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명의 77가지 열쇠’
우메사오 다다오 지음
최경국 옮김
창해/352쪽, 1만5천원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이어령 교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학술·전문서적을 비롯해 ‘일본은 없다’ 류의 에세이까지 일본을 주제로 한 서적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수많은 작가들을 끌어들인 일본의 매력은 이중성이다.
일본은 순종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격적이다. 군사적이면서도 탐미적이며 개인주의적이면서도 전체주의적인 양면성을 지녔다.
우메사오 다다오 교토대학 명예교수가 1983년 초판을 발간한 ‘일본문명의 77가지 열쇠(창해 펴냄)’는 일본인의 눈으로 일본을 해부한 대표적인 일본문명 지침서라고 할 만한 책이다.
최근 번역·출간된 이 책은 군도와 삼림, 토기, 패총, 무사, 신토, 총 등 77가지 키워드를 통해 일본문명의 역사와 오늘, 미래를 조망했다.
총은 모방과 복사에 능한 일본인의 특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일본인이 처음 총을 접한 것은 1543년 8월25일이다. 포르투갈 상인이 탄 배 한 척이 일본 남단의 섬 다네가시마에 표착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총을 쏴 새를 잡는 것을 본 다네가시마 영주 도키아키라는 그들을 극진하게 대접하고 엄청난 가격을 지불해 총을 손에 넣었다.
도카아키라는 도공(刀工)에게 총의 복제를 명했다.
도공은 총신을 완성했지만 밑바닥을 막을 수 없어 고심했다. 시험발사 때마다 총의 밑바닥이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1년 여를 고민한 끝에 터득한 비밀의 열쇠는 나사였다.
화약의 폭발력을 견디기 위해서는 나사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총을 복제하기 위해 일본은 나사부터 따라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일단 국산화에 성공하자 총은 순식간에 일본 전국으로 퍼졌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했을 당시 일본 내 총의 수량은 전 유럽의 군대가 보유한 수량과 같을 정도였다. 서양인의 눈에 일본의 모방·복제 기술은 섬뜩할 정도였다.
총 복제 사건은 이후 ‘일본인은 따라하기에 능하다’는 다소 악의 섞인 선전에 두고두고 이용됐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