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강제징용된 피해자의 삶을 폭로하기 위해 일본인이 직접 그려 보관해온 98점의 그림을 국내 40대 교육활동가가 일본에서 들여와 오는 4월말 그림집을 발간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제88주년 3.1절을 맞아 안성 3.1운동기념관에서 그림 27점을 모아 전시회를 연, 화제의 주인공은 안성에 있는 청소년 교육문화단체 ‘아힘나 운동본부’ 상임이사인 김종수(44)씨.
그는 5년 전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본에서 다시 조명되어야 할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바로 세우는 운동을 펴고 있다.
‘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나라’의 머리글자를 딴 ‘아힘나 운동본부’는 강제징용된 탄광촌과 강제노역 희생자들의 무덤을 찾아 한일 청소년캠프를 열고 일본 속 왜곡된 우리민족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일본 후쿠오카(福岡)를 찾았다가 ‘조선인의 강제연행을 생각하는 모임’ 회장 오오노 세쯔코(81·여)씨가 강제징용 피해자의 삶과 애환을 그린 그림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림 잔상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자 그는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만행을 반성하며 그린 세쯔코씨의 작품 98점을 디지털카메라로 담아왔고 오는 4월 말 그림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세쯔코 할머니는 20여년 전부터 일제 강점기에 자행된 강제연행 등 한일역사의 단면들을 화폭에 담은 그림을 들고 일본 내 학교를 돌며 ‘한일역사 바로알기’ 운동을 벌여왔다.
이 그림들에는 1900년대 한일합방 때부터 해방직후까지 일제 강점기의 한국인 강제연행 과정과 후쿠오카 지쿠호(筑豊) 지역 탄광촌에서의 작업모습 등 강제징용 피해자의 눈물겨운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는 “상업성을 갖춘 책이 아니라 우선 1천500권을 찍어 한일청소년들에게 보급할 생각”이라며 “젊은층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일관계가 보다 희망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