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특히 사고의 심각성을 감안해 화재사고가 일어난 직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방방재청 화재조사반, 가스안전공사, 소방본부, 전기안전공사, 경찰 등 전문 감식기관에서 가장 유능한 감식요원들을 뽑아 합동으로 화재감식을 벌이고 있다.
감식반은 그러나 내부구조가 크고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기계실과 12,13 냉동실이 입구에서 120m 씩 떨어져 있어 진입이 어려운 관계로 발굴작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냉동창고 인·허가 및 건립과정의 안전의무위반 등에 수사의 무게를 두고 공장 설립 관계자와 이천시청 인·허가 담당 공무원 등 40여명을 불러 공장설립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였지만 공사와 관계된 서류 검토와 기초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화인규명 만큼이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또 시신들이 얼굴과 지문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손상돼 신원을 모두 확인하려면 보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문 확인 등을 통해 16명의 신원이 확인한데 이어 이날 사망자 DNA와 유족 DNA를 모두 확보함에 따라 앞으로 3일 정도면 사망자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유가족 대표 8명으로 구성된 유족대표단은 사고 창고를 소유한 코리아냉동 대표 공모(47·여) 씨 등과 2차례 보상협상을 벌였으나 보상액수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에서는 산재보상금을 제외하고 보상금 및 장례비용 등으로 1인당 6천만원을 제시했지만 ‘사람 목숨 값이 겨우 6천만원이냐’며 격분한 유족 200여명이 10일 공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코리아2000 본사(서울 역삼동)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신원확인팀, 화인조사팀, 공사관계수사팀, 총괄팀이 각 담당분야에 대한 기초 수사자료를 수집하고 있지만 수사대상과 범위가 넓어 형사처벌 단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지금까지 드러난 모든 의문과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쳐 이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