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급등으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기업들이 현재 유가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14개 제조기업(서울, 6대 광역시 소재)을 대상으로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감내 가능한 최대 유가 수준을 ‘70달러 이하’로 답한 경우가 24.2%, ‘71~80달러’ 24.8%, ‘81~90달러’는 33.5%, ‘91~100달러’ 15.2% 등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90달러에 육박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82.5%의 기업들이 “현재 유가를 감내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셈이다.
그러나 ‘고유가에 대한 별도 대책’을 가지고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기업들의 79.3%는 ‘없다’고 응답해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대기업(41.1%)에 비해 중소기업의 88.9%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응답해 고유가로 인한 애로가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은 현재 시행 중인 고유가 대책으로 ‘에너지 절약활동 강화’(57.1%)를 가장 많이 꼽아 ‘한계가 있는 대책’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품 단가를 조정한다’는 응답도 31.4%에 달해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우리 기업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면 ‘원자재 구매 시점 조정’(25.7%)과 ‘에너지 비효율설비 교체’(21.9%), ‘아웃소싱의 확대’(12.4%) 등 그나마 현실적인 대책을 시행하거나 계획 중인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상승이 지속될 경우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는 ‘투자 축소’와 ‘인건비 절감’이 각각 25.9%로 가장 높은 응답을 차지해 고유가가 기업의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킴과 동시에 근로자 소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다음으로 ‘아웃소싱 확대’(20.1%), ‘사업구조 개편’(16.2%), ‘신사업 모색’(13.9%), ‘인력 구조조정’(10.9%)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들의 72.3%는 고유가 시대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유류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원자재 수입관세 인하’(50.3%), ‘법인세·부가세 등 간접적인 세제혜택’(29.6%)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기업들은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의 유가 급등 사태에 대해 대폭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상당수의 기업들이 채산성 악화로 경쟁력 저하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기업이 고유가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유류세 인하’ 등 지원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유가급등의 원인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우리 경제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탄력세율을 최대 한도까지 적용해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연평균 10%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35%포인트 하락하고 제조업의 경우 중간투입비용이 1% 상승하기 때문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유가상승은 수출입물가 변동을 통해 채산성, 소비 등 경제전반에 파급되는데 두바이유 가격이 연평균 10% 상승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0.35%p 하락하고, 민간소비와 투자는 각각 0.67%p, 0.26%p 하락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0.23%p 상승하고 2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요인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 연구소는 “우리나라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도 낮기 때문에 유가급등에 취약한 구조”라며 “유가급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탄력세율을 최대한도인 30%까지 적용해 유류세를 인하하고 유가가 안정되면 다시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