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기증이라더니… 시민 우롱 분개
축구 물품 4억어치 사들여 홍보 급급
구조조정을 놓고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사용된 ‘안정환 골든볼’(작은 사진)을 거액을 주고 구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이다.
8일 수원월드컵재단 등에 따르면 2004년 4월 축구사료수집가 이모씨로부터 이탈리아와의 16강 경기에서 멋진 골을 터뜨린 안정환 선수의 헤딩 골든볼을 1억5천만원에 구입했다.
재단은 당시 “수원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이 씨로부터 안정환 골든볼을 무상기증 받아 수원월드컵경기장 축구기념관에 영구 전시키로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재단은 또 2005년에는 안 선수 부부를 초청해 손학규 당시 도지사, 김용서 수원시장에게 공을 기증하는 행사까지 벌였다.
이 공은 모 방송사에서 실시한 감정평가에서는 3천500만원이 매겨 지기도 했다.
앞서 재단은 2003년에도 4억8천여만원을 들여 2천여점의 축구 관련 물품을 이씨로부터 사들여 축구기념관에 전시했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이 실제로는 거액을 주고 안정환 골든볼을 샀지만 홍보를 위해 (무상기증이라고) 부풀려진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환 골든볼은 우리나라가 연장 끝에 2대 1로 승부를 결정 지은 피버노바 축구공으로 관례에 따라 당시 에콰도르의 모레노 주심이 보관하다가 이씨에게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