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힘 없는 시가 어둠을 뚫는 빛처럼 밝힐 때 나는 다시 태어나리/ 나의 힘 없는 말이 밤하늘 별처럼 지상을 비출 때 나는 다시 노래하리”(넘버 ‘어제의 시, 내일의 노래’ 中) 김소월의 시가 아름다운 노래로 다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민족을 어루만지고 희망을 얘기한 그의 시는 서정적이면서 올곧다. 임을 사랑해 떠나보내면서도 그의 행복을 빈 진달래꽃에서 감정은 격정적이면서 때로는 처연하다. 암울한 시기 마음의 등불처럼 민족의 혼을 달래던 시들은 지금까지 우리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김소월의 시를 소재로 한 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가 공연 중이다. 창작 초연으로, 김소월의 시를 모티브로 독립군의 독립운동을 그려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으로 그 의미가 깊다. 또 올해는 김소월 시인의 시집 ‘진달래꽃’이 발간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의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극은 일제의 조선어 말살이 극에 달하고 있는 1935년 경성, 김소월의 시를 붙이고 다니는 ‘하얀 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김소월의 시에 일본 경찰들은 ‘하얀 달’ 수색에 혈안이 되어 있지만 그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광복 79주년을 기념해 경기미술창고 특별전시 ‘대한독립’을 경기도미술관 로비 공간에 선보인다. 경기미술창고는 2019년 코로나 긴급작품구입을 시작으로 매년 경기청년작가, 대중미술장르 작품 구입을 통해 공공 및 민간 작품대여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경기도 시각예술가들의 창작계기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한반도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를 현대미술로 재해석한 특별한 전시다. 독립운동가를 소재로 작가별 해석과 현대적 감각을 더해 지금, 현재에 함께 기억하고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을 담아냈다. 박순철 작가는 전통 수묵 기법의 절제되고 함축적인 표현으로 독립운동가를 현대적 시각으로 표현했다. 작가 특유의 인물 해석이 수묵이라는 소재를 통해 진중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손지훈 작가는 디지털 페인팅과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독립운동가들이 광복 이후 발전한 지금의 대한민국에 살아간다는 설정으로 힘겨웠던 독립활동을 끝내고 각자의 휴식의 방법을 찾아 즐기는 모습을 젊은 감각으로 담아내었다. 유승백 작가는 그라피티 아트 장르를 활용한 스프레이 기법으로 색감이 주는 생명력을 흑백사진과 결합해 표현했다. 각 색상 패턴은
화성시문화재단은 2023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의 교육 작품 전시회 ‘AR을 통한 상상 속 독립운동으로의 초대’를 10일부터 2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화성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전시로, 1차 전시는 10일부터 17일까지 동탄복합문화센터 B1층 로비에서 열리며, 2차 전시는 19일부터 22일까지 왕배푸른숲도서관 1층 힐링라운지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화성시문화재단이 지난 8월부터 12월까지 초등 4~6학년 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기술 입은 나의 감성 문화유산 답사기’의 결과 전시회다. 재단은 화성시의 독립운동 발원지인 ‘발안만세시장’에서의 만세운동을 주제로 했으며, 예술 창작과 기술 융합형 콘텐츠를 제작했다. 참여 학생들은 역사적 사건의 감정 해석 기반 교육을 통해 작품을 창작했으며, 전시 작품들은 AR기술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해진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비 오는 날이 정말 좋아요/ 무서운 경보 없는 날/ 마른 땅의 비 냄새 맡으면/ 짙어지는 그리운 순간 / 엄마는 나의 맑음/ 아빠는 나의 햇살 / you are my sunshine 양우조, 최선화 독립운동가 부부의 육아일기가 세상에 나왔다. 한국판 안네의 일기로 불리며 일제강점기 8년간 독립운동과 육아를 병행했던 부부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세계에 나가 활약하길 바라며 지었던 이름의 딸 ‘제시(Jessie)’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극은 제시가 독립운동가였던 엄마 최선화, 아빠 양우조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둘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소개로 만났으며 독립활동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시작한다. 최선화는 이화여전을 나온 여성으로, 중국에서 활동한 양우조를 만나러 중국행을 택한다. 포탄소리가 연이어 터지고 피난이 일상이 된 독립활동 생활에서 둘은 딸을 갖는다. 이름은 ‘제시’로 세계무대에 나가 지장 없이 소통하라는 뜻이 담겼다. 영어 이름을 갖게 된 딸은 엄마 아빠의 일상에 스며들어 부부의 희망이 된다. 육아 초보인 양우조와 최선화는 육아병법을 보고 육아일기를 쓰며 제시를 키운다. 아기가 배가 고파 우는지, 졸려서 우는지, 더워서 우는지
일제강점기, 쿠로이 저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호텔을 지으려는 가네코와 요시다는 쿠로이 저택에 귀신이 산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를 무시하고 호텔 건축을 이어가려는 그들 앞에 창문 커튼이 저절로 닫히고 집안의 물건이 움직이는 등 귀신이 나타난다. 2021년에 초연한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가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이 뮤지컬은 2018년 충무아트센터 스토리작가 데뷔 프로그램인 ‘뮤지컬 하우스 블랙앤 블루’ 선정 이후 2020년 창작산실의 ‘올해의 신작’에 선정됐고, 2022년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400석 미만의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집안에 살고 있는 귀신은 지박령 옥희다. 옥희는 6년 전 집에 불이 나 죽은 귀신이다. 대한독립군의 자식으로, 아버지가 죽은 후 친구인 아저씨의 손에 맡겨진다. 독립군의 자금을 관리하던 아저씨는 자금을 노리는 요시다와 대립한다. 부모를 잃어 옥희는 상심하지만, 아저씨의 저택에 있는 풍금으로 살아갈 의지를 다진다. 아저씨와 함께 불렀던 노래로 행복해하지만 그 날 밤 아저씨는 요시다의 손에 죽는다. 저택마저 요시다에 의해 불타고 옥희 마저 죽는다. 귀신이 된 옥희는 처녀귀신, 아기
“독립선언서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조선(我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하노라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태화관에 모인 민족대표들은 조선총독부에 독립선언식 거행을 통고하고, 독립선언서 낭독 후 체포를 당한다. 그리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과 시민들, 너나 할 것 없이 거리로 나가 독립 만세를 부르짖으며 태극기를 펄럭였다. 일제 탄압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는 그렇게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국민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 3·1운동, 이는 임시정부 수립으로 연결됐다. 1919년 4월 10일 중국 상하이, 임시의정원 초대 의원 29명은 조국의 광복을 바라며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결정했고 다음 날인 4월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임시헌장 등을 의결 및 선포하며 항일 투쟁의 산실인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의 역사가 시작됐다. 임시정부는 이승만을 국무총리로 임명, 국무원 비서장에 조소앙, 내무총장에 안창호, 외무총장 김규식, 재무총장에 최재형, 군무총장에 이동휘, 법무총장에 이시영, 그리고 문창범에게 교통총장을 맡겼다.
“터졌구나 터졌구나 조선 독립성, 십년을 참고 참아 이제 터졌구나. 삼천리금수강산 이천만 민족, 살았구나 살았구나 이 한 소리에 만세 만세 독립 만만세.” 독립을 향한 열망과 독립운동에 대한 반가움이 담긴 이 노래는 1919년 3·1 운동 당시 ‘대한 독립만세’ 함성과 함께 곳곳에서 부르던 ‘독립가’의 가사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노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아는 이는 드물다.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지배에 맞선 투쟁의 음악인 항일음악, 해방 쟁취와 자주독립을 이루고 민족국가 수립을 목표로 불렸던 이 노래들은 자주독립을 한 현재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런 점에서 지난 2017년 ‘항일음악 330곡집’을 출간해 전파에 나섰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금, 민족문제연구소는 국민들이 항일음악을 쉽게 듣고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방학진 민족연구소 기획실장은 “우리나라 항일독립운동 노래의 특징은 서정적인, 고향을 그리는 부분이 많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고향을 떠나 망명을 하며 독립운동을 전개했기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항일노래를 학교의 종소리, 대중교통 속 음악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
“그들의 생활은 명랑함과 심각함이 기묘하게 혼합됐다. 언제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므로, 생명이 지속되는 한 마음껏 생활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기막히게 멋진 친구들이었다.” 미국의 작가 님 웨일스는 자신의 저서 ‘아리랑’에서 무장독립운동을 펼치던 의열단에 대해 이같이 묘사했다. 1919년 만들어진 의열단은 1929년 해체될 때까지 무력투쟁을 통한 독립을 위해 일제와 싸워왔다. 머나먼 이국 땅 상해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겠다는 그들의 숭고한 정신은 책, 영화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후대인 우리들에게 전해진다. 경기문화재단의 ‘2021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추진 민간공모 지원사업’에 선정돼 무대를 올린 ‘서울발레시어터’의 무용 ‘화양연화’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한과 죽음을 각오한 채 독립에 대한 열망을 누구보다 뜨겁게 태운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최진수 예술감독이 이러한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에는 운명적인 우연이 있었다. 그는 “예전에 중국 상하이에 잠시 간 적이 있다. 그때 길을 걷다가 우연찮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발견했다. 그날의 경험이 영감이 돼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며 “공연을 준비하며 독립운동가 한 명 한
불이 꺼진 공연장, 이육사 시인의 ‘광야’가 울려 퍼진다. 뒤이어 핀란드 민족주의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핀란디아’가 연주된다. 대한독립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안겨준 이육사의 시는 핀란드인들에게 같은 마음을 안겨준 시벨리우스의 곡과 만나 살아있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경기문화재단의 ‘2021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추진 민간공모 지원사업’에 선정, 공연을 펼친 광주시민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민족시인 이육사가 부른 항일노래’는 이육사의 시와 오케스트라의 연주 등이 어우러진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공연이다. 살아생전 31편의 시를 남기고 떠난 이육사, 그의 작품으로 공연을 만들어낸 김기원 지휘자는 “윤동주 시인은 정적인 느낌인 반면 이육사의 경우 행동적인 시인이라 생각했다. 이육사의 시를 주제로 잡은 만큼 시 낭송 부분은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 ‘광야’ 등 5편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정된 시에 맞게 새롭게 작곡하거나 편곡을 거쳤다. 또한 오케스트라가 서양의 곡이다 보니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곡은 없었다. 그래서 곡의 이미지나 태생에 초점을 맞춰 곡을 골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혼가’, ‘새야새야 파
2021년 경기문화재단 지원 공모사업인 일제잔재청산 및 항일에 관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민족시인 이육사가 부르는 항일노래’가 관객들과 만남을 가졌다. 40년의 인생 동안 17번의 투옥에도 불구하고 항일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이자 그 정신을 31편의 시로 남긴 시인 이육사. 작품 초기에는 그 색이 옅었다고 하지만 그는 분명 펜을 들고 독립운동을 한 시인이다. 그의 작품 중 ‘광야’, ‘꽃’, ‘청포도’ 등 옥석을 골라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보르딘의 ‘폴로비치안 댄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차이콥스키의 ‘1812’ 등 곡과 합쳐 선사했다. 또한 테너, 무용, 연극배우 등이 출연해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의 저항의식과 민족의식을 더욱 부각시켰다. 무대의 포문을 연 ‘광야’는 1845년 12월 17일 동생 이원조에 의해 발표된 것으로, 일제하의 절망적 현실 및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광명의 세계를 염원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시를 통해 저항의 씨앗을 뿌리며 광복을 기다린 이육사의 정신은 시로써 우리들에게 이어져오고 있다. 독립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시와 함께 연주되는 음악 역시 독립에 대한 의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