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지치 /진란 네게로 흐르는 것을 멎기 위하여 말을 닫고, 바람과 바람 사이로 섬과 섬 사이로 사람과 사람 사이로 멀리 떠돌았던 것이다 모래도 지쳐서 쌓이는 곳 바닷내음 다 날려버리고 그리움의 알갱이끼리 쌓이고 뭉친 곳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을 때 익숙한 네 눈동자가 설핏 보였던가 뜨거운 입술만 타투처럼 남아 신두리 사구에 뿌리 깊게 묻혔던가 심장 속에 싸그락거리는 모래꽃 같은 봄을 만끽하고 있을 때 시인의 잃어버린 시를 만난다. 홍진에 열꽃 뿜듯, 꽃으로 쏟아내어 소리없이 봄을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태안반도 신두리에 가면 거대한 사구가 있다. 시인은 뿌리 내리기도 힘들어 보이는 모래 틈에 자리를 잡고 피어있는 작은 모래지치 꽃을 보며 그리운 무엇을 생각하며 마음이 뭉클했나보다.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끝나지 않은 것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를 다시 떠돌다 바다에 가면 그리워지는 무언가가 또 있을 것이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를 간절하게 사랑한 기억 같은 것도 만나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지성과 의지 고뇌와 갈등을 빚는 계절에서 이 잔인한 사월의 봄날이 화사한 바깥으로 오늘 안부를 나누는 인사를 전해보
또 다시 4월이 왔다. 터져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까운 꽃잎들이 비와 바람으로 흩날리는 걸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운 생명들은 어쩌면 저리도 연약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오늘은 모네의 1879년작 <카미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한다. 카미유는 모네의 부인이자, 어려웠던 시절 그의 곁을 지켜준 동료였고, 또 그의 모델이기도 했다. 32세의 여인은 깊은 한숨처럼 꺼져버렸고 그의 눈꺼풀과 입술도 죽음의 기운으로 눌러 앉았다. 회색과 보라와 노란빛들이, 날아다니는 꽃잎처럼 휘날리며 그녀를 감싸고 있다. 죽음조차 찬연한 빛으로 묘사한 모네다. 먼 훗날 모네는 카미유의 죽음이 찾아 온 순간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색채의 충격에 자신도 모르게 반응했다고 회고했다. “내게 너무도 소중했던 한 여인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고, 이제 죽음이 찾아왔습니다. 그 순간 저는 너무 놀라고 말았습니다. 시시각각 짙어지는 색채의 변화를 본능적으로 추적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1928) 빛이 얼마 들지도 않았을 것 같은 깜깜한 방 안에서 모네는 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화가라는 천직은 그로 하여금 사랑하는 여인이 죽어가는
오늘 행사가 있어 준비도 하고 조금 일찍 서둘러 나왔습니다. 약속한 회장님 사무실로 갔더니 불을 켜 있는데 문은 잠겨 있어 전화를 드렸더니 신축현장에 계시다면서 빨리 오시겠다고 합니다. 참 기분이 묘한 게 그동안 자주 드나들면서 못 느끼던 감정이 스칩니다. 다른 때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어서 아무 거리낌 없이 출입을 했는데 이른 아침에 주인 없는 사무실 앞에 서 있자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무슨 여자가 왜 남의 사무실 앞에 서있을까 하는 것 같은 생각이듭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 혼자의 생각이지요.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내가 서있던 앉아 있던 누가 쳐다보기나 한다고 이런 터무니없는 착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 길 건너에서 웃으며 다가오십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시기가 무섭게 서둘러 컴퓨터를 켜시고 사진 한 장을 보여주시면서 꽃 이름을 물어보십니다. 한 번에 알려드려도 좋겠지만 조금 시간을 끌다 꽃 이름을 알려드립니다. 그것도 새로 바뀐 현재의 이름만 알려드리는데 손님이 오십니다. 그분들끼리 뭔가 중요한 사업상의 대화로 진지한 분위기입니다. 사실 자신 있게 꽃 이름을 말하기가 난처했던 이유가 그 꽃 이름은
각종 교통 호재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출 청라국제도시에 청라 호수 조망이 가능한 ‘청라 리베라움 더 레이크’가 들어선다. ‘청라 리베라움 더 레이크’는 인천 서구 경서동 943-9(청라지구 C3-9BL)에 들어서는 소형주거 상품으로, 전용면적 22~51㎡, 총 409실로 공급된다. ‘청라 리베라움 더 레이크’가 들어서는 청라국제도시는 지하철(예정), 고속도로, 공항 등을 아우르는 우수한 교통인프라를 보유한 곳으로, 미래가치가 높다. 7호선 연장사업(예정)이 완료되면 강남까지 환승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7호선 연장사업(예정)의 직접적 수혜단지인 ‘청라 리베라움 더 레이크’는 향후 역세권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다양한 생활인프라의 수혜를 가장 가까이서 누리는 단지가 될 전망이다. 교통여건 외에도 청라호수공원의 쾌적한 환경과 우수한 조망도 눈에 띤다. ‘청라 리베라움 더 레이크’는 최고 24층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청라호수공원 조망으로 투자자는 물론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전망이다. 또 바로 앞에 위치한 4.5㎞의 인공수로 커
<안양시> ◇5급 전보 ▲테크노밸리전략관 유한호
▲장경순 경기도연정부지사 ▲이상영 리서치 플랜비 대표 ▲홍정민 CNR 대표 ▲안병춘 KGR 대표 ▲서정홍 ㈜융지유엘씨 부장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 금성백조는 오는 13일 화성시 오산동 일원에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한다고 11일 밝혔다. 동탄2신도시 C7블록에 들어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7층, 4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84~101㎡ 498가구와 전용면적 22㎡ 오피스텔 420실 등 모두 918가구다. 단지에선 SRT 동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어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는 15분 안에 도착이 가능하다. 오는 2021년 개통 예정인 GTX를 이용하면 삼성역까지 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등을 이용하는 데도 편리하다. 또 동탄역에 일반버스와 광역급행버스 등이 정차할 복합환승센터가 계획돼 있어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도 좋아질 전망이다. 특히 동탄역과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가 연계된 중심생활권에 위치해 있어 주거, 문화, 업무를 한번에 아우를 수 있다. 아인·청계초, 청계·동탄중, 동탄중앙고 등 도보 통학이 가능한 학교도 상당수며 청계중앙공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전 가구가 4베이, 맞통풍 구조며 주차는 100% 지하화했고 주민카페, 게스트하우스
플라스틱에 관한 우스갯소리 하나가 있다. ‘신이 창조할 때 실수로 빠뜨린 유일한 물질’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히트상품중 하나로 꼽힌다. 선보인지 150년도 안됐지만 우리의 삶 속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소재로 자리 잡고 있어 더욱 그렇다. 그리스어로 성형하기 쉽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플라스틱이 탄생한 것은 당구공 덕분으로 알려지고 있다. 엉뚱한 것 같지만, 내용은 이렇다. 1860년 무렵 아프리카 코끼리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일로 당구공의 재료로 쓰이던 상아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그러자 미국 당구업자들은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개발하는 자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지급한다는 공모에 나섰다. 여기에 응모, 상금을 탈 욕심에 하야트란 인쇄업자가 동생과 함께 톱밥과 종이를 풀과 섞어 당구공을 만들려다, 우연히 니트로셀룰로오스와 장뇌(녹나무를 증류하면 나오는 고체 성분)을 섞었을 때 매우 단단한 물질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천연수지로 만든 최초의 플라스틱 ‘셀룰로이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지금 소재와는 매우 다르지만 플라스틱의 원조임은 틀림없다. 플라스틱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1933
목련이 피었는데 죄나 지을까 /손현숙 하필이면 당신 방 창문 앞에 펑, 폭탄처럼 귀신처럼 허공을 말아 쥐는 나의 몰입 그것은 유혹이 아니라 발정이다 얌전하게 입술 다물어 발음하는 봄 따위, 난간 위를 걷는 고양이 걸음으로 한바탕 미치면 미치는 거다, 뭐 오늘이 세상 끝나는 날이다 몸을 열어 한순간에 숨통 끊어져라 하얗게 할퀴는 꽃, 곱게 미쳐서 맨발로 뛰어내리는데 모가지가 허공에 줄을 맨다 - 손현숙 시집 ‘일부의 사생활’ 중에서 봄의 전령은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아하게 피어나는 목련이다. 화자는 왜 목련이 피었는데 죄 지을 생각을 하고 있을까? 죄의 유형도 여러 가지인데 어떤 죄목인지 자못 궁금하다. 시속에 등장하는 시어 ‘몰입’과 ‘발정’은 어쩌면 독자들로 하여금 야한 생각을 하게 하는 함정일 수 있다. 봄의 상징인 꽃을 끌어내고 꽃의 상징인 어떤 에로틱함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봄은 그만큼 마음이 흐트러지고 몸과 마음이 열리는 계절인 것이다. 화자는 요즘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me-too의 계절, 봄이라는 것을 예언하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사람과
동양철학의 대성현인 공자의 사상을 정리한 논어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學·而·時·習·之, 不·易·悅·好. 하지만 어딘가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배우고 익히면 기쁘다’는 것은 공부 좀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배우고 익히는 삶은 어떻습니까. 기쁘지 않습니다. 입사위주의 서열 정하기,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교육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간의 본성인 협동하는 공동체의 삶보다는 ‘일등이 아니면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는 어느 광고의 카피라이터처럼 성과주의와 개인주의가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승자만 있지 않습니다. 수많은 패자도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일류만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수많은 이류와 삼류가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알아가는 배움과 즐거움이 있는 학습이길 바랍니다. 사회복지도 다르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것입니다. 지극히 평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