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분당급 신도시’가 동탄2신도시로 확정 발표된 지 한달여.
도시개발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호평속에 분당과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 조성 이후 계속해서 택지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주택난을 해소하고 21세기 주거환경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신규 택지개발사업은 용인 동백, 보라를 비롯해 오산 원동, 파주 운정, 양주 옥정·회천 지구 등 도내에 집중되고 있다.
1기 신도시 준공 10년이 지난 지금, 기본적인 기반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채 늘어나기만 하는 택지공급에 대한 불만과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다.
신규 택지개발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표출되고 있는 동백지구를 찾아 그 문제점과 피해 실태와 대책을 집중 진단한다.
1. 동백은 아직도 공사중(?)
2. 교통지옥에서 헤매는 주민들
3. 사라진 시민의식, 실종된 기초질서
4. 개발따로 관리따로
5. 전문가 진단과 해결방안
지난 15일 새벽 5시 30분. 희뿌연 초복 날의 여명, 동백은 이미 공사중이었다.
이곳저곳에서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울려대는 망치질 소리와 각종 기계 소음이 동백 전체에 요동치면서 세상을 깨웠다.
민원이 들끓을 수 밖에 없다.
소음, 분진, 진동 등 건축공사로 발생하는 기본적인 피해에 대한 준비나 대책도 없이 일단 공사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어은목 마을과 동백 초당초교 바로 옆 3m 도로에 이웃한 단독주택 용지.
한국토지공사에서 조성해서 분양한 이 용지는 제각각의 공사로 바쁘다.
곳곳에 철근 등 공사 자재와 건축폐기물들이 어수선하게 널브러져 있다. 공사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는 것이 중요할뿐 안전문제는 뒷전이다.
인근 도로는 물론 어린이공원마저 본래의 용도를 잃고 건축자재와 폐기물들의 야적장으로 변질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길 건너에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타운하우스 건설이 한창이다.
N건설에서 짓고 있는 타운하우스촌도 아침 6시 이전부터 공사가 시작돼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발생한 것도 여러차례.
그러나 어떤 개선이나 안내도 없이 여전히 공사중이다.
휴일 아침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은 고사하고 하루 5분만이라도 창문 좀 열어봤으면 좋겠다는 민원이 넘치는 이유다.
한국토지공사가 야심차게 선보인 동백 호수공원 일대.
J상가를 비롯 E마트, 롯데시네마 등 지역 주민들의 편의시설들이 밀접해 있는 중심 상가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G, A, M 등 수많은 상가들의 공사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사 현장에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변변한 시설이 없고 출입마저 자유롭게 이뤄지면서 대형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공사 현장 어디에도 공사나 안전 관련 안내판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
교각과 교량 건설공사가 한창인 동백 역사 예정지를 비롯한 전국 최초의 경전철 공사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민 황모(43)씨는 “신도시 정책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토지공사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주민 피해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기반시설을 갖추고 인구를 유입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주택 입주민들을 담보로 상가와 단독용지를 비싸게 팔아 이익을 챙길뿐 나머지 문제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창연 강남대 교수는 “동백뿐만 아니라 죽전, 구성, 보라 등 용인의 대다수 택지개발지구에서 끊임없이 생활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주택난 해소와 쾌적한 신도시 모델 제시라는 본래 목적에 맞는 토공의 책임있는 계획과 관리, 시의 적극적인 개입과 권한 강화가 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