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 마운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시즌 약체로 평가받은 ‘명가’ 현대는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고 ‘단결력’을 발휘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개막 1, 2선발을 맡았던 투수들이 최근 나란히 부상과 부진에 빠졌다.
시즌 초 정민태에 이어 에이스로 활약이 컸던 외국인 우완 투수 캘러웨이(32)는 오른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24일 정밀검진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또 지난해 12승을 올렸던 좌완 장원삼(24)은 초반 0점대 방어율로 호투했으나 최근 체력이 떨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연속으로 부진한 투구를 거듭하던 장원삼은 급기야 지난 23일 수원 롯데전서 2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는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장원삼은 머리도 짧게 깎는 등 심기일전했지만 이날 경기서 1회 2사후 연속 5안타를 맞고 3실점한 데 이어 2회에도 난타를 당해 결국 마운드를 구원 김성태에게 일찌감치 넘겨야 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주축인 이들이 나란히 정상 궤도에서 이탈하며 제 구실을 못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년 간 부진했던 왕년의 ‘에이스’ 우완 김수경이 연승 행진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고, 나머지 선발진인 전준호, 황두성도 선전하며 버티고 있지만 주축 2명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구원투수진도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다. 신예 조용훈이 혜성처럼 떠오르며 선전하고 있지만 선발진이 일찍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구원투수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또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마무리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박준수도 23일 2군으로 내려갔다. 우완 송신영이 박준수를 대신해 임시 소방수로 호투하고, 이현승, 노환수, 김성태가 허리를 책임지고 있지만 연일 등판으로 힘든 상황이다.
현대로서는 장원삼이 원기를 회복해 초반 호투할 때 모습으로 돌아가고, 캘러웨이가 수술을 받지 않고 재활로만 다시 살아나기를 고대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어수선한 환경에서도 5할 승률로 선전하고 있는 현대호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