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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박진우 (주) 아이피 엔 아이 대표

하얀 벽 위에 빨간 꽃이 피자 그 벽은 나만의 전시장이 된다. 보잘것 없는 스티로폼 위에 새겨진 명화는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철판, 유리, 목재 등 사물에 관계없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모양을 사실처럼 새겨 넣을 수 있는 프린터기.

 

거기다 환경까지 생각한 마법같은 프린터기가 경기지역의 한 중소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다. (주)아이피 엔 아이(www.ip-i.co.kr), UV 경화 프린터를 생산하는 이 기업은 지난 2004년 설립 이후 탁월한 기술력으로 설립 3년만에 미국과 유럽, 중국 등 17개국에 수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주)아이피 엔 아이의 박진우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제품을 판매한 후, 업그레이드와 A/S 등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원천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술력으로 세계 대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주)아이피 엔 아이의 박진우 대표. 그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꿈을 ‘프린트’하는 IP&I 세계시장 으뜸을 노린다”

◇부품 납품 속에서 완제품 개발의 꿈을 품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박진우 대표는 금형과 사출 등 컴퓨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삼성과 LG 등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박 대표는 “직장에 입사한 후 정말 열심히 일했다”며 “이렇게 열심히 일하다보니 매출도 끌어올릴 수 있게 됐고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잘 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OEM(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중소기업 자체적인 사업계획이나 경영전략은 수립하기 어려웠고 대기업의 조그만 움직임에도 납품 중소기업은 큰 영향을 받는 등 중소기업의 고충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고충이 계속되면서 대기업 주문자 생산방식에 환멸을 느낀 박 대표는 대기업의 입김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체기술을 통한 완제품 생산을 목표로 창업의 꿈을 키우게 됐다.

◇갈림길, 남들과는 다른 선택으로 성공창업

워낙 천성이 부지런한 박 대표는 첫 직장부터 투잡을 했다. 박 대표는 “일 욕심이 굉장히 많다”며 “전자부품을 생산했던 첫 직장의 경우 무역부서에서 근무하면서 가죽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일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첫번째 갈림길, 박 대표의 대단한 일 욕심은 직장을 옮기면서 누구한테나 인정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박 대표는 “일을 하면 항상 열심히 했고 그만큼 성과도 나왔다”며 “그 결과 나의 능력을 인정해 준 대표가 기업의 일정 부분을 나에게 맡기겠다는 제안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누군가의 기업을 맡아 운영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기업을 직접 창업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광고업을 하던 친구에게 실사장비분야에 대한 사업아이템을 받았다”며 “결국 직장을 다니면서 그동안 모아둔 돈을 투자해 프린터기를 생산하는 회사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두번째 갈림길, 창업 결심 후 박 대표는 프린터기의 종류를 선택해야 했다. 박 대표는 “창업을 결심한 당시 프린터기 시장은 솔벤트 프린터와 UV 프린터 두 종류로 나눠져 있었다”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대부분이 솔벤트 프린터를 사용했고 UV 프린터의 경우 시장 형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이 구축된 솔벤트 프린터와 미지의 UV 프린터, 두 갈림길에서 박 대표는 미지의 UV 프린터를 선택했다.

 

박 대표는 “솔벤트 프린터의 경우 프린터 시 환경에 좋지 않은 유해물질이 나온다”며 “아직 시장 형성은 되지 않았지만 갈수록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친환경적인 UV 프린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세번째 갈림길, 남들보다 뛰어난 해상도를 가진 프린터기를 만들고 싶었던 박 대표는 UV프린터기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결정하는 헤더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따라 박 대표는 당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과 해상도를 자랑하는 헤더생산회사를 직접 찾아가 더 높은 해상도가 나올 수 있는 헤더를 개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안된다’였다.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헤더생산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박 대표는 브랜드 파워와 해상도는 떨어졌지만 흔쾌히 헤더개발을 약속한 이 회사와 계약을 했다. 이 회사는 약속한 시기보다 더 빨리 기존의 해상도보다 몇 배 높은 해상도가 나오는 헤더를 개발했고 (주)아이피 엔 아이는 해상도 경쟁에서 다른 기업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창업을 하며 겪어야 했던 갈림길에서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한 박 대표. 그는 이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기술개발의 고통이 성공의 밑거름으로

UV프린터 생산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박 대표. 원천기술을 통한 완제품 생산이 꿈이었던 그는 기술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우선 러시아에서 개발된 프린터 생산 기술을 들여와 이를 바탕으로 (주)아이피 엔 아이 만의 원천기술개발에 돌입했다. 6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기술개발은 어느덧 1년을 넘겼고 2년이 다돼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창업 후 2년을 꼬박 기술개발에 투자했다”며 “기술개발을 위해 2년간 매출없이 자금투자만 계속됐던 이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꼬박 2년의 기술개발 끝에 탄생한 (주)아이피 엔 아이의 UV강화프린터. 제품 개발 이후 첫번째 참가한 전시회에서의 고객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자신의 제품 품질에 만족할 수 없었다. 박 대표는 “전시회에 제품을 내놓자 고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며 “하지만 나 자신이 품질에 만족할 수 없어 출하를 모두 정지하고 6개월을 더 기술개발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품질에 대한 욕심과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으로 박 대표는 이미 2년이 소유된 기술개발에 6개월을 더 보탰다.

 

이러한 박 대표의 욕심은 소비자의 반응으로 보답받을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생산된 프린터기로 샘플을 찍어 유럽으로 보냈는데 바이어쪽에서 샘플만 보고 바로 계약하자는 연락이 왔고 그것이 첫 계약이었다”고 말했다.

◇UV프린터기로 내꿈을 프린터한다

미국과 북경, 두 곳의 현지법인과 프랑스, 독일, 인도 등 15 곳의 공식 대리점.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는 (주)아이피 엔 아이는 남들과 다른 기술과 마케팅으로 그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박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제품에 하자가 발생했을때 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원천기술을 가진 기업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원천기술 보유를 통한 신속한 업그레이드와 A/S가 (주)아이피 엔 아이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세계에 퍼져있는 딜러 선발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박 대표는 “(주)아이피 엔 아이의 딜러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엔지니어 교육과 서비스인력 확보, 직접 시범을 보일수 있는 기계 확보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는 제품 판매보다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UV프린터 생산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10개 기업에 포함됐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UV프린터 생산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주)아이피 엔 아이. 하지만 박 대표는 여전히 새로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급변하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끊임없이 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에따라 내년에만 해도 새로운 기술력으로 무장한 모델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가 만사’라며 취재 내내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 대표.

 

그는 직원들과 같이 커갈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주식의 20%를 직원들에게 배당했다.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이익을 나누고 싶다는 박 대표는 2010년 주식 상장을 목표로 이를 현실화할 계획이다. UV프린터기를 통해 나오는 실사사진처럼 (주)아이피 엔 아이의 꿈도 하나하나 현실화 되면서 세상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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