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에서 16년만에 한국 사격의 ‘金’ 갈증을 풀어준 진종오(29·KT)의 금메달은 역경을 뛰어 넘는 불굴의 의지로 이뤄낸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
12일 중국 베이징 사격관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에서 북한 김정수, 중국 탄종량을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진종오는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감기에 걸렸으나 도핑 때문에 약도 못 먹었다”며 “전날 10m 공기권총을 할 때부터 기침을 했는데 약을 못 먹으니 더 심해진 것 같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몸이 많이 안 좋은 덕에 더욱 집중을 할 수 있었다”는 진종오는 “결승전 내내 내가 1등이라는 생각은 못했다”며 “경기 직후 감독님이 갑자기 일어나서 1등이라고 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마지막 발에서 8.2점을 쏜것에 대해서는 “4년전 아테내에서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봐 더욱 집중했다”며 “마지막 발을 쏘기까지 계속 긴장했고, 실수를 안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오히려 그점이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의 지방 합숙훈련으로 한달에 한번 밖에 가족들을 못봐 미안하다는 진종오는 “중국은 사격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 같다”며 “태릉사격장은 비록 낙후된 시설이긴 하나 그것마져 없어진다니 선수들이 많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열악한 훈련환경을 한탄했다.
진종오는 “내가 만족할 만한 기록을 쏠 때까지 계속 사격을 할 것이다”며 “세계기록을 쏘면 좋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