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겨울철, 교복 위에 입는 윈드자켓이 10대를 중심으로 유행한 시절이 있었다. 일명 ‘노페’(노스페이스)라 불리는 수십만원짜리 아웃도어로부터 2천100만원이 넘는 ‘캐몽’(캐나다 쿠스 몽글레르) 패딩까지, 종류와 디자인이 다양하고 화려한 것은 물론이고 가격 또한 고가였다. 이 같은 패딩을 입는 것이 당시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로망’이었나를 잘 대변하는 노랫말도 있다. 한 공고생이 지었다는 ‘노스 패딩’이라는 시에서 나왔다는 가사는 이렇다. “비싼 노스 안에 내 몸을 숨기고/ 무엇이라도 된 듯하게 당당하게 거리를 걷는다/ 한겨울엔 노스만 입어도 무서울 게 없다.” 그러자 일반 학생들마저 너도나도 우르르 사서 입는 유행이 급속도로 번졌다. 또 일부는 부모들을 압박, 구매를 강요하다시피 하면서 가계 부담을 가중시켰다. 사람들은 이러한 패딩을 ‘등골 브레이커’라 불렀다. 자식이 유행에 뒤지지 않게 하려고 등골이 휠 정도로 돈을 마련하려는 부모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의류업계는 너도나도 윈드자켓 시장에 뛰어들어 상혼을 부추겼고 제품은 포화 상태를 이루었는데 1년 후쯤 패딩의 인기가 사그라들자 재고 처리에 골치를 앓는 진통도 겪었다. 최근 평창동계
칼로의 나비를 그리다 /정영숙 철제 코르셋에 그려 넣던 그녀의 나비들 그녀는 얼마나 훨훨 창공을 날고 싶었을까 침대에 누워 천정의 거울 속을 들여다보며 심장의 붉은 피로 철제 코르셋에 그리던 나비들 지진이 난 것처럼 한순간 206개의 뼈가 흔들렸던 그녀의 몸 32번의 수술을 하고도 창공을 날아오를 꿈을 꾸던 불굴의 나비가 되고 싶다 순수 영혼의 알록달록한 나비들을 내 심장에 그리고 싶다 해와 달을, 그녀가 태어난 대지를 가슴에 품고 사랑하는 디에고를 이마에 백호처럼 그려 넣고 영원을 날고자 했던 불사조, 붉은 나비들 목뼈에 금이 간, 내 거울 속 지도에 불러 보아 그녀가 간 길을, 천만 번 백만 번 따라 그리며 내 굳어진 심장의 코르셋을 푼다. - 시집 ‘볼레로, 장미빛 문장’ 프리다 칼로, 그녀의 그림에선 늘 섬뜩한 선혈이 뚝뚝 듣는다. 소아마비, 최악의 교통사고, 수십 번의 수술,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여성편력, 세 번의 유산 등, 인간으로서 감내할 수 없는 극한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자의식을 일깨운 혁명적 전사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화가가 꿈이었다는 시인의 명화감상평은 이미 독보적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예술이 고통으로부터 피어난 피
날씨가 매섭게 차다. 예전처럼 입동 추위 잠깐 하고 물러서 잠시 숨고르기하고 오는 추위가 아니라 연일 한겨울 추위다. 올겨울은 추위가 만만치 않을 모양이다. 설상가상으로 지진까지 나서 많은 피해를 주고 여진이 계속되는 모습이 많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이럴 땐 날씨라도 따듯하면 좋으련만 그게 어디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오늘 아침에는 일찍 조정천 변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 응달진 보 위에는 비록 살 얼음이지만 개울물이 전체가 얼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절기가 소설이다. 일 년 중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는 눈발도 날렸다.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입동과 대설 사이에 들어있으며 양력 11월 22일쯤이다. 농가에서는 소설 즈음이 되면 담에 이엉을 얹고, 지붕을 인다. 옛날에는 초가지붕이라 이엉을 엮고 얹고 잇는 일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민속촌이나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어린 시절에는 이엉을 엮어서 얹는 모습이 신기하여서 추위도 모르고 한참을 바라보던 기억이 있다. 친구 영섭이 아버님은 워낙 손재주가 좋으셔서 서로 그분을 모셔다가 이엉을 잇는 일을 하였다. 가파르게 경사진 지붕에서 둘둘 말린 이엉을 펼쳐서 이어 가시는…
조선 시대 왕의 사랑을 그린 ‘사극 로맨스’ “하나쯤은, 단 하나쯤은 제 것이 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까!” “잊겠다 하면 그리워지고 그립다 하면 쉬이 잊혀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 잊기도 그립기도 싫었기에 소신은 그저 그 아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만 마음에 담겨 두었답니다” 5년이 지났지만,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명대사를 생각하면 그 때의 감동이 떠오른다. ‘사극 순정로맨스’라는 새로운 장르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해를 품은 달’의 촬영 장소인 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은 ‘해를 품은 달’ 뿐 아니라 대장금(2003년), 왕과 나(2007년), 성균관 스캔들(2010년), 뿌리깊은 나무(2011년), 무사 백동수(2011년) 등 인기 사극 드라마 촬영지로 더욱 유명하다. 특히 아역과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열연이 인기의 한 몫을 차지한 ‘해를 품은 달’. 세자빈이자 액받이 무녀 역할을 맡은 연우 역(한가인 분)의 아역을 맡은 배우 김유정이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세자 훤의 역을 연기
11월7일은 입동(立冬)이었다. 이때를 즈음하여 가정에서는 겨울나기 준비를 위해 김장을 하고, 동물들은 겨울잠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정치에도 이와 비슷한 준비 과정이 있다. 바로 정치후원금의 모금이다. 국민의 뜻에 따른 정책을 만들려고 해도 다수의 국민이 아닌 소수의 특정 집단으로부터만 이를 조달할 수 있다면, 정당·정치인은 그 집단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고 이는 곧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소수의 특정 집단이 아닌 많은 국민의 참여를 통한 정치후원금 기부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기부는 특정한 정당·정치인을 후원하고자 하는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원회에 기부하는 방법과 국가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각 개인으로부터 이를 받아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정당에 지급하는 방법이 있다. 두 방법 모두 해당 과세연도의 소득금액에서 10만원까지는 그 기부금액의 110분의 100을, 1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해당 금액의 100분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종합소득산출세액에서 공제하고, ‘지방세특례제한법’
우리는 살면서 큰소리로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소방차량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소방차가 이토록 빨리 달리고 간혹 신호를 위반하고 가는 것은 1분, 1초의 중요성 때문이다. 화재, 구조, 구급활동에서 5분 안에 소방차가 신속하게 도착하는 것, 즉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확연히 줄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소방차가 신속하게 도착하는데 많은 장애가 있다. 먼저 주택가 골목길이나 좁은 도로 모퉁이 불법 주·정차 등으로 인해 운전자나 보행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재, 구조, 구급 현장 출동 시 양보를 모르는 차량이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 도착을 방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긴급자동차가 출동하는데도 양보해 주기는커녕 긴급자동차를 외면한 채 나부터 먼저 가겠다고 앞질러 가거나 소방차 대열에 끼어들기 하는 양심불량 운전자가 많다. 소방기본법에서는 모든 차와 사람은 소방자동차가 화재진압 및 구조구급 활동을 위하여 출동을 할 때에는 이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야당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히 마무리되어야 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아주 바쁘기에 야당들도 양해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때 경제정책 전반을 다 준비해주고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고 해주신 분이기에 아주 기대가 크다고 홍 장관을 치켜세웠다. 게다가 (청문회에서) 반대가 많았던 장관님들이 오히려 더 잘한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위로했다. 지난 대선에서의 공신임을 내비친 것이다. 홍 장관의 임명강행으로 가뜩이나 얼어붙은 정국은 더 냉랭해질 전망이다. 장관임명을 환영하는 여당은 이번 인사가 예산과 입법 등 남은 정기국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역대 최장기간인 195일 만에 초대 내각이 완성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 임명강행은 문재인 정부의 오기 정치”며 “오기 정치로 인해 협치라는 말은 문재인 정부 제1호 거짓말로 정치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역시 “문재인 정부의 (장관) 임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어떤 차이도 찾아볼 수 없다”며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또 다시 발생,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 고창의 한 오리농장이다. 게다가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돼 AI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고창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 가 발생하면서 20일 새벽 0시를 기해 전국에는 48시간 동안 가금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위기경보도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됐다. AI가 발생한 농가의 오리 1만2천여 마리는 모두 살처분됐다. 하지만 인근 10㎞ 내 70개 농가에서 닭과 오리 247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어 어떻게 확산될지 모르는 상항이다. 방역 당국은 철새에 의한 전파일 가능성이 많다고 여기는데 해당 농가 250여 m 거리에 국내 최대 겨울 철새도래지인 고창 동림저수지가 있기 때문이다. 고창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기 전에 경기도 수원 신대저수지 인근과 용인시 청미천, 제주시 하도리 야상조류 분변에서도 AI가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저병원성이나 음성으로 확인됐다. 저병원성 AI는 전염성이 약하고 폐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고창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가금류에 치명적이어서 자칫하면 또다
다가오는 11월 2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이다. 1960년 11월 25일, 도미니카공화국의 미라발(Mirabal) 세 자매(파트리아, 미네르바, 마리아 테레사)가 독재 정권에 대항하다 정권의 폭력으로부터 살해를 당했다. 이에 라틴 아메리카는 1981년 이 세자매가 살해당한 11월 25일을 추모의 날로 지정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 이후 1991년 미국 뉴저지주 ‘여성의 국제 리더십을 위한 센터’에 모인 세계 각국의 여성 23명이 ‘성폭력과 인권’에 대해 토론했으며,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인 11월 25일부터 세계인권의 날인 12월 10일까지를 ‘세계여성폭력추방 주간’으로 정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90년대 한국사회는 성폭력특별법의 논의가 활기차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네트워크에 참여했던 한국여성의전화는 199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폭력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였다. 그 후 전국에서 ‘세계여성폭력추방 주간’ 행사를 동시에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