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詩와 함께 하는 오늘]너
너 /이노나 바람이 몹시 불었다 나뭇가지가 휘청였다 햇살이 따라 흔들렸다 깃발은 위로 펄럭였다 구름이 빠르게 흩어졌다 어떤 것도 머무르지 않았다 어렵게 태어난 꽃송이가 아뜩히 날리고 있었다 그 위로 바람이 다시 불었다 그리고 끈질기게 꿈틀대는 숨을 보았다 바로, 여기 봄 깊은 뿌리로 돋는 네가 있었다 ■ 이노나 1969년 경남 마산 출생. 경북대학교 사법학과·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문창과 졸업. ‘연인’에 시 부문 등단(2012), ‘K-스토리’ 소설 부문 등단(2017). 시집 ‘마법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