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국회의원의 관광성 해외여행을 위한 여행경비 조성도 모자라, 경비 마련을 위해 수백명의 직원들이 국내출장을 간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6~7월 감사한 ‘공무국외여행 관리실태’ 감사결과 전문을 공개하고, 주공 등에 해당 직원들의 해임 등 징계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의 ‘공무국외여행 관리실태’에 따르면 주공은 지난해 1월 16일부터 24일까지 5천216만원을 들여 국회의원 A씨를 B씨 등 2명이 수행해 터키, 이집트 등을 돌아보는 관광성 출장을 추진하며, 국회의원의 해외여행을 숨기기 위해 직원 99명이 국내출장을 한 것처럼 꾸몄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공은 당초 그리스 도시계획공사 등 4개 기관을 방문하는 출장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2개 기관만을 방문했을 뿐 주공직원들이 국회의원을 수행해 제우스 신전 등 고대유적지를 관광하거나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초 지난해 1월 7일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국외여행이 여행 이틀전 사장의 사임으로 결제과정에 문제가 생기자 695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주면서까지 여행일정을 변경해 강행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주공 직원 B씨와 C씨는 공사의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공사에서 경비를 부담해 국회의원을 수행하는 관광성 해외여행을 추진했고 관련 경비로 총 5천216만원을 집행했다”며 “이중 1150만원은 총 99명의 허위 국내출장으로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토공도 지난해 1월 22일부터 31일까지 국회의원 2명과 함께 5천717만원을 들여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 3개국을 여행했다. 특히 토공은 국회의원 여행을 비공식적으로 추진하면서,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실제로 국내출장을 가지 않은 직원 143명이 출장을 간 것처럼 꾸며 3천59만원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토공은 3개국을 여행하면서 카이로 시찰, 이집트 기자 시청 등을 방문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출장에서는 기관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대부분의 일정을 고대 유적지 방문 등 관광으로 채웠다.
감사원은 “토공 직원 A씨는 국회의원의 관광성 해외여행을 위해 토공이 경비 일체를 부담하고 국회의원을 수행하는 국외출장을 추진했다”며 “여행경비 5천717만원 중 3053만원은 총 143명의 허위 국내출장비로 마련하는 등 관광성 공무국외 여행의 관련경비 불법 조성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한국산업은행, 경기도, 수원시 등도 ‘공무국외여행 관리실태’에 허점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철저한 관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