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오너스(demographic onus)’.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즉 젊은 사람은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노년층은 늘어나는 기점을 의미한다. 우리는 2017년 이 상태에 돌입 했다. 15~62세에 이르는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 3천763만 명을 정점으로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가속화 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로 30여만 명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더욱 삼화 될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할 사람은 줄어들고 연금 수령자는 늘어난다. 생산을 해도 소비가 늘지 않고 경제 성장은 둔화된다. 국가로서는 납세자가 줄어들고 의료복지 비용은 늘어나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도 1990년대 9천만여 명이었던 생산가능 인구가 7천만여 명까지 줄면서 이런 과정을 겪었다. 알려진 대로 우리의 청년인구의 감소는 그 심각성을 이미 넘어섰다. 2018년 청년 인구(15~29세)는 910만여 명으로 줄었다. 1990년대 1천310만 명까지 늘어났다가 매년 12만~13만 명씩 감소하는 추세다. 2030년에는 700만 명
자명종 /김지헌 신선한 아침을 선사하고 싶었다 온갖 빛 공해 소음 공해 속 지구를 흔들어 깨워 좋은 것 먹이고 예쁜 옷 입혀 산뜻한 하루를 시작하게 하고 싶었다 햇살이 탁자의 얼룩을 드러내고 탁자 위 자명종은 마냥 지겨운 표정 하루에 한 번 울려대는 것 말고는 평생 시간을 탕진하는 중이다 탁자 위에 자명종이 있다.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시각에 자명종을 울리지만, 그는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는 듯 마냥 지겨운 표정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아침을 선사하고 싶었고, 온갖 빛 공해 소음 공해 속에 방치된 지구를 흔들어 깨우고 싶었다. 단조로운 오전을 생기 있게 만들고, 산뜻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그런 역할과 의무에 충실하고 싶었다. 바로 저기, 손닿을 듯한 거리에 자명종이 있다. 그것은 매일 같은 시각에 울리지만, ‘울림’과 동시에 침묵에 빠진다. 일상에 함몰되어, 자신의 붕괴를 스스로 지켜봐야 하는 고통, 그러나 그 ‘고통’ 또한 무기력한 시간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은 무수한 ‘나’의 삶이고, ‘내’가 처한 실존이라는 점이다./박성현 시인
‘촛불혁명’이라 함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운동으로 주말 저녁 촛불집회를 이어가면서 이루어진 일련의 사건을 말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요구는 정권 초반인 2013년 때부터 있었다.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세월호 침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문제 등으로 퇴진요구가 점점 높아졌다. 그러다가 2016년 9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최순실의 관여가 드러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절정이었다. 시위도중 사망한 백남기 농민 사건도 일조했다. 그 해 10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퇴진시위가 이어졌고, 결국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 이듬해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으로 박근혜 시대는 막을 내렸다. 사람들은 이 과정을 ‘촛불혁명’이라 부르게 됐다. 그런데 이를 ‘촛불혁명’이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정치권에서는 ‘촛불정신’이라는 말도 자주 사용되는데, 촛불정신은 또 무엇인가? 여야가 바뀐 요즘 야권도 촛불을 들고 나섰고, 대학생들도 촛불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촛불은 상대방에게 최고의 위협을 상징하는 무기가
최근의 장관 청문회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힘 있는 부모가 자녀 성공에 어떻게 역할을 하는지를 국민들에게 여실히 보여줬다. 상당수의 교수·의사·정치인·고소득층 등 사회지도층이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특권을 누리고 반칙을 저질러 일반 국민들의 계층이동을 위한 사다리를 망가뜨리고 있다. 부동산 분야에서도 계층 간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고 본다. 서울 집값은 연봉을 다 모아도 13.4년 걸린다. 미국 뉴욕이나 일본 동경보다 소득 대비 집값이 훨씬 높다. 5년 전만 해도 8.8년 꼬박 모으면 한 채를 살 수 있었는데 최근 4년 사이에 76%가 올랐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소득격차를 대물림하고 계층 간 이동을 제약하며 세대·계층 간 갈등을 불러오는 요인이 된다. 경제 전체적으로 젊은 세대가 노령 세대를 위해 세금을 내는 것과 같다. 젊은이들이 가족을 이루고 살 집을 마련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느는 것이니 이들이 집 가진 노령세대로 부를 이전 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부동산 값이 내리면 기업의 투자비용, 임차비용 등이 내려가 장기적으로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고, 젊은 세대의 집 마련을 앞당겨 출산율도 높일 수
경기·인천지역의 젊은 언론 경기신문이 21세기 언론주역이 될 진취적이고 의욕적인 인재를 찾습니다. ▲채용부문 및 자격 ▲채용방법 ① 1차 : 서류전형(합격자 개별통보) ② 2차 : 면접(합격자 개별통보) ▲제출서류 ① 이력서(우측상단에 지원부문 및 전화번호 기재) ② 자기소개서(1천자 내외, A4용지에 작성) ③ 경력증명서(해당자에 한함) ④ 기명기사 3건 이상(경력기자에 한함) ▲접수방법 ① 우편접수 : 경기신문사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255 -19) ② 이메일 접수 : kyutri@kgnews.co.kr ▲기타사항 ① 우편접수는 마감당일 도착분에 한하며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 지 않음 ② 기타 사항문의는 경기신문 총무부(031-268-8114) ▲서류마감 : 2008년 9월10일 오후 6시까지
‘2019 경기도문화의전당 광장축제 시즌2 예술인축제’가 18~19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다. 지난 8월 23일 시즌 1 ‘오픈 하우스’를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시즌 2’를 준비했다니 놀랍기도하고 의아하기도 하다. 하기야 ‘시즌 1’에 2만여 명이 참여해 도내 문화예술계가 떠들썩 했으니 자신감이야 충만할 것으로 짐작한다. 여기에 경기도가 야심차게 진행하는 ‘공공자원 도민환원’ 사업이라 관심은 더할 수 밖에 없다. 이 사업은 ‘도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시설물을 원래 주인인 도민에게 돌리고 공공시설 활용도와 존재가치를 높인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도는 이 축제를 통해 “광장의 개방·공공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작품발표의 기반을 지원한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지역은 물론 국내·외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무심사(無審査)는 기본이다. 여기에 스스로 통제가 가능해 생생하고 자유로운 주제들을 담은 작품들로 채워진다니 기대된다. 특히 전당이 제공한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무한상상을 펼칠 예정이어서 더욱 궁금하다. 말 그대로 ‘예술표현의 자유지대’에서 예술혼이 빛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겠다. 이 행사의 원칙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결국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이를 막지 못한 방역 당국을 탓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릴 만큼 심각한 병이다.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17일 파주시 한 돼지농장에서 발생했는데 방역 당국은 이병률이 높은 이 질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방역에 나서야 한다. 1920년대부터 아프리카에서 발생해온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유럽이나 남아메리카 등지에도 과거에 발생한 바 있는데 이 질병을 완전히 근절하는데 30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냉동상태에서도 1천일을 버티고, 건조시켜도 1년 가까이 살아남을 정도로 끈질기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병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데 북한,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이 돼지열병으로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발병이 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파주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병이 무서운 것은 폐사율이100%에 달하는데다가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돼지열병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냉동 돼지고기 비축
해바라기 /하상만 해바라기 꽃의 절반은 꿀이 없는 가짜 꽃이다 꿀벌을 모으기 위해 가장자리의 절반이 필요하다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 그게 해바라기의 생존법이다 가짜가 절반을 넘어서면 꿀벌은 점점 꽃을 찾지 않는다 가짜가 전부가 되면 꿀벌은 죽을 수도 있다 그전에 다른 꽃을 찾아갈 것이다 센 볕에 목을 비틀며 해바라기는 그럴듯함의 수위를 조절한다 살아갈 수 있는 거기까지의 그럴듯함,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해바라기와 꿀벌도 모두 살아 있다. - 시집 ‘간장’ 중에서 해바라기는 큰 꽃 안에 아주 자잘한 꽃을 빼곡히 담고 있다. 해바라기 씨 하나하나에 다 꽃이 달려있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꽃 하나하나가 다 향기를 만들어낸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얼마나 비경제적인가. 그러니 꽃이 향기를 맡고 올만큼만, 딱 그만큼만 향기를 퍼뜨리면 된다. 살아갈 수 있는 거기까지의 그럴듯한 수위 조절이 해바라기 생존법의 최고 핵심이다. 우리도 세상을 살면서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한계치에서 가장 적당한 수위를 조절해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의 능력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면 곧 지쳐서 그 일을 그만두게 된다. 또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 적은 일
살바도르 달리의 1946년 작 ‘성 앙투안의 유혹’은 아주 기묘하고 매력적인 그림이다. 하기는 달리의 작품 태반이 그의 꿈과 몽상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리고 있으니, 이러한 작품들 대부분이 매우 기묘하다고 할 수 있다. 달리는 괴상망측한 형태를 고안해 내는 일에 관한 한 초인적인 힘을 지닌 인물이었고, 대중들은 달리가 쏟아내는 꿈과 환상 속 장면들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그의 폭발적인 상상력에 감탄하곤 했다. 그중에서도 ‘성 앙투안의 유혹’은 프랑스의 대문호 귀스타프 플로베르의 동명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이다. 화면의 왼쪽 하단에는 벌거벗은 성 앙투안이 앙상한 십자가를 들고 절규에 가까운 저항을 하고 있다. 그의 몸은 손에 쥐고 있는 십자가처럼 앙상하기만 하다. 그가 십자가를 쳐들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는 대상은 성 앙투안이 바라보고 있는 환영이다. 말과 코끼리의 짐승 떼가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고, 그것들은 이교도들의 신전,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나체의 창녀와 여인의 상반신을 등에 짊어지고 있다. 앙상한 성 앙투안의 몸에 비하면 여인의 나체는 매우 육감적이며, 그 포즈는 도발적이다. 짐승들의 다리는 길게
흔히 극작가로 알려진 영국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154편의 소네트를 쓴 시인이기도 하다. T.S. 엘리엇은 단테와 셰익스피어를 비교하면서 단테가 인간 영혼의 깊이와 높이를 노래한 시인이라면 셰익스피어는 인간 정서의 폭을 노래한 시인이라고 말했다. 셰익스피어 문학의 불멸성은 시공을 초월한 인간의 보편성을 탁월하게 표현한 데 있다. 내 애인이 자기가 진실하다고 맹세하면 / 난 그녀를 믿어요,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 그녀가 나를 세상물정모르는 / 젊은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 내가 한창때가 지난 나이임을 그녀도 알건만 / 나를 젊은이로 생각하기를 헛되이 바라면서, / 나는 그녀의 거짓말을 믿습니다. / 둘 다 뻔한 진실을 감추고 있지요. / 하지만 왜 그녀는 부정한 여자라고 말하지 않는지요? / 그리고 나는 왜 늙었다고 말하지 않는지요? / 오, 사랑의 본질은 믿는 체 하는 데 있고, / 성숙한 사랑은 나이를 따지지 않는 법이지요. / 그러기에 나는 그녀에게 그녀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 그리고 서로의 결점에 대해 거짓말로 서로를 위로합니다. - 소네트 138,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