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동맥이나 정맥의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정상 혈압에 비해 높은 상태를 말한다. 건강한 성인의 혈압은 보통 120/80㎜Hg이다. 심장 수축기에는 120㎜ 높이의 수은관을 심장 이완기에는 80㎜ 높이의 수은관이 가하는 압력 정도를 말한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분류 된다. 정상혈압과 고혈압 사이에 혈압을 고혈압 전단계라고 해서 이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
* 고혈압의 무서운 합병증
48세 회사원 김모씨는 왼쪽 몸이 마비돼 응급실로 급히 실려왔다. 김씨 아버지는 42세에 뇌졸중으로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75세로 당뇨가 있었다. 김씨는 10년 전 신체검사에서 혈압이 164/102mmHg로 높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증상이 없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매일 아침 운동만으로 건강관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침에 소변을 보던 중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꺼우면서 왼쪽 손발에 힘이 없어졌다. 응급실에서 측정한 혈압은 222/148mmHg였고 CT 촬영에서 오른쪽 뇌에 커다란 출혈이 발견됐다.
김씨는 입원해 뇌압을 낮추는 등의 치료를 받았으나 좌측 마비는 계속됐다. 이처럼 고혈압은 아무런 증상 없이 뇌졸중 등 무서운 합병증을 부르기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혈관 내 압력이 높으면 혈관 기능이 떨어져 동맥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동맥경화가 발생해 혈관이 아예 파열될 수 있다. 갑자기 혈관이 터져서 뇌출혈이온다거나 또는 혈관이 막혀서 뇌경색·심근경색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서양보다 자주 나타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고혈압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기때문이기도 하며 혈압이 높을수록 뇌혈관에 대한 손상이 관상동맥에 대한 손상보다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상혈압인 사람이 갑자기 고혈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 중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10년에 걸쳐서 혈압이 높았다 정상이 되었다 하는 기복이 심한 단계를 경험한다. 이러한 고혈압으로의 전환기는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생활습관 개선을 철저히 시행한다면 약 절반은 고혈압으로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혈압 관리 방법
혈압을 관리하는데는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생활습관을 통해 표준 체중을 유지하고 싱거운 음식 섭취, 운동량 증대, 채식, 금연, 절주 등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요법으로는 일반적으로 혈압이 10/5mmHg 정도가 감소되므로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 환자는 약물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혈압의 약물치료 만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치료법은 없다. 미국에서 고혈압 약물치료가 시작된 60년대부터 현재까지 심혈관 질환은 절반으로 감소됐다.
이는 대부분이 혈압 치료의 효과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혈압의 약물치료는 가장 확실한 자신에 대한 투자다.
심장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로 혈압을 140/90mmHg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약물치료에는 비용과 약간의 부작용 발생 등이 따르지만 득에 비하면 매우 사소한 것이다.
<도움말 :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김철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