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푸르지오 아파트 793세대 입주민과 입주예정자들이 수원시와 아파트 건축 시행사인 한미개발이 육교 건설부지를 놓고 맞서면서 보행권을 크게 위협받고 사용승인이 지연돼 한 달이 넘도록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미 입주를 완료한 주민들은 "가로등이 완전히 설치되지 않고 신호등, 보행자 도로 등 교통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입는 피해가 엄청나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만 시키면 다냐=30일 오전 10시께 오목천동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 한달이 넘은 아파트 단지에는 단지내 주진입로의 반폭도로에만 가로등이 설치됐으나 1단지와 2단지 사이의 신설도로에는 아직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았다.
특히 아파트 주 진입도로 사이에는 횡단보도만 그려진 채 신호등은 설치되지 않아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노약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1단지와 2단지 사이에는 아직 보행자 도로도 완성되지 않은 채 설치돼야 할 보도블럭들이 여기저기 쌓여져 있었다.
입주민 형모(43)씨는 "가로등이 일부 구간에만 설치돼 있고 보행자 도로도 갖춰지지 않아 밤에 다니기가 쉽지 않다"며 "이곳이 행여나 범죄의 온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단지로 들어서는 주 진입로 앞에 신호등이 없어 길을 건널 때마다 사고 위험을 느낀다"며 불안해했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단지내 주진입로 가운데 매입이 완료된 반폭도로에는 가로등 설치 공사가 끝난 상태"라며 " 진.출입로 좌회전 허용 및 신호등 설치에 관한 사항은 수원남부경찰서 교통규제심의위원회에 교통규제 심의안건으로 상정을 요청한 상태며 규제심의가 통과될 경우 남부서와 공사계획을 협의한 뒤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원시와 시행사는 책임전가=수원시는 지난 2003년 6월 권선구 오목천동 285 일대에 푸르지오 아파트 793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승인을 시행사인 (주)한미개발에 내주면서 대로변 맞은 편에 들어설 오현초등학교 연결 육교와 진입도로를 개설하라는 기부채납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수원시는 지난해 5월 한미개발측에 사업지구내 4천224㎡의 개설도로 가운데 주 진입도로 건설을 당초 사업승인조건인 폭 12.5m의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사유지인 284의1 등 4필지를 추가로 매입해 폭 12.5m, 2천15㎡를 확장, 폭 25m 왕복 4차선 도로로 개설토록 했다.
이에 대해 한미개발은 진입도로의 반(12.5m)만 개설하는 조건으로 사업승인을 내준 뒤 뒤늦게 토지를 추가 매입해 전폭을 개설하라고 하는 것은 "수원시의 횡포이자 억지"라며 시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미개발 관계자는 "사업승인 당시 계획에 없던 땅을 추가로 매입하라는 수원시의 억지에 황당하다"며 "아파트 입주가 한창인데도 시가 나머지 반쪽 토지를 매입하지 않아 육교건설에는 손도 못대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수원시는 지난해 12월27일 일단 푸르지오 아파트에 대한 '임시사용승인'을 내줘 현재 30%가량이 입주한 상태다.
입주민 최모(35.여)씨는 "단지로 들어오는 주 진입도로의 반대편에 들어서는 오현초교가 오는 6월에 개교할 예정이나 도로개설과 육교건설이 안되고 있어 걱정"이라며 "횡단보도와 신호등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아이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시와 한미개발은 서로 잘못을 떠 넘기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한미개발과 이 문제를 협의중에 있다"며 "육교가 설치될 부분을 우선 매입, 착공하는 등 입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