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조합원들과 임원, 대의원들이 하나로 단합돼 움직인 결과가 재건축을 무난하게 끝낸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천 관내에서 재건축아파트 중 첫 준공 테이프를 끊은 래미안 에코팰리스(주공11단지) 양항석 조합장은 성공적인 재건축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렸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695세대 조합원들이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끝낼 수 있었던 배경엔 양항석이란 인물이 있기에 가능했다.
건축에 建자도 몰랐던 그가 조합장이란 중책을 맡은 것은 3년 전.
당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란 직책을 수행하면서 신망을 잃지 않았던 터라 자연스레 재건축추진위원장과 조합장 자리로 이어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재건축의 순항을 위한 그의 취임일성은 ‘모든 추진과정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간다’는 것이었다.
시공사, 전기통신 감리업체, 컨설팅, 설계 등과 관련된 업체선정을 공개입찰로 의혹을 없앴고 조합원들의 건의사항은 임원과 대의원 협의를 거쳐 채택, 안건은 이사회를 통해 추인했다.
“거의 일반분양 없이 1대1 건축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관심도가 높았고 그런 만큼 요구사항도 많았다”며 “억지소리 하는 조합원들도 있어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말로 착공부터 준공까지 2년간의 여정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특히 완벽주의자인 양 조합장은 모든 업무를 손수 검토하고 관련기관을 직접 쫓아다니는 등 하루 25시를 사는 듯 분주히 뛰었다.
가장 큰 고비는 시민들의 관문로 아름다운 거리 숲 보전운동을 벌일 때다.
아파트 건립구간의 1차선 확장으로 과천시의 명물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민들이 반대에 나섰으나 그로선 시공사와의 지체상금은 뒤로하고 입주시기의 차질로 조합원들의 원성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행히 잘 해결되기는 했으나 입술이 타들어 갈 정도이고 긴 밤을 하얗게 새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도 양 조합장은 과천의 주거문화를 바꾸는 첫 단추를 꿰었고 조합원들이 단지 가운데를 흐르는 친환경적인 하천과 동간 배치, 조경 등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 또한 크다고.
건축한 지 20년이 넘는 과천은 앞으로 재건축 행렬이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 조합장은 이들 단지에 대해 조언 한마디를 했다.
“조합원들은 집행부를 믿고 따라 줘야 하고 집행부 역시 모든 일을 투명하게 진행해야 함은 물론 반대여론도 수용하고 감싸 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자신들의 의사와 맞지 않는다고 배격하면 계속 삐걱댈 수밖에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