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은 내가 지킨다"
최근 용인, 시흥, 안산 등 경기도내에서 일명 '발바리'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에 의한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는 여성들이 호신용 스프레이, 전자충격기, 휴대용 경보기 등의 호신용품을 구입, 이른 바 `호신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또 잦아진 성폭행 사건이 여성들의 귀가 시간을 앞당기고 복장도 변화시키고 있다.
#성폭행, 사전에 대비한다=대학생 안모(22.여.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립스틱 크기만한 `호신용 스프레이`를 구입했다.
안씨는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호신용품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심지어 전자충격기와 휴대용 경보기까지 가지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여.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씨도 "성폭행 사건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보며 불안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지난달 분사식 가스 스프레이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호신용품, '대박행진'=연쇄 성폭행범 일명 '발바리' 사건으로 호신.방범 용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호신용 스프레이를 비롯해 호신용 경보기, 호신용 전자 호루라기 등은 물론 경찰이 휴대하는 3단 진압봉에 이르기까지 제품군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3일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호신 용품 판매량은 '발바리' 등의 연쇄 성폭행 사건이 보도된 지난해 12월 이전보다 40% 가량 늘어난 하루 평균 약 500여개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5천 여개의 호신용품이 팔려 나가기도 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을 보면 8천원에서부터 2만원대까지 저렴한 가격에 경고용 호루라기를 비롯해 분사식 가스 스프레이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콤팩트한 디자인을 갖추고 핸드백에 가볍게 들어가는 소형 제품도 인기.
옥션에서 판매 중인 300여종의 호신.방범 용품 중에는 호신용 스프레이(1~3만원대)와 호신용 경보기(1만원~2만2000원대), 호신용 전자 호루라기(8000원~2만원대)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전자 호루라기로, 하루 평균 100여개가 판매되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잇따른 성폭행사건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30% 이상이나 늘었다"며 "특히 전자 호루라기의 경우 평소에는 목걸이 형태로 착용하다 긴급상황시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려 구조요청을 할 수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밤이 무서워=여성들의 귀가 시간이 빨라지고 복장도 변화되고 있다.
실제로 밤 11시 정도만 되면 평소 젊은 여성들로 붐비던 수원역 인근과 인계동 먹자골목, 산본 중심가 등 번화가는 예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원 김모(29.군포시 산본동)씨는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친구들끼리 모임을 가져도 오후 9시 이전에 귀가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미니스커트와 같이 성범죄를 유발할 소지가 있는 복장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