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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로 바라본 독립운동가 이야기…뮤지컬 ‘제시의 일기’

독립운동가 부부가 8년 동안 쓴 육아일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중국 전역에서 치열했던 독립운동과 일상의 따뜻함 담아내

 

비 오는 날이 정말 좋아요/ 무서운 경보 없는 날/ 마른 땅의 비 냄새 맡으면/ 짙어지는 그리운 순간 / 엄마는 나의 맑음/ 아빠는 나의 햇살 / you are my sunshine

 

양우조, 최선화 독립운동가 부부의 육아일기가 세상에 나왔다. 한국판 안네의 일기로 불리며 일제강점기 8년간 독립운동과 육아를 병행했던 부부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세계에 나가 활약하길 바라며 지었던 이름의 딸 ‘제시(Jessie)’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극은 제시가 독립운동가였던 엄마 최선화, 아빠 양우조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둘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소개로 만났으며 독립활동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시작한다. 최선화는 이화여전을 나온 여성으로, 중국에서 활동한 양우조를 만나러 중국행을 택한다.

 

포탄소리가 연이어 터지고 피난이 일상이 된 독립활동 생활에서 둘은 딸을 갖는다. 이름은 ‘제시’로 세계무대에 나가 지장 없이 소통하라는 뜻이 담겼다. 영어 이름을 갖게 된 딸은 엄마 아빠의 일상에 스며들어 부부의 희망이 된다.

 

육아 초보인 양우조와 최선화는 육아병법을 보고 육아일기를 쓰며 제시를 키운다. 아기가 배가 고파 우는지, 졸려서 우는지, 더워서 우는지 모르지만, 점차 요령을 터득한다. 고기 한 덩이 값과 맞먹는 가족사진을 찍으면서도 행복해한다.

 

양우조는 독립운동을 하러 두 달간 중국으로 떠나고 최선화와 제시는 위기에 처한다. 생사를 보장할 수 없는 독립활동을 하며 타지에서 막 희망을 틔운 가족의 사랑은 위태롭다. 다행히 양우조는 살아 돌아오지만 최선화의 귀 수술로 가족은 또 헤어지게 된다.

 

8년간의 독립운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인 만큼, 급박하고 혼란스러운 전쟁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제시를 키우면서 두 부부가 느꼈던 행복과 새로움이 독립활동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립운동가 부부의 단란한 일상은 담담히 다가온다.

 

 

극 중 제시는 부부가 남긴 일기를 읽는데, 당시 두 사람이 느꼈던 감정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어른이 된 제시가 관객의 입장에서 심경을 말하기도 하며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해방을 맞이한 대한민국에 돌아온 부부와 제시는 희망이 가득하다. 동생까지 생겨 4가족이 된 부부의 일기는 중국 전역에 걸친 치열했던 독립운동과 육아를 시작하면서 경험한 좌충우돌과 가족의 따뜻함을 전한다.

 

양우조는 1936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고 1999년 9월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선정됐으며 최선화는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제시 역에 안유진, 임강희, 최우리가 나오며 ‘우조’역에 정민, 김찬호, 고사호가 출연한다. ‘선화’역에는 정새별, 임찬민, 정우연이 캐스팅됐다.

 

 

초연으로 독립운동가의 일상을 전하는 뮤지컬 ‘제시의 일기’는 10월 29일까지 서울시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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