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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 능한 기업 시장을 지배한다

“기술적 우위쫓아 ‘최초’되는 것만이 혁신 아냐
고객마음 움직이는 ‘최고’되는 길에 승부수를”

국내 기업들이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전략 계획 1순위로 혁신활동을 꼽았으며 이를 위해 대다수 기업이 R&D(기술개발) 투자를 늘릴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가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조사를 위해 3천개 기업 CEO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결과, 응답 기업 79%가 혁신활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사람이 최고경영자·대표이사라고 응답했고, 61%가 혁신활동이 기업의 전략적 1순위라고 응답했다.

‘혁신 관련한 R&D 투자를 늘릴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기업의 90%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또 혁신활동 투자에 대한 재무성과 만족도는 금융 산업이 가장 높았던 반면, 산업재는 가장 만족도가 낮았다.

혁신성과를 가장 저해하는 요소에 대한 질문에는 ‘적합한 사업 아이디어 확보의 어려움’ 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내부 프로세스의 비효율성’을 꼽았다.

◇국내기업의 혁신에 관한 견해 = 국내 기업들은 ‘자사 산업의 변화속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매우 빠르다’(32%)는 것을 혁신활동 추진의 가장 중요한 동기라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 ‘경쟁사의 많은 활동들이 자사를 위협하고 있다’(26%)는 것을 꼽았다.

‘기업의 혁신 활동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혁신활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최고경영자·대표이사(7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경영층이 주도하는 혁신 활동은 한계가 있고 구성원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란 차원에서 ‘전사 차원에서 혁신의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를 얼마나 자주 갖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월 1회 이상 전사 차원의 혁신 공유 활동을 가진다’(4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주 1회 이상(23%), 분기별 1회 이상(21%), 반기별 1회 이상(9%), 연 1회 이상(1%)의 순으로 조사됐다.

‘혁신활동은 자사의 몇 번째 전략적 우선순위인가’라는 질문에 61%가 1순위라고 응답했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75%가 혁신활동이 전략적 1순위라고 응답해 타 산업에 비해 우선순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전략적 행동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략방안과 장기선택방안을 미리 개발하는 것’이라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어떤 항목에 가장 자원을 많이 할애하는가’에 대한 설문결과, 혁신을 위한 회사전략 만들기(29%), 조직적 능력을 구축하고 향상시키는 활동(27%), 사업단위 혁신관리하기(22%), 신제품개발 관리하기(22%)의 순으로 나타났다.

‘혁신활동을 위해 R&D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90%가 투자 증대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R&D 투자를 늘린다면 어떤 요소에 중점을 두겠는가’라는 질문에는 61%가 제품·서비스의 개발이라고 응답했다. 뒤를 이어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이 23%로 조사됐다.

그 외에 ‘혁신활동투자에 대한 재무성과에 만족하는가’라는 설문에서는 14%가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39%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하지 못하다고 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에 대해 ‘적합한 사업 아이디어 확보의 어려움’(23%)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내부 프로세스의 비효율성(22%), 고객 니즈의 정확한 모니터의 어려움(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국내기업의 경영혁신 한계와 방안 = 국내 기업의 경영혁신 한계 중 하나가 ‘서구 혁신기법의 빈번한 도입’을 들 수 있다.

선진국에서 유행한 혁신기법은 2~3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혁신기법인 6시그마는 1980년대 후반 미국 기업에 도입되어 2000년에 피크를 이루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최근까지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IT를 바탕으로 발전하여 1990년대 말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전사적자원관리(ERP) 기법도 우리나라에서는 2년 정도 뒤에 확산되었다. 최근까지 화두가 되었던 고객관계관리(CRM) 기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내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이처럼 선진 혁신기법을 도입한 회사 10개 중 7개의 기업이 애초에 원했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서구 기업의 경영 방식, 사업 특성, 조직 문화 속에서 탄생한 혁신기법이 우리 기업의 시스템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LG경제 연구원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서구의 통계적 품질관리 기법을 일본 문화와 결합하여 TQM(전사적 품질경영)으로 발전시켜 엄청난 성과를 얻어냈다”며 “국내 기업도 서구 혁신기법의 재창조 작업을 통해 해당기업만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혁신에 대한 국내 기업의 한계 중 또 하나는 ‘혁신’이란 의미를 사전적 의미인 ‘독창적이고 새로운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혁신의 결과물이 기존의 것과는 완전히 새로운 ‘최초의 제품’이어야 한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들은 자사의 신제품을 낼 때는 항상 국내 최초 내지는 세계 최초라고 떠들어댄다. 최초의 제품을 내놓는 것이 곧 혁신이라는 믿음에서다. 고객에게 어떤 의미나 가치로 받아들여지든 간에 시장에 최초로 출시하기만 하면 마치 성공은 따 놓은 당상으로 여기곤 한다.

또 최초가 혁신의 성공을 보장해준다고 믿는 것만큼이나 기술적 우위만이 시장에서 최고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술 중심의 혁신적 제품에 승부수를 두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LG경제 연구원 관계자는 “ 최초나 기술적으로 최고라 하는 기업이라도 고객에게 외면 받는 혁신은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혁신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최초나 최고를 지향하기 보다는 시장 지향적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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