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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新 랜드마크] 6. 파주 영어마을

우체국·은행·병원·경찰서 등 공공체험시설 갖춘 ‘외국의 거리’
값비싼 해외어학연수 대체 ‘원어민 교사 방학영어캠프’ 인기

조선시대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팔달문(八達門), 화성의 북문이자 정문인 장안문(長安門)의 화성을 생각하면 수원이 생각납니다.

 

파리의 에펠탑처럼 어떤 도시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상징물이나, 기준점이 되는 건물을 우리는 랜드마크(Land-Mark)’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도심 표지판 역할을 하는 시각적인 랜드마크도 있지만 감성적· 서정적 랜드마크도 있습니다.
본지는 삶의 만족을 찾으려는 ‘다운시프트(Downshifts)족’의 등장과 관광과 문화 등 무형의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관광 소비자층인 ‘노블레스 노마드(Noblesse Nomad)’ 를 경기도로 끌어 들이기 위해 ‘경기도 新 랜드마크’를 설정, 기획 취재했습니다.

 

여행전문가로 알려진 이용환 소설가, 이재웅 시인의 맛깔나는 글, 취재기자의 현장탐방, 그리고 뉴 미디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앵글의 사진으로 ‘경기도 新 랜드마크’ 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1. 평화ㆍ통일의 전초기지 ‘도라산역’
2. 안성 바우덕이축제 (무형 랜드마크) 
3. 수원 화성 (세계 유산 역사 랜드마크)
4.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민간문화 랜드마크) 
5. 화성 제부도 (생태체험 해상 랜드마크)
6. 파주 영어마을 (체험 학습 랜드마크) 
7. 양평 두물머리 (자연 랜드마크)
8. 용인 한국민속촌 (관광 랜드마크)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도 겨울이 왔다.
가을이 저물기도 전에 서둘러 겨울이 왔다.
겨울이 되면 영어마을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진다.
12월 겨울방학을 맞아 겨울방학 영어캠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1월 19일부터 영어마을에서는 겨울방학 영어캠프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생까지 총 1천230명이 입소하게 될
겨울방학 영어캠프(1,2차 각 2주씩)는 흔히 ‘버스 타고 떠나는 해외연수’
혹은 ‘방학에 떠나는 어학연수’로 불린다.
원어민 영어교사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권 국가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하고 영어와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경기영어마을은 안산캠프(2004년 8월 개원), 파주캠프(2006년 4월 개원),
양평캠프(2008년 3월 개원예정) 등 세 개의 캠프가 있으며
현재로서는 파주캠프가 영어마을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다.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는 영국 남부지방의 전통적인
영국마을인 라이마을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른바 한국 속의 영국마을인 셈이다.
영국마을의 특징들은 정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곧바로 펼쳐진다.

체험<Experience>·놀이<Entertainment>·교육<Education> ‘3E’ 영어교육의 신 패러다임

영어마을 정문에서 오른편 하늘을 바라보면 독수리 조각상이 있는 종탑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글로벌 한국인의 이상을 담은 영어마을 상징탑 벨 타워(Bell Tower)이다. 정문 앞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톤헨지(Stonehenge) 모형이 자리해 있고, 정문에는 영어마을의 출입을 관리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있어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영어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곳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국제공항의 출입국관리사무소를 그대로 본땄는데, 영어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국심사 또한 영어로 진행되며, 영어로 된 입국신고서를 작성해 매표소에 제출해야 패스포트를 내어준다. 이 여권이 입장권인 셈이다. 파주캠프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방문객 누구나 입국심사 체험을 할 수 있지만,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입국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지나면 트램(Tram)을 따라 곧바로 상가거리가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영어전문 서점에서부터 별난물건박물관, 영국 전통 호프집, 이탈리아 피자 가게, 몽골식 그릴 바비큐 식당, 커피 전문점, 빵가게, 편의점 등을 만날 수 있다. 상가거리는 영어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영어로 주문하고, 쇼핑하는 과정을 통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주는 현장 영어체험장이나 다름없다.

 

과거에는 이 곳의 모든 업소에 영어를 쓰는 원어민이 근무했으나, 지금은 국내인 근무자가 더 많아졌다. 상가거리는 프로그램 참가자뿐만 아니라 일반 방문객도 저녁 6시 이후에는 입장료 없이 들어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상가거리를 지나 중심거리가 시작되는 지점 왼쪽에는 원어민 교사의 영어 뮤지컬 수업과 영어 애니메이션 등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600석 규모의 콘서트 홀이 자리해 있고, 중심거리를 따라 왼쪽에는 다채로운 거리 행사와 이국적인 축제가 수시로 열리는 선 빌딩(Sun Building)과 테마 전시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교육관이, 오른쪽에는 우체국을 비롯해 은행, 여행사, 병원과 경찰서 등의 다양한 공공체험시설(Role-playground)이 들어서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이곳의 공공시설 가운데 최소한 네 군데에서 영어로 대화를 마치고 도장을 받아야 영어마을 확인증을 받을 수가 있다.

공공시설 체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경찰서이다. 참가자는 이곳에 들러 경찰관과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하는데, 만일 한국어를 쓰다가 적발되면 곧바로 쇠창살이 내려진 감옥에 갇히게 된다. 정규교육을 담당하는 사이언스 사파리(Science Safari)와 익사이팅 어드벤쳐(Exciting Adventure), 미디어 매드니스(Media Madness), 교사연구동은 모두 영어마을 후문으로 이어진 옥스퍼드 거리(Oxford Avenue)에 있다.

영어마을의 모든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시청이다. 시청은 중심거리가 끝나는 지점에 분수대와 함께 자리해 있는데, 빅토리아풍의 매우 고풍스러운 모습이다.

 

이 시청 건물 왼편으로는 해리포터의 마법학교 식당을 재현한 생활편의동 카페테리아(Cafeteria)와 야외공연장, 10여 개 동의 학생 기숙사가 있고, 오른편에는 100여 명의 원어민 교사가 생활하는 원어민 기숙사와 연수생 기숙사가 자리해 있다. 이 곳의 학생 기숙사는 6인 1실로 되어 있으며, 잉카, 아즈텍, 체로키, 몽골과 같은 지구 각 대륙의 주요 인종 이름을 붙여놓았다. 마찬가지로 원어민 교사 기숙사에도 사이프러스, 미크로네시아, 마다가스카르 같은 작은 나라 이름을 붙여놓아 눈길을 끈다.

 

사실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의 진면목은 외국의 거리와 건물을 옮겨놓은 듯한 시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어마을만의 다양하고 독특한 영어 프로그램에 있다. 파주캠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역시 방학 영어캠프다. 값비싼 해외 어학연수를 대체하고 해외에서와 같은 환경 속에서 하루 12시간씩 2주에 걸쳐 원어민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함께 생활하고 영어를 배우는 방학 캠프는 영어마을의 핵심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중요한 프로그램은 주중 4박 5일 프로그램이다. 중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교육청에서 선발한 학생들(450명)이 학기 중에 입소하여 원어민 교사와 함께 생활하며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실제 영어환경에서 활용하도록 만든 공교육 보완 프로그램이다.

입소 전에 학생들은 전공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전공별로 각기 다른 교육내용을 배우게 된다.

이밖에도 만 5세 이상 참가할 수 있는 1일 프로그램과 주말 초등반 프로그램, 초등 프로그램(어린이 창작교실, 어린이 놀이교실 등), 유아 프로그램, 유니세프 가족 프로그램, 테마전시체험 프로그램(토이/쿠키 전시체험, 로봇 전시체험, 토이 만들기, 쿠키 만들기, 로봇 만들기), 영어마을 무료 프로그램 등이 있다. 무료 프로그램(콘서트홀 공연수업, 거리공연수업, 공공체험 프로그램 등)은 안내소에서 티켓을 발권받은 방문자 가운데 선착순으로 기회가 주어진다.

영어마을에서는 따로 영어 수업이 없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체험하며,공연을 보거나 거리에서 놀고, 물건을 사는 것까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굳이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야만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이곳에 온 아이들은 해외로 어학연수를 간 아이들보다 더 다양한 세계의 문화를 체험한다.

 

영어마을에서 내세우는 교육 패러다임 또한 체험(Experience)-놀이(Entertainment)-교육(Education)이며, 이것(3E)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이다. 아직도 어학연수라면 해외로 가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 가볼 일이다. 가서 그곳의 속내를 들여다본다면 분명 생각이 바뀔 것이다. ■ 글=이용한 작가 ■ 사진=장문기기자

 

지자체 지원 ‘명품 영어마을’ 공교육 보완 큰 성과

우리나라 영어마을 제1호는 2004년 8월 개원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 120의 1번지에 조성된 안산캠프다. 이후 2006년 4월 파주캠프가 개원, 안산캠프와는 다른 콘셉트로 설립됐다. 오는 2008년에는 양평군 용문명 다문리 산 32의 1일대에 161천898㎡규모로 양평캠프가 조성된다.

 

양평캠프는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관광·교육·문화·생태자원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영어마을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중에서도 파주캠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어마을 중 으뜸가는 영어마을로 손꼽히고 있다.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779번지 일대에 27만7천200㎡ 규모로 조성된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가 문을 열면서부터는 도내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손쉽게 외국문화를 체험하고 영어교과를 보다 폭넓게 학습할 수 있게 됐다.

 

2006년 4월 개원 이래 약 700여 기관과 2만여명의 방문객이 파주캠프를 찾았다. 교육수료자는 총 4만6천870여명이며 현재까지 조성된 국내 영어마을로는 최대 규모로 갖춰져 있다. 파주캠프는 교육(Education), 체험(Experience), 놀이(Entertainment)의 3E를 결합한 곳으로 교사 및 수강생 총 700명이 상시 거주하는 ‘체험·학습을 결합한 체재형 영어마을’이란 특징을 갖고 있다.

 

   
 
  ▲ 영어환경에서 생활함으로써 원어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영어에 대한 동기와 흥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정규교육과정에 참가한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과제를 풀고 있다.  
 
48개동에, 650명의 학생,  80여명의 연수생, 100여명의 원어민 강사들이 묵을 수 있는 숙소시설, 시청, 박물관, 도서관, 공공시설, 공연장, 야외공연장, 체육관, 각종 체험시설 등의 교육인프라가 구축 돼 있으며 원어민 강사는 11월 현재 95명, 내국인 강사는 49명이다.

 

파주캠프는 ‘명품영어마을’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주중반 정원의 20%는 저소득층 자녀에게 무료로 입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전자추첨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교육의 질은 명품이지만 교육대상은 차별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한 마디로 명품교육개방공간인 것. 프로그램도 점차 확대, 운영 돼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들에게 개방,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갖춰지고 있다.

 

주중반, 주말 초등반, 방학반 등 초·중학생을 위한 정규프로그램 이외 교사연수반, 공무원 연수과정, 비즈니스과정 등의 일반인 과정을 비롯해 특수 과정과 군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군장병 입소프로그램 및 찾아가는 영어마을, 역사회 어린이를 위한 사회환원프로그램 등 무료로 진행되는 지역사회과정도 운영되고 있다.

 

입소 프로그램 이외에도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는 일일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당일 코스로도 이곳을 체험할 수 있어 하루 관광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입장권 한 장이면 콘서트홀의 뮤지컬과 다양한 분야의 단어를 퀴즈로 배울 수 있는 퀴즈쇼, 은행, 우체국, 경찰서, 병원, 여행사와 같은 공공체험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 것.

 

공교육을 보완하는 새로운 교육모델을 지자체에서 제시했다는 점이 경기영어마을을 가장 주목받게 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앞 다퉈 영어마을을 곳곳에 조성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영어마을을 운영하는 광역자치단체는 경기, 서울, 인천, 대구 등지에 6개소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은 경기 수원, 서울 노원 등 8개소, 전국 자치단체 단위로 현재 조성중인 곳은 11개소다. 우후죽순으로 영어마을 조성 붐이 일다보니 재정자립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많다.

 

 

이를 해소하고자 파주캠프는 지역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교육보완 프로그램 등을 진행, 지자체에서 별도 영어마을을 조성하기보다는 파주캠프를 이용토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파주캠프의 경우는 파주시, 고양시, 광명시 등과 MOU를 맺고 교류를 하고 있다.
퇴교 전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시설 및 운영 면에서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을 대하는데 두려움이 없어졌고 영어에 흥미가 높아졌다는 대답은 주목할 만하며 주요한 교육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의 농산물을 구입, 식사를 공급하고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파주캠프에서 눈여겨 볼 요소다. 또 영어마을과 지역을 연계, 관광을 구상해 운영의 묘미를 살리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경기영어마을이 조성된 후 도의 이미지가 많이 제고됐다.

 

그러나 도비보조와 교육청의 지속적인 지원, 협조가 긴요한 해결 조건으로 남아 있다. 우선 재정자립도의 제고가 시급한 과제다. 2006년의 경우 운영비(지출)는 282억원인 반면 자체수입은 64억원으로 계획하고 있어 재정자립도는 23%로 계산된다. 즉 양자의 차액인 220억원이 도비보조로 충당된다. 파주캠프의 경우는 그나마 10월 현재 기준으로 자체수입은 약111억원이며 운영비 지출은 약117억원으로 재정자립도가 약95%로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게 (재)경기영어마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양평캠프가 개원되면 도비보조액이 증가될 것이고 재정자립도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다각적인 자체수입증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부 영어마을이 직영을 포기하고 민간위탁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자칫 영어마을 조성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을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지현기자 c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