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최악의 성적을 내면서 6회연속 이어오던 올림픽 금맥이 끊어졌다.
기대했던 김정섭(33·삼성생명)은 14일 베이징 중국농업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84㎏급 32강에서 아라 아브라하미안(스웨덴)에게 1-2로 패했다. 또 96㎏급에 출전한 한태영(29·주태공사)도 1회전에서 미르코 엥글리히(독일)에게 0-2로 무릎을 꿇었다.
그레코로만형은 1984년 LA 올림픽 때 김원기(62㎏급)가 첫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6개 대회 연속 금맥을 이어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동메달 1개에 머물며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 그레코로만형 5체급에 출전했으나 55㎏급에 나선 박은철(27·주택공사)만 동메달을 획득했을뿐 기대를 모았던 정지현(25.삼성생명)과 김민철(25.성신양회) 등 모두 초반에 고배를 마셨다.
그레코로만형은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이었다. 지난 1976년 한국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은 자유형 양정모가 따냈지만 이후 레슬링 금메달 행진은 그레코로만형에서 이어왔다.
LA에서 62㎏급 김원기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88년 서울 74㎏급 김영남, 92년 바르셀로나 57㎏급 안한봉이 3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96년 애틀랜타 48㎏급과 2000년 시드니 54㎏급에선 심권호가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또 2004년 아테네에서는 정지현이 60㎏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다.