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쿠팡마니아다. 무 반쪽을 저녁에 주문해 새벽에 받기도 하고 창틀 방충망도 신속히 배송받아 창에 끼워 넣는다. 딸은 배민에서 떡볶이를 시키면서도 배달이 빠르면서 배송비가 가장 싼 곳을 선택한다. 나도 최근 중소기업 제품으로 대형 TV를 교체했는데, 배송비가 저렴한 기업을 선택했다. 바야흐로 소비자의 제품 선택 기준이 배송 속도와 물류비용으로 바뀌었다. 정책자금, 연구개발 등 우리나라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비교적 잘 돼 있다. 그러나 물류지원은 그 중요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체계가 없어 보인다. 국토부는 주로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어 정책을 추진하고, 대기업의 스마트 물류센터에 인증을 부여하고 첨단화 비용을 지원한다. 코트라는 해외 공동물류센터 사업을 통해 해외 현지에 독자적인 물류센터를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현지 물류사의 창고를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중기부나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는 항공‧해상운송, 보험료 등을 지원하는 물류전용 수출바우처를 지급하거나 소상공인 공동물류센터를 지원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상기의 중소기업 물류지원이 독립된 사업이 아니거나 지원내용도 인프라 지원이나 운송수단 활
지난 주말 '다음 소희'라는 영화를 봤다. 실제 일어났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주인공 김소희 양은 한국통신S플러스의 하청업체 LB휴넷에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계약 해지 방어팀의 콜센터 현장실습생으로 근무했다. 부모는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좋아했고 학교도 후배에게 좋은 본이 되고 있다고 만족하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주인공은 고객으로부터의 욕설과 성희롱, 회사로부터 실적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를 단순히 세상은 어린 18살 소녀가 살아가는 게 녹록지 않다거나 남의 돈 따먹기가 쉽지 않다는 등의 쉬운 말로 덮어두기에는 왠지 죄지은 기분이 든다. 어딘가에서는 현재도 진행형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실제로 몇 년 전 현장실습생들의 어려움을 들었던 기회가 있었다. 이들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 것은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과 멘토로 일하는 상사들의 욕설이었다. 급여가 중요한 요소이기는 했지만, 큰 애로사항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영화 속의 근무 환경과 정신적 노동 현실이 함께 투영되다니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현실에서 보면, 교육청 등 정부 기관은 우리의 젊은 특성화고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