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부서인데 추석이라고 뭐가 다르나요.”
추석 당일도 반납한 채 시 청사에 출근해 민원 행정을 보살핀 공무원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수원시청 건축과 곽호필(48) 과장이 그 주인공.
인하대 건축학과 출신의 곽 과장은 지난 88년 공직에 입문, 건축부서에서 20년 동안 근무한 건축 베테랑.
하지만 그는 추석 당일도 반납한 채 민원 행정을 보살필 정도로 열의를 갖고 있는 공무원이다.
충북 청주시가 고향인 그는 고향에는 가지 못한 채 큰 집이 있는 인천에서 제사를 모신 뒤 곧바로 시청으로 출근했다.
해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건축 관련 제도와 부동산제도 등을 비롯, 각종 민원 행정의 해소를 위해서다.
평소에도 오전 8시에 출근해 그날 업무를 미리 예습하고, 공부하는 모습에도 알 수 있듯 그의 꼼꼼하고 성실한 업무태도가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건축과는 시 부서 중에서도 가장 많은 7개 팀(공동주택, 주택기획, 주택관리, 건축1, 건축2, 재건축, 광고물)으로 곽과장은 직원만 24명을 이끌며 각종 인허가와 집단민원을 처리하느라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키로하자 그는 지난 9월 회계사, 변호사, 택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분양가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말까지 분양가 상한제 심의직전에 비싼 가격에 분양승인을 받으려던 6개 업체에 대해 단호하게 보완반려조치했다.
20년 건축 공무원으로 잔뼈가 굵은 그의 업무처리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숱한 로비와 외압이 있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곽과장에게 점심 한 끼 대접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곽과장은 청렴과 철저한 일처리에 승부를 걸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현장에서 한 건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그에게 일반기업체 현장소장이나 업체관계자들이 수시로 자문을 구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건축과 팀장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는 ‘이례적인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곽 과장은 “건축 부서가 민원인들 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양측 모두 일방적인 주장을 할 경우 당황스러운 순간들도 많다”며 “그러나 이를 풀어야하는 것도 행정공무원의 몫인 만큼 항상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수한 공무원의 노력만으로 풀리지 않은 민원도 많은 만큼 시민들 역시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