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육상경기연맹이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제36회 전국종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대구가 지난 달 27일 케냐 몸바사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에서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한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육상대회라 관심이 쏠리는 데다 지난 주 대학선수권대회에서 어처구니없는 계측 오류 해프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육상연맹은 지난 16일 안동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제62회 전국대학선수권대회에서 28년 만에 100m 한국기록을 깨트리는 10초24의 놀라운 기록이 나왔지만 무선 장비 오작동으로 인한 계측 오류로 판정, 기록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학연맹은 이에 불복하며 여전히 한국기록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육상연맹은 모처럼 수도권에서 열리는 전국 규모대회에서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에는 무선, 유선, 수동 계측장비를 총동원하기로 했다.
육상연맹은 ‘링크스(Lynx) 계측 시스템’을 쓰는데 유선과 무선을 모두 장착해 혹시 한 쪽에서 오류가 나더라도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수동 계측은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드는 격이다.육상연맹은 23일부터 경기장에 시설.경기분과 위원들을 투입해 ‘도상 훈련’을 하고 있다.
작년 연말 도하아시안게임 육상 종목에서는 유선 시스템만 쓰였다.
카타르가 평평한 사막지대라 전자파 간섭 우려가 있어 무선장비는 쓰지 않고 유선만 두 가지 시스템을 장착했다고 한다.육상연맹은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현지 계측 시스템을 운영한 쌍용정보통신 직원들을 이번 대회 자문역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명색이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해놓고 기록조차 제대로 재지 못한다면 국제 육상계에서 어떤 시선으로 쳐다보겠느냐”며 이중 삼중의 안전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