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과 화성교육청의 동탄신도시내 학교 수요 예측 실패가 1일 열린 솔빛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본보 3월4일자 7면, 4월18일자 9면>
1천318명의 솔빛초 학생들은 이날 1·2학년, 3·4학년, 5·6학년 등 3분류로 나눠 운동장과 강당, 교실을 돌아가며 각각 1시간씩 3시간 동안 운동회를 치렀다. 학생들이 모두 운동장에 모여 운동회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달리기, 줄다리기, 레크리에이션 등을 진행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학부모들이 운동장 가장자리에 자리를 펴고 앉아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으며 아이들의 운동회를 지켜보는 과거의 풍경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청군·백군의 띠를 두르고 팀을 나눠 “이겨라”를 외치며 응원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운동회의 백미인 이어달리기는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1학년과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정모(39·여) 씨는 “1년에 한번 온가족이 학교에 모여 어울리는 운동회에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할만한 프로그램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저학년은 통솔도 안돼 아이들이 시간에 쫓겨 따라가기에 바쁜 것 같다”며 “학급이 증설돼 아이들이 늘어나면 그땐 운동회 자체를 전혀 치를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 씨는 이어 “남편의 직장과 가까운데다 아이들을 고등학교까지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이 곳으로 이사왔는데 과밀학급, 과밀학교의 모습을 보니 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나 고민된다”며 “외적으로는 계획도시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교육여건조차 갖춰지지 않은 난개발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솔빛초의 운동장은 2천500㎡다. 이는 ‘고등학교이하각급학교설립운영규정 체육장의 기준면적’에 훨씬 못미치는 규모다. 이 규정을 적용할 때 1천318명이 정원인 이 학교는 4천436㎡ 규모의 운동장이 설치돼야 한다.
솔빛초는 당초 계획과 달리 인근 목리초 설립계획이 취소돼 학생수가 급증했다. 그렇다보니 현인원에 따른 규정에 턱없이 모자라게 됐다. 솔빛초의 학급당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기초 41명이던 정원이 어느새 48명으로 늘었다”면서 “전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어 조만간 한 학급당 50명이 넘는 반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교육청은 이같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오는 5월 솔빛초에 12개 학급을 증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학생수 증가에 비례해 운동장을 늘릴 계획은 없다.
화성교육청 관리과 관계자는 “운동장은 현실적으로 늘릴 수 없다”며 “강당 등을 이용하면 체육수업을 하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운동장을 늘릴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