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다. 사고가 나거나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목적과 요건에 맞게 일을 진행해야 탈이 없다. 의도를 가지고 모종의 ‘작전’을 펼치다보면 꼭 사달이 난다. 오산시와 여주시가 그 짝이다. 망신살이 뻗쳤다. 감사원이 공개한 ‘오산·여주시 기관운영감사’ 결과에서다. 두 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구는 적고, 면적도 작아 20년 동안 기관운영감사를 받지 않았다. 그런데 감사원은 올해 계획에 반영하고 감사를 실시했다. 다소 이례적(?)이다. 그 결과 오산시는 국비 보조금, 여주시는 공무원의 채용에서 탈이났다. 감사원의 결과 발표를 살펴보면 두 지자체들이 왜 이런 꼼수를 부렸는지 속내가 보인다. 먼저 오산시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했다.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도 선정돼 전체 사업비의 절반인 25억 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외형은 아름다웠으나 속사정은 달랐다. 이 공사를 위해 시는 2017년 11월 한 회사와 23억4천만 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2018년 한국인 평균 수명은 82.7세로서 내가 공직에 첫 발을 디딘 1970년대보다 19년이 증가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곧 90세가 될 때가 머지않고 100세까지 늘어날 전망까지 나온다. 노인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65세 인구는 2018년 현재 14.8%로서 노령사회에 진입했고 노령화율은 세계 1위이다. 장수는 축복일까, 재앙일까? 공직 은퇴자들이 장수를 축복으로 누리려면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말하기 전에 먼저 두 개의 예술작품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를 관람했다. 스웨덴의 ‘잉엘만순드베리’의 소설이 원작이며 줄거리는 이렇다. 요양원에 입소해 사는 79세의 메르타 할머니는 정부의 지원금이 깎였다는 이유로 종사자들의 근무태도와 음식의 질이 떨어지고 외출도 불허하는 등 전반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점점 나빠지는 것에 강한 불만을 품게 된다. 그러다 TV에서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 교도소의 내부생활을 자주 보게 접하게 되고, 결국 감옥에 가기 위해 요양원에 있던 4명의 친구와 함께 요양원을 탈출한다. 박물관의 그림을 훔치고 그림을 돌려주는 대가로 5
팔당호를 내려다보는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호수를 눈에 담는다. 눈으로 들어온 호수는 잔잔하다. 강 건너까지 닿은 시선이 주황색 지붕의 건물에서 멈춘다. 초점을 맞추고 보니 길고 네모진 창에 하얀 커튼이 펄럭인다. 아스라한 풍경이다. 식당인가? 분홍색 간판이 보인다. ‘200개의 스푼’ 뭘까? 200개의 스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200개의 스푼을 다 쓸 수 있을 만큼 손님이 많다는 것인가. 몽환적인 강 저편. 하얀 에이프런을 두른 메이드가 긴 식탁에 200개의 스푼을 하나씩 놓는 모습을 상상한다. 중앙에는 촛불이 타오르고 소매에 하얀 수건을 걸친 집사가 와인 잔을 조심스레 내려놓는 모습도 그려진다. 드레스 자락을 말아 쥔 내가 식탁 의자에 우아하게 앉는 모습도. 양식당이겠지. 한식이었다면 200개의 숟가락이라 했겠지. 일식이라면 200개의 젓가락이었을 테고. 상상이 맞은편을 향해 헤엄친다. 커피가 맛있다. 함께 주문한 빵도 맛있다. 그럼에도 시선은 강을 건넌다. 그곳은 여기보다 더 멋질 것 같다. 바람에 나부끼는 커튼이 그렇다고 유혹한다. 어서 오라고. 그곳이 점점 끌린다. 피츠 제럴드의 소설을 영화화 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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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커피전문점이 75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9만원짜리 초고가 커피를 출시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커피의 원두는 최고의 커피를 가리는 ‘베스트오브파나마 커피 대회’에서 우승한 것으로, 파운드당 803달러. 주인은 원두 1파운드(4.5㎏)를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구매, 커피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같은 가격이 결정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하루 20잔 씩 팔려나가고 있다고해서 미국인의 유별난 커피 사랑이 세인에 회자됐다. 대중적인 커피 사랑으로 치면 우리도 이에 못지 않다.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1조원을 돌파한 것만 봐도 그렇다. 1년 동안 국내에서 소비한 커피는 약 265억잔으로 추산됐다. 국민 1인당 연간 512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커피시장 성장세를 보면 한국인의 커피사랑을 더욱 실감한다.3조원대 중반이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규모가 커져서다. 265억잔인 소비잔수도 2007년 204억잔에서 10년 만에 30% 증가한 수치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커피믹스가 130억5천만잔으로 가장 많았다. 원두커피는 48억잔, 캔커피 등 각종 커피음료 40억5천만잔, 인스턴트 커피 31억잔, 인스턴트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기록하는 학생생활기록부에는 ‘진로희망사항’이라는 항목이 존재하지만, 학생들은 장래희망이 없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기재하는 학생부의 진로희망사항은 기록을 강요하는 진로가 아닌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진로희망 사유는 현재 고교 2학년까지 기록이 되며, 현재 고교 1학년부터는 진로희망사항 항목이 삭제된다. 지난 6월 3~28일까지 여명 서울시의회 의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시내 중학생 1천3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서울시내 중학생 10명 중 4명은 장래희망이 없다고 응답했다. 장래희망을 결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복수응답에서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름’이 73.1%, ‘장래를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음’이 32.1%, ‘한 가지로 정하기 어려움’이 21.2%, ‘직업 종류 자세히 모름’이 14.9%, ‘가족의 기대와 내 적성이 다름’이 6.1%, ‘기타’가 6.6%로…
어두운 밤길을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어느 곳에서나 밝게 빛나고 있는 편의점 간판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상 속 많은 곳에 존재하고 편하게 방문하는 편의점. 그런데 이 편의점의 밝은 불빛이 나와 내 이웃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혹시 잘 알고 있는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의 특성상 간판등의 밝은 불빛은 어두운 골목길을 항상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간판등을 켜놓는 것만으로도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는 ‘셉티드(CPTED)’ 이론을 활용하는 훌륭한 사례가 된다. 범죄 예방 환경 디자인을 뜻하는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의 앞머리 글자를 하나씩 따서 만들어진 용어로 현재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우범지대였던 한적한 기차길 옆에 꽃밭길을 조성한다거나 건물 담벼락의 낙서를 지우자 범죄율이 급감했던 사례처럼 범죄 예방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은 언제나 일상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김포경찰서는 이러한 ‘셉티드’ 이론을 바탕으로 편의점과 함께 범죄예방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관내 공장
바람에게 /여국현 곧추서서 너를 가르고 싶진 않아 네 힘대로 누르고 넘어가렴 쓰러져줄게 휘어잡는 네 손길 휘두르는 대로 올곧이 휘둘려줄게 꺾으면 꺾여주고 흔들면 흔들려주마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내 깊은 속 뿌리까지 뽑아버리려는 듯 난폭하게 달려드는 너 바람아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네 발길 세지면 세지는 만큼 더 맑게 더 창창하게 노래 부르는 뜻을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 여국현 시집 ‘새벽에 깨어’ / 푸른사상·2019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던 김수영 시인의 시「풀」의 대구(對句)시처럼 다가오는 이 시는 오히려 김수영의 풀보다 더 처절하고 순종하는 감성을 지니고 있다. 더 나아가 김소월의 ‘나를 즈려 밟고 가라’는 죽음을 불사한 사랑을 너머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래가 되는 풀의 숙명을 유난스러운 은유(隱喩)없이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네 삶이 언제 바람 한 점 제대로 피한 적이 있던가. 세파가 지나간 자리 언제나 노래가 있었고, 고단함은 노동요(勞動謠)가 되지 않았던가. 여국현 시집에서 발견한 이 시는 바람 앞에 맞서지 않…
■ 강화도 가볼 만한 곳 여행하기 딱 좋은 요즘 무료한 일상생활로부터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고 싶다면 강화도로 떠나 보자. 육지 같은 섬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강화는 강(江:강 강)을 끼고 있는 좋은(華:빛날 화) 고을이라는 뜻으로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하구, 즉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서울 및 인천과의 거리가 가까워 1시간 정도면 오고 갈 수 있다.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강화군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1년 내내 넘치는 곳이다. 또한, 토질이 우수하고 해풍의 영향으로 농사짓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으로 제철 농수산물 등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가을의 절정인 지금 가볼 만한 강화군의 관광명소를 추천해 본다. 힐링명소로 뜬 석모도미네랄온천 루지장 갖춘 강화씨사이드리조트 가족단위 관광객들에 인기몰이 골프장·레포츠파크도 방문객 북적 레트로 인기에 조양방직·소창체험관 등 ‘강화 원도심 도보여행’ 새롭게 부상 20개 코스로 구성된 &ls…
까도까도 양파처럼 계속 나온다. 먹거리로 장난치는 업자들 말이다. 돈만 되면 무엇이나 하겠다는 광기(狂氣)로 보여 씁쓸하다. 정식 수입절차 무시는 기본이고 식품과 축산물을 불법적으로 판매까지 했다. 식품위생법질서와 다른 사람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내 지갑만 두둑하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다. 엄격한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이 불법 외국 식품 및 축산물 150개 품목을 판매한 26개 업소를 적발했다. 특사경이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실시한 2차 수사 결과다. 이보다 앞서 지난 5~6월까지 진행한 1차 수사에서도 불법 외국 식료품 판매업소 20곳에서 153개 품목을 적발했다.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업소 모두 형사입건했다. 이 가운데 21개 업소는 검찰로 송치하고 5개 업체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도 지나지 않은 기간동안 46개 업소가 적발된 셈이다. 품목도 다양하다. 두부제품, 소스, 차 등 식품 118개 품목과 치즈, 햄, 훈제계란, 닭발 등 축산물 32개 품목 등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산(産) 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