 아침 운행을 재개했다. ‘국민 교통 불편 심화를 감내하기 힘들어 스스로 운행중단 방침을 해제한다’고 밝힌 것이다. 다행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버스업계는 ‘개정법안 통과는 대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포퓰리즘’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에 포함되면 추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만큼 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택시업계의 반응은 정반대다. 택시가 대중교통 수단임에도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차별받고 고유가 등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법 개정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사실 택시업계, 특히 택시기사들의 고단한 현실을 보
요즘 수원시 장안구 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구청 공무원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근무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구청 공무원이 본보 기자에게 했다는 말을 옮겨 본다. “기존 공영주차장의 노후로 이용시민에게 쾌적한 주차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장안구가 5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를 하는 곳은 장안구 조원동 846번 일대로 6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주차를 하던 지역주민들조차도 돈을 들여 이런 공사를 왜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멀쩡한 주차장에 덧씌우기를 왜 하느냐는 것이다. 구청공무원 말대로 노후한 주차장의 기준이 무엇인지 의아스러울 지경이다. 지난달 장안구청 주변 인도에 조성되어 있는 자전거도로라고 구획되어 있는 곳에 붉은 빛의 도료가 포장되었다. 구청은 기존 자전거도로의 파손으로 발생하는 주민불편과 도시미관 저해 등의 개선을 위해 총 1천7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289m에 대해 포장공사를 마쳤다. 유명무실화 되어 있는 인도 위 자전거도로에 돈을 쏟아 붓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의 표본이다. 상가
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자궁 적출 수술을 받고 3일 만에 출근해야 했다. 다른 노동자가 아파서 출근하지 못했다가 잘린 경우를 봤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조차 유급휴가가 보장되지 않아 연차를 써야 한다. 3개월, 6개월, 11개월 단위로 재계약을 할 때마다 불안하다. 그래봐야 최대가 합쳐서 20개월이다. 공기업인 안산도시공사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다. 인근 시·군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은 비정규직을 채용하고 있는 안산도시공사는 3개월, 6개월, 11개월 단위로 계약을 한다. 1년 내내 일하고 당분간 없어질 일도 없는 상시 지속적 업무인 상수도 검침, 주차 관리, 운동장 관리 등 죄다 그렇다. 합쳐서 20개월. 실정법상 불법은 아니다. 2년이 안 됐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상식과 법의 취지에 비춰서는 명백한 불법, 부도덕이다. 예산과 관리의 수월성을 이유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은 ‘잘리지 않게 조심해’라는 협박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안산도시공사 본부장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면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2년이 넘으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2년이 되기 전에 교체하는 것이고, 합법
대한민국 검사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힘이 셀 것이다. 국민들 뇌리에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현직 검사 간 대화장면이 깊이 각인돼 있다. 전후 맥락보다는 현직 대통령이 “이쯤하면 막가자는 거죠”라는 당혹감을 나타낼 정도로 검찰간부도 아닌 검사들의 기개는 대단했다. 대한민국 검사는 기소독점권을 갖는다. 즉 범죄자에 대한 기소는 오직 검사만이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당연히 힘이 셀 수밖에 없고, 각종 정보보고와 수사, 내사를 통해 최고 권력을 향유한다. 또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상명하복관계가 확실한 검찰에서 검찰총장부터 일선 검사까지 한식구라는 의식이 어떤 조직보다 강하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검사의 비리는 기소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소위 내부 징계를 통해 옷을 벗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를 그동안 국민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검사들의 비리가 대선정국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현직 부장검사가 기업과 범죄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해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검찰총장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겠다는 등 야단법석이다. 그런데 검찰의 높은 분들이 모여 검찰개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소식이 귓가에 맴도는 가운데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검사비리사건이 또 터졌다. 현직 검사가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