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후발 주자이면서 여론지지율도 뒤처져 있는 정 후보는 토론회 등에서 가급적 이 후보와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양강 구도’를 만들려 하는 반면 정 후보의 상승세를 경계하는 이 후보는 아직 범여권 단일후보가 아닌 정 후보와 같은 반열에 서는 것을 꺼리면서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세계지식포럼에서 이 후보보다 30분 늦게 연설하기로 돼있던 정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오던 이 후보를 잠시 기다렸다가 다가가 악수를 청했고 예상치 못한 채 정 후보와 마주친 이 후보는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몇시간 후 열린 전국여성대회 행사에는 이 후보가 다소 늦게 도착해 만남이 불발됐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정 후보를 의식해 연설순서를 뒤쪽으로 바꿨다”고 주장했으나 이 후보 측은 “말도 안 된다”고 부인했다.
다음날인 19일 중앙선관위가 대선주자들을 초청해 개최한 ‘정책선거 실천협약식’에는 정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등이 참석했지만 이명박 후보는 다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또 정 후보는 당 회의 등을 통해 이 후보에게 “국정감사에 함께 나가 검증을 받자”고 공개 제안하기도 했으나 이 후보는 아예 묵묵부답이다.
정 후보측은 이 후보와의 ‘맞짱 TV토론’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후보측은 “범여권 단일후보가 되기 전까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일간지는 두 후보간 대담을 기획했으나 이 후보측이 난색을 표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정 후보는 21일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링에 오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후보의 정책선거 실천협약식 불참을 거론, “결혼식에 신부가 대리인을 내보내면 그 결혼이 무효인 것처럼 정책검증 선거를 하겠다는 자리에 대리인이 나와 약속한 것은 무효”라며 “이 후보는 불성실과 오만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이 후보에게 “이번 선거에서는 가치를 갖고 승부하자”면서 국정운영 가치를 주제로 한 1대1 토론을 재차 제안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이 후보 측은 이날도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들은 경제를 살릴 일꾼을 원하지 사회를 분열시키는 ‘말꾼’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후보자간 토론이란 게 선거법에 따라 하면 되는 것이지 정 후보가 애걸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제안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