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가을빛으로 전국이 물들고 있다. 설악산에도, 제주도에도 이미 온천지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그중에 최고로 손꼽히는 곳이 따로 있다. 바로 내장산이다. 내장사와 백양사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가을 내장산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단풍의 묘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명산 중의 명산으로 꼽힌다.
가을의 들머리, 내장산의 화려한 가을 외출은 바로 단풍터널에서 시작된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내장사에 이르는 단풍터널은 내장산 단풍 명소 중에 첫손으로 꼽는 곳이다.
108주의 단풍나무들이 발산하는 붉은 빛의 어우러짐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느낌으로 가득하다. 특히 고찰 특유의 고즈넉함과 정갈함이 더해져 길손의 마음을 움직인다.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고, 각박한 현대인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천상(天上)의 자비가 녹아있는 단풍터널은 생각지도 못한 자기성찰의 기회가 덤으로 따라온다.
추령재에서 내려보는 내장사 경내 역시 한폭의 그림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는 장관을 연출한다.
서래봉과 망해봉, 까치봉에 불출봉 등은 단풍의 불길속에 우뚝 솟은 봉우리의 웅장함으로 입이 벌어지게 만든다. 게다가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벽련암의 그 아찔한 아름다움까지, 절묘하단 감탄사가 절로 탄성을 내뿜는다.
단풍과 함께 평생 간직할 수 있는 가벼운 산책과 등산은 어쩌면 필수코스. 일주문에서 시작하는 자연탐방로는 한시간 내외의 거리로 곳곳을 살펴보기에 적합하다. 시간이 아쉬운 사람들이 내장산을 즐기기에 딱이다.
이밖에 서래봉코스와 신선봉코스 등은 단풍과 함께 산을 아끼고 즐기는 이들이 한번쯤은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 즐기는 등산코스로 유명하다.
오는 4일까지 벌어지는 단풍축제는 내장산 단풍구경의 하이라이트.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손에 손을 잡고 깊어가는 단풍속에 흠뻑 젖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만끽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