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설 선물입니다"
설을 앞두고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인 '프란치스코의 집'에 경사가 났다.
숙원인 중증 장애아동을 위한 놀이방과 재활치료실을 겸할 수 있는 '감각통학실'이 1년여 간의 준비끝에 완성됐기 때문.
25일 오전 10시께 '프란치스코의 집'은 24명의 중증장애아동을 위한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축제 분위기였다.
이른 아침부터 수녀님들과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은 이날 준공식을 갖는 감각통학실 '축성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소병주 수원시 부시장과 이성규 정자2동장, 수원시 사회복지과 직원 및 프란치스코의 집에 아이들을 맡기고 있는 학부모 운영위원회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자2동 꽃뫼 성당 주임 신부님의 진행으로 아이들의 소중한 공간인 '감각통학실'의 축성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성규 정자2동장은 "관내 장애아동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여건에서 재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차원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소병주 수원시 부시장도 준공된 감각통학실을 둘러보며 직접 에어스페이스(공기를 넣어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에 올라 "아이들이 제대로된 재활 환경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시 차원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립복지시설로 운영중인 '프란치스코의 집'에는 현재 장애등급 1~3급의 중증장애아동 24명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돌보고 있는 이들은 수녀님과 사회복지사, 그리고 물리치료사 및 운전기사를 포함해 모두 7명에 불과하다.
김비아(49) 원장님은 "이곳은 기능이 퇴화하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이 아이들의 신체기능이 퇴화하지 않도록 현상유지를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처럼 아이들이 한살, 두살 먹어가면서 신체적, 육체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여기있는 아이들은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퇴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오늘 준공식을 갖은 '감각통학실'을 통해 아이들이 최소한 발전은 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기능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더 할 나위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이어 "여기에서 활동중인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은 자신의 일과 시간 이외에도 후원단체를 쫓아다니느라 여가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에 만들어진 감각통학실도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사실 준공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9년 문을 연 '프란치스코의 집'은 개인 후원자와 후원재단, 그리고 시의 지원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지난 해에는 아이들의 재활 공간인 '감각통학실'을 만들기 위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모금활동을 벌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프란치스코의 집'소속 식구들은 1년에 한번씩 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제대로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3년 7월부터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최희진(26.여.사회복지사)선생님은 "선생님 혼자 8명의 아이들을 돌보다보니 때때로 뜻하지 않은 작은 사고들이 생겨 마음이 아프다"며 "특히 얼마전부터는 대학생과 주부들의 봉사 손길마저 끊겨 아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제대로 해줄 수 없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후원금 모금도 중요하고 선생님 충원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봉사자들의 손길"이라며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 한번이 장애아동들에게는 커다란 희망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기던 아이가 걷고, 움직이지도 못한 아이가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며 "장애아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집에서 조차 부모들에게 버림 받은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자신의 작은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