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행동의 불편을 겪는 분이나 좌절과 상심으로 행려나 노숙으로 고초를 겪는 분들 보다 더 불행한 이는 영적 장애인이다. 존재 자체가 거룩함이요 살아있는 것 자체가 축복” 이라고 ‘무지개 선물’과 ‘동행’의 저자이자 작은예수 수녀회 원장인 윤석인 수녀가 자신의 저서에 남긴 글이다. 그는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첫 장애인 수녀였다. 너의 기쁨도 나의 기쁨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삶의 기쁨을 함께 어우르며 살아가는 맑고 맑은 삶, 너의 아픔도 나의 아픔도 모든 괴로움을 서로 나누는 동행의 삶이 곧 영적인 삶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동체가 바로 가정일 것이다. 가족이라는 것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공유체가 아닐 뿐만 아니라 능력으로도 소유할 수 없는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삶의 여정에서 돌출되는 불의의 사고, 예기치 못한 인연과 슬픔 등 모든 것을 함께 보듬어 품어 안고 가야 하는 것이 바로 가족이고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앉은 적 없는 의자처럼 그지없이 외로운 것이 인생이라지만, 자기 자신과 만나고 낳아 키워 주신 부모와 또 한집안에서 태어난 형제자매가 공존한다는 것
시흥시, 이천시, 가평군은 2018년도 지방재정 운영사항을 각 시·군 홈페이지에 공시했다고 2일 밝혔다. 시흥시의 2018년도 살림규모는 2조 4천1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6.1%(1천394억 원)의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이는 유사지방자치단체 평균(1조 6천21억원)보다 8천109억 원이나 많은 규모라고 밝혔다. 시흥시는 9개분야 59개 항목을 공개했으며 지방세 및 세외수입 등 자체 수입은 6천219억 원, 지방교부세 및 조정교부금, 보조금 등 이전 재원은 5천130억 원, 보전수입 및 내부거래는 1조 2천781억 원이다. 시흥시는 특수공시로 오이도유적 종합정비 및 역사공원 조성사업, 목감도서관 건립 등 7개 사업을 선정해 재정에 대한 주민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천시는 9개 분야의 공통공시와 특수공시를 공개했다. 시는 공통공시에서 2018년도 살림규모는 1조4천844억 원으로 전년대비 2천260억 원 증가했으며, 이는 유사 지방자치단체 평균액(1조629억 원) 보다 4천215억 원이 많다고 밝혔다. 이 중 지방세 및 세외수입을 더한 자체수입은 5천660억 원으로 유사 지방자치단체 평균액(2천349억 원)보다 3천311억 원이 많
경기도가 ‘수술실 CCTV’를 민간의료기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도내에서는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에서 ‘수술실 CCTV’가 운영되고 있다. 도는 오는 2020년부터 ‘민간의료기관 수술실 CCTV지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먼저 공모를 통해 민간의료기관 10~12곳을 선정, 1개 병원당 3천 만 원의 설치비를 지원한 뒤 효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의 말처럼 수술실 CCTV는 도민들이 열렬히 지지하는 사업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도정 여론조사 결과 경기도민 93%가 ‘수술실 CCTV 설치 운영이 의료사고 분쟁 해소에 도움이 될 것’, 91%가 ‘도립병원 수술실 설치 운영에 찬성 한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안성병원의 총 834건 수술 중 523명(63%)의 환자가 촬영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했으며 올해 5월 수원, 의정부, 파주, 이천, 포천 등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병원에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전국 1천818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수술실에 CCTV를
수원지역 민주화운동 역사가 기록으로 남는다. 1980~2000년대 초반까지 운동사가 ‘온/오프’ 형태로 묶여진다. 과거는 흘러가는 범주지만 역사는 기록으로 남을때 그 의미가 찾아지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를 만드는 일에 ‘수원민주화운동 계승사업회 편찬위원회’가 자처하고 나섰다. 수원 2049 시민연구소 유문종 소장을 비롯해 이종근, 구본주, 이상명, 오양섭, 강석우, 김영균, 홍현정 등이 일을 나눴다. 수원지역 종교·청년·대학·통일·여성 운동사를 총망라한다. 빠르면 2023년 말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편찬대장정의 뿌리는 박우석 전 민주주의 민족통일 경기 남부의장이 소장하고 있던 큰 종이 상자 10여 박스 분량의 방대한 자료다. 자료집과 전단지 등 20년 세월 동안의 지역 운동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를 바탕으로 파일 분류부터 D/B 작업, 박물관 소장까지 긴 여정을 떠난다. 지역 단체와 활동가 등과 협력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 말까지 1차로 수원 EYC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와 불교청년운동에 대한 자료를 정리할 예정이다. 당시 지역 운동의 구심점이
‘밥도둑’. 간장게장의 별칭이다. 진한 간장에 은은하게 삭힌 게살의 쫀득하고 탱탱하면서도 짭쪼름한 감칠맛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쪽쪽 소리를 내며 연신 빨아먹고 집게다리 속살까지 발라먹은 뒤 게딱지 내장에 윤기 나는 밥 한 술 비벼 먹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앉은 자리에서 밥 두 그릇 정도는 그야말로 ‘게 눈 감추듯’ 뚝딱 해치운다. 오래 전부터 간장게장은 귀하게 대접받은 진미였다. 조선시대 문인 서거정은 간장게장의 맛을 이렇게 노래 하기도 했다. ‘눈 내린 강 언덕에 얼음 아직 남았는데/ 이 무렵 게장 가격은 더욱 비싸구나/ 손으로 게 발라 들고 술잔을 드니/ 풍미가 필탁의 집게를 이기는구나’라고. 중국에선 기원전 7세기부터 게장을 천제(天祭) 에 썼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가하면 중국의 옛 문헌에도 게장 음식이 많이 나오는데, 서거정 시에 나오는 진나라의 필탁(畢卓)은 술안주로 게발을 항상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시인 이태백도 ‘월하독작사수시(月下獨酌四首詩)’에서 “한 손에는 게발을 들고 한 손에는 술잔을 들고 주지(酒池) 속을 헤엄치고 있으면 일생 살아가는 데 무엇을 더 바라리요” 하고 읊었다. 조선시대에는 민물게로 담근 참게장을 주로 먹었다. 임
유통기한 /이근화 오늘은 검은 비닐봉지가 아름답게만 보인다 곧 구겨지겠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사물의 편에서 사물을 비추고 사물의 편에서 부풀어 오르고 인정미 넘치게 국물이 흐르고 비명을 무명을 담는 비닐봉지여 오늘은 아무렇게나 구겨진 비닐봉지 앞에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 이근화 시집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 곧 구겨지겠지만 비닐봉지가 사물의 편에서 사물을 비추고 사물의 편에서 부풀어 오르고 인정미 넘치게 국물이 흐르듯이, 곧 유통기한이 닥치겠지만 ‘나’도 사람의 편에서 사람을 비출 수는 없을까. 비명이면 어떻고 무명이면 어떤가. ‘나’도 사람의 편에서 부풀어 오를 수는 없을까. 입고 먹고 사는 것들 편에서가 아니라, 무슨 이념이나 신념의 편에서가 아니라, 나아가 삶의 의미와 무의미의 편에서가 아니라 사물의 편에 선 아름다운 검은 비닐봉지처럼, 사람의 편에 서서 인정미 넘치는 사람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김명철 시인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가? 아직은 아니다. 누구나 그것을 예견하고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될지도 알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되면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3차 산업혁명을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한 자동화·정보화라고 한다면, 지금이 그 때다. 현재를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부를 특징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스스로 시대구분을 하면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 스스로 숫자를 붙이기 시작해서 지금 우리가 6공화국인지, 개헌을 하면 6공2기인지 7공화국인지 헷갈리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그리고 융합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AI를 주로 떠올리지만 더 중요한 특징은 ‘융합’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출현해 자동차산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AI와 공유경제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이 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전통 농업은 스마트농업으로 변신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4차 산업혁명을 이루려면 우리의 의식구조와 사회시스템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AI가 발달하면 그동안 인간들이 판단하
돈은 그의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겨우 주린 배를 채우며 고등학교를 나오자 곧장 돈 버는 일에 달려들었다. 다달이 받는 월급은 그가 원하는 만치 돈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지 못했다. 그는 그 일을 집어치우고 아예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바닥에 와야 돈도 제대로 벌 것 같았다. 그는 포목점의 점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비단 장수가 돈 버는 요령을 익혔다. 그는 아니 입고 아니 먹으며 오직 돈만 모았다. 그 돈으로 작은 포목점을 차렸다. 당시만 해도 포목점이 귀한 시대라 조금씩 단골들이 몰려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돈이 모이니 살판이 났다. 그래서 아예 점포에 젊은 여자 하나를 심부름꾼으로 들여놓았다. 월급 몇 푼을 주고도 그는 그 여자를 입안의 혀처럼 부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돈의 위력이 그만큼 세다는 걸 나날이 실감한 그는 오직 돈 버는 일에만 눈이 멀었다. 통장에 돈이 좀 모였다. 집도 반듯한 것으로 샀다. 이제 세를 줄 반듯한 상가 하나를 사는 게 그의 꿈이었다.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날이 단골들이 늘어나고 그의 가게도 세를 더해갔다. 그러나 그게 한계였다. 그에게 병
<신규> ▲ 문석완 命 편집국 지역사회부 포천담당 부장 9월 2일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