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계서원은 서원의 앞부분에 교육공간인 강당이 위치하고 그 뒤로 사당이 자리하는 전학후묘의 배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서원의 배치 형태는 당시 처음 있는 형식이었다. 이러한 배치 구조는 이후 한국 서원의 구조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난 여행에 만났던 풍영루가 유식공간에 해당한다. 오늘은 서원의 필수공간인 강학공간을 만나보자. 강학공간은 교육공간인 강당과 서원유생들이 머무는 기숙사 영역을 말한다. 남계서원의 강당은 명성당으로, 강학공간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명성당을 중심으로 앞 좌우에 서원유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자리하고 있고, 서재 앞으로는 묘정비가, 동재 뒤편으로는 경판고가 자리하고 있다. 명성당은 다른 서원의 강당과는 다르게 전면 4칸인 건물이다. 보통은 홀수 칸 건물을 짓고 중앙인 가운데 칸에 건물의 편액을 걸게 되는데, 명성당은 4칸으로 짝수 칸이다. 이는 편액의 위치를 결정함에 있어 무척 난감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4칸 건물의 중앙은 건축부재들로 인해 편액을 걸 수 없으니, 2번째 칸 또는 3번째 칸 중에 걸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쪽에 편액을 걸어도 한쪽으로 치우친 편액을 걸게 되는 것이다. 남계서원은 이를 재치 있게 해결 했다. ‘
“새로운 100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시작이 교육이 되어야 한다”면서 “교육 속에서 포용과 혁신, 공정과 평화의 가치가 회복돼야 우리사회가 희망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임기 3년차를 맞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2020년을 ‘새로운 100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원년’으로 일컬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에는 민주적 학교문화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민주시민, 참여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인천시교육청은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돕기 위한 혁신미래교육의 확대 ▲마을연계 교육 등을 통한 민·관·학 이 함께하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정착 ▲공공도서관을 거점으로 ‘책 읽는 도시’ 만들기 ▲인천시민과 함께 ‘폭력없는 인천, 생명존중 인천’ 만들기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어갈 민주시민 양성 교육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도 교육감은 지난해 대입제도 변화와 고교 체제 개편 등에 대비해 일반고등학교의 역량강화를 위한 중장기계획도 마련한다. 도성훈 교육감을 만나 인천교육 현안과 해결책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외고·국제고·자사
2016년,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우리 문단을 흥분시킨 적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최고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해서다. 그 한 해 대한민국은 ‘한강’신드롬에 빠졌다. 이런 것들이 가능 했던 것은 맨부커상이 갖는 권위 때문이었다. 맨부커상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다. 1968년부터 매년 영국 연방내에서 출판된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상을 주었는데 2005년부터는 영어번역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인터내셔널 상을 함께 시상하고 있다. 한강은 이 상을 수상한 것이다. 1903년부터 단 한 차례도 시상을 거른적이 없는 프랑스 콩쿠르상도 권위면에서 세계 3대 문학상에 속한다. 그해 상상력이 가장 풍부한 산문 작품에게 수여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색적이 것은 상금이다. 단 10유로(한화 1만3천원)여서다. 최초 상을 시상할 때 재능있는 신인 작가에게 두 번 책을 쓸수 있도록 50프랑의 상금이 주어졌는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권위 면에서 많이 퇴색되기도 했지만, 노벨 문학상은 여전히 세계 3대 문학상 중 최고로 친다. 맨부커와 콩쿠르상과 달리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특정 작품이 아닌 작가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국가의 쇠락은 부정부패에서 시작된다. 글래드스톤의 “부패는 국가를 몰락으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라는 말처럼 수많은 국가들이 사회 각계 각층의 부정부패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경구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부정부패는 지금 이 시간에도 사회 전반의 불신의 씨앗이 되어 성장 동력을 저해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점은 부정부패의 양상이 특정 지도층의 정치·권력형 부패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형태의 부패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이 광범위하고 뿌리 깊은 부정부패의 그늘에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 사회를 정의함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연고주의” 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연고주의의 모습은 나타나고 있으나 한국 사회에서 만큼 다양하고 광범위한 형태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은 드물 것이다. 이러한 연고주의를 비단 무조건적으로 청산하여야 할 전근대적 유물로 치부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나, 우리나라 부정부패 문화의 큰 뿌리 중 하나가 연고주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소한(小寒) /최서림 겨울 소나타로 두드리는 눈발 악보같이 펼쳐진 벌판 재두루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4분음표 모양, 외발로 서 있다 긴 부리로 서로 부비며 한기를 털어주고 있다 비올라 소리가 난다 고사리같이 움츠러든 마음들 도르르 펴진다 얼음장 밑 돌미나리 머리를 디밀고 있다 - 최서림 시집 ‘사람의 향기’ 춥다, 추워. 몸만 추운 줄 알았는데 어느 새 마음마저 덜덜 떨린다. 정치판도 경제판도 엄동이다. 벌판에 내리는 눈은 이불처럼 추위를 덮어준다지. 겨울 소나타, 음악처럼 이 엄동의 벌판에 눈이 내리기를. 너와 나의 관계판도 심장 한복판도 엄동이다. 서로의 한기를 털어주고 움츠러든 마음들 펴지게, 여기에도 비올라 소리처럼 눈이 내리기를. 이제 짧은 대한(大寒)만 지나면 입춘이다. 추운 마음들이 돌미나리처럼 머리를 디밀고 햇살을 받을 수 있도록, 눈 같은 정(情)이 내리기를. /김명철 시인…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 해당 작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는, 솔레이마니가 미국에 대한 테러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위적 차원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런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한 사실여부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 미국에 대한 실제 테러 위협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외부적 위협의 강조가 미국 국내정치적으로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 역시 중요하다. 탄핵 과정에 있는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외부의 위기를 적절히 이용해, 위기 탈출의 국면을 만들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차 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들의 지지율 변화를 살펴보면, 외부적 위기가 존재할 때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급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갤럽 기준으로 보면, 역대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은 적이 세 번밖에 없는데, 그 세 번 모두 외부적 위기와 관련 깊다. 즉, 쿠바 미사일 위기, 걸프전 그리고 9.11 테러 때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어섰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는 이런 외부적 위협 요인을 강조함으로서 자신에 대한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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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퀘이크’(youthquake).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다. ‘청년층의 반란’을 뜻한다. 청년 유권자가 정치 판을 흔드는 현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1965년 세계적 패션잡지 ‘보그’의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가 영국의 새로운 청년 문화를 묘사하며 처음 사용했다. 지금은 젊은 세대가 정치적 변혁을 이끈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지난해 세계곳곳에서 ‘유스퀘이크’는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34세 여성총리부터 40대 대통령, 수많은 20~30대의 젊은이들이 각종 선거에 당선 되면서 영 파워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에 있어서 젊은이의 힘과 영향력을 더는 과소평가할 수 없게 된 것이 세계적 추세다. 이를 의식 한 듯 여야는 유스퀘이크 대비에 분주하다. 여당은 최근, ‘평범한 이남자(20대 남성)’와 30대 소방관을 총선 인재로 영입했다. 자유한국당도 전국 지역구 중 최대 30%에서 2040세대를 공천하겠다고 공언했다. 거기에 공천심사 비용과 경선 비용을 면제·삭감해 주기로 했다. 정의당은 한발 더나가 만 16세까지 선거 연령을 낮추는 계획을 내놨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는 선거 연령을 ‘만 19세…
샌드 페인팅 /이장욱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저녁에는. 소년은 날카로운 쇠못으로 자동차의 표면을 긁으며 걸어가고 가늘고 긴 선이 대안으로 건너가 교각을 이루고 교각이 무너지자 보고 싶은 얼굴이 자라고 얼굴이 무너져 황혼의 지평선으로 모든 것이 점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사막이라고 부른다. 밤거리에 혼자 서 있는 사람이 모든 것에 동의하는 중이다. 어디 안 보이는 곳에서 모래가 집요하게 나를 생각하고 있다. - 이장욱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 창작과 비평사 모래는 작다. “고로”작은 건 모래인가. 아무튼 모래는 영원하다. 먼지처럼은 아니지만 휩쓸리고 무너지고 새처럼 무더기로 날다 흩어진다. 일기가 사나울 때 모래들은 바쁘다. “교각”의 견고함을 익히느라 바쁘다. ‘다음’은 없어서 “모든 것”을 “점”찍는다. 정면만 주시하고 “교각”을 건너면 저기였던 여기. 원경과 근경 사이엔 생각 없이 모래만큼 많아진“나”만 남을 뿐이다. “고로” 저기를
요즘 어딜 가든지 각양각색의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참 많다. 그 가운데 유독 스타벅스(STARBUCKS)가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눈에 잘 띄는 목 좋은 곳에 위치하면서도 여러 지점이 가까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인접한 상권을 뜻하는 ‘스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미국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에 진출한 이래로, 스타벅스는 독특한 매장위치 선정 전략을 갖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쉽게 알겠지만, 도심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많다.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상권이 발달한 지역에는 반경 300미터 내외에도 여러 개의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매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매장을 오픈할 때 이른바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을 사용한다. Hub는 바퀴의 중심, Spoke는 바큇살을 의미한다. 자전거 바퀴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자전거의 바퀴의 중심(Hub)을 거점으로, 바큇살(Spoke)이 뻗은 모양처럼, 핵심 상권에 점포를 집중시켜 일대를 장악해 나가는 것이다. 사실 허브 앤드 스포크라는 용어는 원래 물류 업계에서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