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학(회장 박병두)이 지난 8일~9일(1박2일) ‘느림의 섬’으로 알려진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서 수원문학 창작연수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원문학아카데미 창작연수와 관련, 그간 회고와 전망을 논의하고 시민들과 수원문학인들이 공감·소통하는 문학을 찾는데 목적을 뒀다. 수원문학은 최동호 시인, 김왕노 시인을 비롯한 300명의 회원들과 독자적인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150명 작가들을 포함해 450명의 수원문학인들이 지역문학발전과 수원인문학도시에 장르별 창작활동을 통해 시민들과 호흡해 왔다. 워크숍은 다섯 가지의 주제로 이성수 소설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인공지능 시대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문학의 기능- 최동호 시인 ▲창작연수의 성과물과 시민들의 참여의식- 오세영 시인 ▲문학의 오솔길 담론- 이건창 시인 ▲영화와 문학의 만남- 조희문 영화평론가 ▲문학과 창작활성화- 이경철 문학평론가 ▲계간 수원문학의 오늘- 김왕노 시인 ▲수원문학관건립에 대한 나아갈 방향- 양승본 소설가 등 참가 임원진 모두가 참여해 발제와 토론을 가졌다. 특히 길 위의 인문학에서는…
지난 3일 저녁 6시(현지시간)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대학 아시아 아프리카 학부 강당에서 최동호 시인의 시집 러시아판 출판 기념회가 120여 명의 일반인, 대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모스크바 대학 한국어과 이리나 카사트키나 교수와 정인순 교수가 공동 번역한 이번 시집은 러시아 대표적인 출판사 엘 일리시아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평론가 이경철은 모두 발언에서 “최동호는 시와 평론으로, 그리고 시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대학교수로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시를 견실하게 이끌어오고 있는 중진시인”이라며 “한국시가 정체성을 상실하고 가상현실과 환상성이 뒤섞이는 상황에서 최동호 시인은 세속성, 주관성, 정체성, 해체성 등의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신주의 시 운동’을 주도하고 나섰다. 한국의 전통 정신, 우주만물과 통하고 어우러지는 풍류도 혹은 신선도, 정신을 올바로 세우고 절제하는 유교의 선비정신, 세계를 단숨에 직관적으로 파악해내는 불교의 선(禪) 등을 접목해 시에 정신과 영혼을 불어넣는 극서정시를 발표해왔다”고 평했다. 최 시인은 인사말에서 “톨스토이와 푸시킨의 나라인 러시아에서 제…
강화문학회(회장 최연식 시인)가 2018년을 마감하며 강화문학 제18호를 발간하고 출판기념회와 함께 문학축전을 개최했다. 12일 강화문학회에 따르면 전날(11일) 저녁, 강화읍에 위치한 중앙웨딩홀에서는 신득상 강화군의회의장, 박용철 부의장과 군의원, 황완익 강화문화원장, 임호영 강화군문화관광과장 및 이웃 김포문인협회와 통진문학회원,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출판기념회와 문학축전을 축하했다. 출판기념회에서 신 의장은 “강화문화의 새 역사를 쓰며 문학적 토대를 마련한 최연식 회장과 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의회 차원에서 강화문학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연식 회장은 출판기념사에서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한 향토적 자산을 밑거름으로 강화의 현재적 상황 속에서 문학적 가치를 높여나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기념식장에는 회원들의 시화를 전시해 참석자들께 눈으로 시를 보고 감상하는 기회와 시낭송을 통한 감성의 교류 및 음악과 율동을 곁들인 공연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강화문…
…
자선기부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비록 유대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지만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유대인 부모들이 자식에게 어려서부터 가르친다는 자선 기부의 등급은 모두 8단계다. 가장 낮은 단계는 ‘불쌍해서 주는 것’이다. 바로 윗단계는 ‘마지못해 주는 것’이다. 가장 높은 단계는 ‘받는 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기부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정체를 모르게 하는 것’이다. 익명성을 중시한 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존심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등급에 관계없이 기부는 뇌 전두엽의 도파민 등 신경전달 물질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돈을 받을 때 못지않게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이름을 알리지 않고 남을 도와줄 때 이런 행복감이 더해진다는 심리학자들의 분석도 있다.대커 켈트너 미국 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는 ‘선(善)의 탄생’이란 책에서 “돈을 기부하면 자기 자신을 위해 썼을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진다”고 주장했다. 이런 현상들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 부른다. ‘남을 도울 때 느끼는 최고조의 기분’을 의미하는 정신의학 용어다. 미국의 내과 의사 앨런 룩스가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내가 탄 버스는 시골길을 덜컹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차 안은 한산하였다. 마침 시골 장터가 서는 날인 모양이다. 오일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 노인들 몇 명이 좌석 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때 내 맞은편 좌석에서 힘들게 기침을 하고 있는 젊은 여자에게 눈이 갔다. 여자는 첫눈에도 병색이 완연했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입은 옷도 초라하였다. 거기다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통을 악다물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여인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이마 위로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보다 못해 그 병이 든 여자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어디 아프세요?” 나의 물음에 여인은 간신히 손을 내저으며 고맙다는 웃음을 지어 보이려고 했다. “많이 아프면 읍내 병원으로 가세요.” 나의 말에 여인은 띄엄띄엄 자신의 병세를 설명했다. 여인은 폐병말기였다. 시골살림에 제때 제때에 병원 약을 먹지 못했다. 그러자 차차 균들이 내성을 길러갔다. 해가 갈수록 처방약의 단위수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도 병은 낫지 않았다. 여인의 폐병은 그 어떤 약에도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처방할 약이 없다고 의사가 최후선고를 했다는 얘기였다. 여인은 힘들게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에 겨울이 내려앉았습니다. 이 해도 저물어 갑니다. 그늘진 이웃이 유독 생각나는 손 시린 계절입니다. 이맘때는 모두가 천사가 됩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돕기에 모두 나서기에 그러합니다. 그게 바람직한 일입니다. 바른 삶입니다. 적십자회비 참여는 우리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이 됩니다. 적십자는 생명입니다. 적십자는 같이 있지만 숨겨진 이웃을 찾아 돕습니다. 같은 시간에 누구는 행복하고 누구는 눈물을 흘립니다. 도민 모두가 따뜻한 인도주의 손길이 더 멀리 고루 퍼질 수 있게 자발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합니다. 이웃, 나눔, 감사, 봉사, 희망 등은 되뇌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아름다운 말들입니다. 그 아름다운 말들이 모이면 세밑에 어려운 이웃들의 언 마음을 녹여줄 것입니다. 성금을 내주는 도민들의 정성된 마음은 어둔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처럼 그렇게 반짝반짝 빛날 것입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을 배려해주는 사람들에겐 은은한 향기가 번져 나옵니다. 자신만의 즐거움에 젖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의 다른 삶과 함께 더불어 즐길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14년 전에 고종황제가 “광제박애(廣濟博愛), 즉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대금 /석성일 갈 곳 없는 바람 하나 달빛 밟고 찾아와서 참았던 슬픔 통곡하라고 가슴에 문을 달지 않았구나 한 채 이불도 없고 한 잔 술도 없지만 하룻밤 편히 울어 보라고 가슴을 텅텅 비웠구나 시적 대상에 대하여 화자의 감정이 오롯이 이입되어 있다. “갈 곳 없는 바람 하나”에서 떠도는 나그네의 방황을 연상하게 된다. 대금에 뚫린 구멍을 통해 시인은 “가슴에 문을 달지 않았”다거나 “가슴을 텅텅 비웠”다는 표현을 하고 있고, 밤에 들리는 저음의 대금 소리는 고적한 정취를 자아낸다.화자는 전생에 무슨 업(業)과 슬픈 습(習)이 있는지 “달빛 밟고 찾아”오는 은은한 분위기와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산수운연(山水雲煙)의 여운과 달을 묘사하기 위해 화면을 어슴푸레하게 그리듯이 화자의 마음은 바람소리, 대금소리와 더불어 선염법(渲染法)으로 무상감에 젖어있다. /박수빈 시인…
올해도 어김없이 거리에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고,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그러나 기부의 손길은 예년만 못하다. 지난달 20일 시작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액은 10일 현재 463억원으로, 지난해의 80% 정도에 그쳤다. 목표액에 도달할 경우 100℃를 가리키는 ‘사랑의 온도탑’의 수은주는 현재 11.3℃에 머물고 있다. 2000년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 이래 100℃에 도달하지 못한 적은 2000년과 2010년 단 두 차례다. 지금 같은 속도면 올해 목표 4천105억원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 11월 30일 시종식을 가진 구세군 자선냄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선냄비에 기부하는 손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매년 저소득층 지역에 연탄을 후원해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 후원받은 연탄이 40%가량 적다고 걱정하고 있다. 연탄에 의지해서 추위를 이겨야 하는 빈곤층으로서는 연탄값이 인상된 데다 기부도 확 줄어서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유례없이 온정의 손길이 줄어든 것은 우선 경기가 안 좋아서 일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들면 이웃에 대해서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용 불안과 자영업자들의 폐업 등 서민들의 삶이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금융 부실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의 자영업자 신용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들의 총여신 연체율은 4.6%였다. 같은 기간 상위 19개 대부업체의 평균 연체율은 10.7%나 됐다. 여기에 더해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피해자는 서민과 영세상인이다. 대출이 거절된 절박한 처지의 영세 자영업자나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법 사금융은 한마디로 ‘악마의 유혹’이다. 이들은 연금리 환산 시 터무니없는 이자를 부과하기도 한다. 불법 대부업체는 대부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하거나 법정 최고이자율인 25%를 초과해 돈을 빌려 주는 행위를 하는 곳이다. 급전이 필요한 영세자영업자나,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주부, 대학생 등이 불법 대부업체를 이용했다가 곤욕을 치르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불법 사금융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