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1장에는 바벨탑 이야기가 등장한다. 인간들이 하나님이 있는 하늘에 오르기 위해 최고의 건축기술을 사용해 높은 탑을 쌓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자신과 대적하려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벌로서 그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언어를 쓰게 하여 결국 소통의 부재로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부터 여러 언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성경은 말한다. ‘bbb Korea’는 국내에서 다른 언어 간 소통을 돕기 위해 2002년 설립된 민간 NGO이다. bbb는 Before Barbel Brigade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바벨시대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봉사하는 단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필자도 이 단체의 통역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택시운전자가 외국인 손님의 행선지를 묻는 단순한 것에서, 외국인이 자칫하면 범법자로 몰릴 상황도 있었다. 모든 동물은 소통의 도구를 갖고 태어 난다. 동물은 번식을 위해 짝을 찾는 소리, 새끼나 어미를 부르는 소리, 철새들이 날아갈 때 리더가 지휘하는 소리 등 무수히 많으며, 심지어는 사람과도 소통한다. 동물에게는 소통이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 또한 예외가 아니다.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 잠들 때까
국가가 성립되려면 국민과 영토와 주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기본인 3요소를 무시하고 자기들 임의로 국가라고 주장하는 곳이 지구상에 4백여 곳이나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가칭 국가들의 국민은 수십 명이 대부분이고, 시설은 영토로 삼을 수 없게 빈약해 어디서도 국가로 공인받지 못한다. 그 터무니없는 곳은 카리브 해의 레돈다 왕국, 영국 남쪽 바다의 시랜드 공국, 미국 플로리다주의 콘치 공화국, 미국 네바다주 사막 지역의 몰로시아 공화국,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 외곽의 우주피스 공화국,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프리타운 크리스티아니아, 벨기에 사람이 남극에 세운 플란드렌시스 대공국, 호주 서부의 농장주가 세운 헛리버 공국, 캐나다의 노바스코샤주에 속한 섬 끝에 세운 아우터발도니아 공국, 영국의 코미디언이 자기 아파트에 세운 러블리 왕국이다. 또 인구 7명의 오스티네시아와 46명의 투체어스 왕국, 인구가 238명이나 되는 아에리카 제국, 370명의 세보르가 공국, 그런가하면 2명뿐인 아틀란티움 제국, 4명의 몰로시아 공화국 등도 있다. 이들은 주장만 하지 이목을 끌만한 특징은 없다. 그러나 국가로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지역이 있다. 이탈리아의 돌로미티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대표 프로그램 8選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강헌)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경기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일반 공모 및 기획 공모를 통해 선정된 18개 단체(14개 시·군)와 지역의 문화 자원(역사·이슈·환경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중 대표적인 8개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니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참여해 특별한 혜택을 누려보자. 양주시에서 진행되는 이놀문화예술교육발전소(대표 김현정)의 ‘삶을 지도(地圖)하다 아트로 ART路(이하 아트로)’는 커뮤니티 맵핑을 통해 익숙하고 지루한 동네를 색다르게 바라보며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적 기법(그림, 소리, 동작, 게임)을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교적 짧은 회 차(7회 차)로 이루어져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다. 군포 대야미 마을 주민들은 ‘테마음악이 흐르는-나의 삶을 낭독하다’를 통해 문학, 음악, 공연이 연계된 교육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책 제작과…
…
광주 퇴촌토마토축제 13~16일 개최 광주시 퇴촌면의 토마토들이 축제를 기다리며 강렬한 햇살아래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광주시 퇴촌면 농가들은 6월 ‘퇴촌토마토축제’를 기다리며 수확을 준비하는 중이다. 광주시는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 동안 ‘제17회 퇴촌 토마토축제’를 퇴촌면 공설운동장(퇴촌면 광동리 530번지)에서 개최한다. 올해 17회째를 맞는 퇴촌 토마토축제는 관광객과 주민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특산품 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발전을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 축제는 토마토 풀장, 토마토 터널 등 매년 독특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경기도를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퇴촌토마토 유근창 축제위원장은 “지난 축제에 보내주신 성원에 힘입어 올해에도 토마토를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무엇보다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라며 아울러 토마토를 재배하는 지역 농가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시민의 아이디어로 정한 축제 주제 퇴촌 토마토축제는 축제 주제 공모로 시작했다. 당선작은 ‘퇴촌…
“앞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보세/ 해 길고 잔풍(殘風)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수단화(水丹花)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촉고[數儉]를 둘러치고/ 은린옥척(銀鱗玉尺) 후려내어/ 반석(磐石)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내니/ 팔진미(八珍味) 오후청(五候鯖)을 이 맛과 바꿀소냐.” 농가월령가 4월령에 ‘천렵’을 운치 있게 노래한 내용이다. 이처럼 천렵은 계곡이나 물가에서 얻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끓여서 술과 함께 먹으며 지인끼리 모임을 갖는 우리의 세시 풍속 중 하나다. 물놀이의 성격을 지녀 주로 여름에 더위를 피하고자 행해졌다. 삼복 중에 냇물이나 강가에서 헤엄도 치고 그물을 던져 고기도 잡고, 그 잡은 고기를 솥에 넣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여름 피서법인 셈이다. 그리고 ‘즉석요리’의 맛을 포함해 계곡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의 운치가 있어 이를 예찬한 시도 여러 수 전해져온다. 조선 중기 문신 최명길(崔鳴吉)의 시도 그 중 하나다. “그물이 맑은 못에서 나오니/ 저물 무렵 물가에서 나오는 웃음소리/ 날릴 때 큰 구멍 뚫고 올라오니/ 바야흐로 버들가지가 푸르른 계절이다/ 눈…
우리나라 노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이고, 이어 ‘건강문제’, ‘외로움’ 순으로 조사되었다. 젊을 때부터 연금·보험·투자자산 등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노후 대비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으나, 많은 노인들이 자녀들의 교육·결혼 등으로 얼마 되지 않은 자산을 다 소모해 제대로 된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은퇴자의 50%이상이 제대로 된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노인들의 생계와 행복을 위한 책임은 1차적으로 그 자녀에게 있다고 본다. 성장할 때까지 온 혜택을 받은 자녀가 효로써 부모를 자주 찾아보고 경제적 혜택의 일부를 되돌려야 할 것이다. 자녀 봉양을 받을 수 없는 노인들에게는 최소한의 생활과 의료혜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구비 돼야 하겠다. 이에 더하여 노인들이 젊은 세대와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 공동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5월초 1주일간 프랑스 ‘루르드’를 행사참가와 봉사활동을 위해 다녀왔다. 미국, 유럽, 아시아…
“당황스럽고 기가 막혔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 갖은 생각이 다 들었어요. 유가족을 불러놓고 이건 아니지 않나 생각했어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그럴 용기가 없었는지...” 이것은 KBS가 보도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아내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숨진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가 한 말이다. 지난 6월 4일 청와대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240여 명을 오찬에 초청했다. 오찬 테이블 위에는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팸플릿이 놓여 있었는데, 이 팸플릿에는 오찬 메뉴와 함께 사진 5장이 게재돼 있었다. 그런데 이중 2장의 사진은 김정은의 모습이 들어간 사진이었다. 이것이 문제였다. 자신의 남편을, 혹은 자신의 자식을 죽인 북한의 최고 권력자의 사진이 들어간 팸플릿을 본 유가족들의 심정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런 걸 단순한 해프닝 혹은 에피소드로 취급할 수 있을까? 그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국가를 위해 북한에 의해 희생된 유가족들 앞에, 그 원흉의 사진을 내놓는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청와대는 이런 반응을 내놓았다고…
무너지는 집 /김참 집이 무너진다.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는 골목. 그 골목 초입에 있던 떡갈나무. 어디로 갔을까. 참새들이 곡선을 그리던 공중의 길. 붉은 가위표 새겨진 이층집 지붕에 녹색 잠옷 입은 염소들이 누워 있다.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모르는 오래된 집들. 그리고 녹색 잠옷 입은 염소들. 회색 시멘트 블록의 담과 붉은 벽돌로 쌓은 벽.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던 자리가 텅 비었다. 녹색 원피스 입은 여자가 건너편 커피점에 앉아 무너지는 집을 본다. 지붕에서 뛰어내리는 녹색 잠옷차림 염소들을 본다. 염소들이 골목 입구에 잠옷을 벗어두고 줄을 맞춰 횡단보도를 건넌다. 오래된 집들이 있던 골목을 떠난다. - 김참, ‘무너지는 집’ 전문 시인은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는 골목”을 걷는다. 그가 걷는 ‘골목’의 집들은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됐기 때문에 이미 ‘폐허’의 한 가운데라 해도 이상하지 않다. 길은 막혀 막다른 골목이고 군데군데 페이지가 찢긴 낡은 책과 같다. 그런데 골목의 귀퉁이에서 그는 “붉은 가위표 새겨진 이층집…
역사는 기록이다. 또 기록은 역사가 된다. 예로부터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말고는 다른 이의 손을 타지 않게 한 이유다. 그래서 조선실록 편찬의 토대인 ‘사초(史草)’는 왕이라도 볼 수 없었다. 그런 원칙이 있어 사관들의 직필(直筆)이 가능했다. 국정과 시정, 관원들의 잘잘못이 고스란히 담긴 사초가 있어 실록은 완성됐고 후대에 남겨진다. 그러나 이로인한 사화(士禍)도 있었으니 ‘옥의 티’겠다. 현대도 다르지 않다. 다양한 손들이 각각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일은 국가가 기록·보존한다. 대통령기록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기록물은 15년(사생활 기록물은 30년) 비공개지만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하면 열람 및 사본제작, 자료제출이 가능하다. 검찰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한 것은 모두 네번이다.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후 대통령기록물 유출 논란 때 ▲2013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 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의혹 수사 때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댓글 개입 논란 때 등이다. 결과는 비극이다. 타인에 의한 기록이 불러온 한계라는 생각이다. 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