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오늘, 소련의 저명한 남녀 무용수 2명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한다. 발레의 최고봉으로 꼽힌 키로프 발레단에서 활동하던 발레리 파노프와 갈리나 파노프 부부다. 두 사람은 예술적 자유를 찾아 소련을 떠나 이스라엘로 왔다. 키로프 발레단에서는 1970년대에 두 사람 외에도 루돌프 누레예프와 나탈리아 마카노바, 미하일 바리쉬니코프 등 유수한 발레 명인들이 서방 세계로 떠났다.
1983년 오늘도 독재자 피노체트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칠레 국민들의 대대적인 시위가 계속됐다. 연일 이어진 민주화 요구 시위를 칠레 정부는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숨졌다. 19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1980년 신헌법을 만들어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졌지만 그의 독재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퇴진요구는 더 거세지기만 했다.
2004년 오늘, 오전 9시, 남북 해군 함정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국제공용주파수를 이용해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직접 무선교신을 했다. 양측 함정은 연평도, 대청도, 백령도 등 NLL 인근 다섯 개 섬을 다섯 개 구역으로 나눠 제1구역에서 오전 9시부터 15분간 첫 교신을 한 뒤 2, 3, 4, 5구역에서 차례로 각각 15분씩 다시 교신했다.
벽지가 벗겨진 벽은 찰과상을 입었다고 할까 여러 번 세입자가 바뀌면서 군데군데 못자국이 나고 신문지에 얻어맞은 모기의 핏자국이 가까스로 눈에 띄는 벽, 벽은 제 상처를 보여주지만 제가 가린 것은 완강히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못자국 핏자국은 제가 숨긴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치열한 알리바이다 입술과 볼때기가 뒤틀리고 눈알이 까뒤벼져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피의자처럼 벽은 노란 알전구의 강한 빛을 견디면서, 여름 장마에 등창이 난 환자처럼 꺼뭇한 화농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금은 싱크대 프라이팬 근처 찌든 간장냄새와 기름때 머금고 침묵하는 벽, 아무도 철근 콘크리트의 내벽을 기억하지 않는다 - 이성복 시집 ‘아, 입이 없는 것들’ / 2003년 / 문학과 지성사 벽에 거는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다. 늘 걸어두고 볼 수 있는 것들 속의 상처는 고스란히 얼룩으로 남는다. 입을 열지 못할만큼의 아픈 상처는 내부에 남아 있다. 치유할 수 없는 상처는 벽지의 표면에 얼룩으로 남아 있지만, 찌든 기름때처럼 벗겨지지 않는 법이다. 태울듯이 켜져 있는 알전구 아래서 침묵하는 벽, 빛을 견디는 상처가 힘이 되는 날, 그 ‘아무도’들은
모텔(Motel)은 자동차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도로변에 건설된 호텔이다. 1908년 미국 애리조나주 교외의 마을에서 시작됐다. 이를테면 옛날 우리나라의 길손들을 위한 객주나 여각, 여인숙, 여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서도 여관보다 모텔들이 더 많아졌고 용도 역시 여행자들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러브호텔이 돼 버렸다. 모텔은 도심이나 교외 할 것 없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이는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요즘은 시설도 유명관광지의 웬만한 호텔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시설이 훌륭하다고 해도 우리 사회에서 모텔은 젊은이들의 일탈이나 가정을 가진 남녀의 불륜을 부추기는 장소 정도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모텔을 외국인 관광객 숙박시설로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수원 인계동 모텔들이 외국인 관광객 숙박을 처음 시작했다. 수원 인계동의 경우 10곳의 모텔에 이미 1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수도권 남부의 주요 외국인 관광객 숙박지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이른 아침 인계동 모텔촌을 지나다 보면 이를 실감한다. 중국과 일본, 태국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나
영·유아에 대한 무상보육이 시행 6개월도 안돼 중단위기에 놓였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만들어낸 표퓰리즘 정책의 결과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31일 0~2세 보육비 지원을 ‘소득 하위 70%까지’에서 ‘전 계층’으로 확대한 예산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서로 절반씩(서울시는 지자체 80%, 중앙정부 20%) 보육비 지원을 분담하게 됐다. 하지만 지자체는 금년 예산을 이미 확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추가로 발생한 보육비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반발했다. 급기야 지자체들은 분담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을 세워야 하나 추경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보육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보육대란’으로 나타나게 됐다. 서울시의 경우 2천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오는 8월부터는 보육료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한다. 부산·광주·경북·충남북·강원·울산·인천 등 다른 지자체들도 차이는 있으나 8~9월부터 연말까지 보육료 지급재원이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한다. 영·유아 무상보육이 중단위기를 맞게 된 배경에는 한마디로 무책임한 정치권이 자리하고 있다. 무상보육은 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와 관계되므로 긍정적 측면이 있
풍속업소 유착, 수원사건 등에서 비롯된 신뢰의 위기를 극복해야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이 될 수 있다. 목숨과 버금가는 신뢰의 철학적 가치 창조, 경찰쇄신기획단, 경찰쇄신위원회 신설 발족 등 목표 궤를 같이 해야 한다. 강태공(姜太公)이 제(齊)나라 영구(營丘)에 봉해져 계속해서 오대(五代) 에 이르기까지 살았으나 주(周)나라에 와서 장례(葬禮)를 치렀다.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바르게 하는 것은 인(仁)이다. 초심(初心)은 처음 초(初), 마음 심(心)이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처음에 먹은 마음이다. 사람이 초심을 신선하게 지니기란 힘들지만, 타성에 빠질 때면 항상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초심을 지키는 것은 마치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 사심(私心) 비우고 배우고 정진하며 깨닫고자 하는 겸허, 국민이 위급할 때 경찰 가족처럼 여기는 헌법정신이 아닐까. 겨우 초심을 찾았다 하더라도 영원히 잃지 않기 위해서는 헌법 제7조 실천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그 전제조건은 경찰 초심을 유지보수하며 국민이 좋아하는 감성을 갖추며 잘못했을 때 스스로 참회할 때 새롭게 나아갈 수
△전세영(수성고 총동문회 팔달구지회장·동일토목 ENG 대표)씨 장남 종호군과 김순환씨 장녀 민정양= 16일(토) 오후 1시, 수원 팔달구 호텔리츠 7층 ☎011-345-2817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린 것이니, 인간의 주체적 관점에서 보면 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뜻일 것이다. 마음이 일어나면(생겨나면) 갖가지 현상(법)이 일어나고(心生卽種種心生, 심생즉종종심생) 마음이 사라지면(소멸하면) 갖가지 현상(법)도 소멸 된다(心滅卽種種心滅, 심멸즉종종심멸). 이것이 바로 일체의 법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의 나타남이며, 존재의 본체는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일 뿐이라는 것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그 유래를 찾아보니 우리들의 이야기 속에 들어있었던 것으로 원효대사가 중국 유학길에 어느 무덤가에서 하루밤을 보내는데 잠결에 목이 말라 근처의 웅덩이에 고인 물을 달게 마시고 갈증을 풀었다. 아침이 돼 근처를 보니 어젯밤 마셨던 물은 해골 속에 담긴 물이었다. 그 순간 구역질과 비명이 머리 끝까지 스쳐갔겠으나 그는 여기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밤에 마셨던 물이나 지금 눈에 보인 물이나 물은 같다는 것이다. 설사 밤에 마셨던 물이 해골 물이었다는 것을 아침에 보지 못했다면 원효의 깨달음이 있었겠으며, 그 유명한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서예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심외
지난 6월 4일 중국의 주식시장이 폐장되자 중국인들은 ‘우연한 숫자’에 경악했다. 1989년 민주화를 외치다 수천명이 숨져간 텐안먼(天安門)사건이 발생한 지 23주년이 되는 날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날 상하이 주식시장은 2346.98포인트로 시작해 64.89포인트가 하락한 채 마감됐다. 여기서 ‘2346.98’이라는 숫자중 23은 텐안문사건 23주년을 의미하고, 46.89를 거꾸로 읽으면 ‘89년 6월 4일이 된다는게 호사가들의 풀이였다. 뿐만 아니라 하락폭인 64.89 역시 ‘6월 4일 89년’으로 읽힌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따라서 일부는 텐안문사건을 기념하려는 일부 세력의 주가조작혐의를 거론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력을 상징하는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수백개 주식의 시가총액을 합산한 후 1990년 12월 19일을 기점으로 한 지수 100과 대비해 산정되기에 조작가능성을 거의 없다. 결국 기념일에 터진 우연이 가져온 결과로 여겨진다는게 중국 당국이나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지만 최근 스위스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시집가는 날 등창나는’ 우연이 그저 우연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어 눈길을 붙잡는다. 장기간의 투병환자와 노인들중 지난 40년간 사망한 240만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